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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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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그래, 이게 트럼프지!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insun@chosun.com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찾은 2월 말의 하노이는 기대만큼 덥지 않았다. 아침이면 비가 내리고 하늘이 부옇게 흐렸다. 하노이가 왜 2차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됐는지에 대해선 설이 많지만 북한 김정은에 대한 배려가 큰 이유였다. 북한대사관이 있고 장거리를 이동할 비행기가 마땅치 않은 북한 처지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북한은 열차를 이용해 60시간 가까이 중국을 가로질러 하노이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세계의 눈을 김정은 열차에 붙들어두는 데 성공했다.
   
   1차 싱가포르회담의 경험을 생각하면 미·북 정상회담의 클라이맥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일들은 TV 리얼리티쇼처럼 보인다. 결정적인 순간은 트럼프가 무대 위에 섰을 때 찾아온다. 지난 2월 27일 트럼프와 김정은은 2차 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를 찾은 후 처음 만났다. 첫 만남과 비교하면 ‘한 번 만나 이제 아는 사이’라는 느낌을 주는 순간이었다.
   
   28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기자들은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오후 4시쯤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위해 오전 11시쯤 이미 이동을 시작했다. 트럼프·김정은 회담 취재를 위해 전 세계에서 최소 3000명의 기자들이 하노이에 몰려들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기자들은 짐 검색을 받고 검색대를 통과한 후 한참을 기다리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인 JW매리어트호텔에 도착했다. 미국 대통령 행사를 취재하려면 서너 시간 먼저 현장에 가서 기다리는 것은 예사이다. 그날도 다름없었다. 그런데 기자들을 태운 버스들이 호텔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기자회견이 오후 2시로 당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두들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정상회담이 매끄럽게 진행돼서 기자회견을 예정보다 앞당겼을 리는 없었다. 그날 계획됐던 오찬도, 공동선언문 서명식도 취소됐다. 백악관은 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음을 발표했다.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그 순간, ‘그래, 이게 트럼프지’라고 생각했다. 트럼프는 보통 사람들이 예상 가능한 길로는 결코 가지 않는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선 여러 전망이 나왔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했던 시나리오는 국내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외교적 성과를 얻어내 엄청난 성공으로 포장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래서 트럼프가 작은 성과에 연연해 ‘나쁜 거래’에 합의할 가능성에 다들 노심초사했다. 그의 최측근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는 사기꾼이자 거짓말쟁이”라는 증언을 하는 상황을 트럼프는 그런 식으로 돌파할 것으로 봤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판을 깸으로써 언론의 관심을 빨아들였다. 미 언론 웹사이트의 톱 기사는 즉시 코언 증언에서 틀어진 미·북 정상회담으로 바뀌었다.
   
   판은 깨졌는데 미국의 정가와 전문가들은 트럼프를 칭찬했다. 나쁜 결과를 감수하는 협상에 대한 우려가 너무 컸던지라 그렇게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점수를 딴 것이다. 트럼프는 ‘국면 전환’에 엄청난 재능이 있다. 정신없이 한 방향으로 가다가 느닷없이 유턴을 하고 좌회전을 해버린다. 아마 내일이라도 트럼프는 또 희한한 제안을 할 수도 있다. 트럼프 시대에 일관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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