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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1호]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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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날개 단’ 트럼프가 공포스러운 이유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insun@chosun.com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라라고는 아름다운 곳이다. 해안을 따라 길쭉한 섬 같은 지형에 성 같은 건물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건너편 육지에서 바라보면 평화롭고 이국적이다. 해안가를 따라가다 보면 짙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의 겨울 별장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겨울날을 보낸다.
   
   하지만 마라라고에서 지난 주말을 보내면서 트럼프는 아마도 인생 최악의 고비를 넘는 기분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는 평소의 트럼프와 달리 조용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뮬러 특검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지냈다고 전했다.
   
   뮬러 특검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대선 개입 공모 의혹을 거의 2년 가까이 조사해왔다. 트럼프 임기의 반을 뮬러 특검과 함께 보냈다는 뜻이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은 간단히 말하면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떨어뜨리고 트럼프를 당선시키려고 모종의 개입을 했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자신의 힘으로가 아니라 러시아의 개입으로 당선됐다는 것은 트럼프 당선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든다. 아니, 미국 민주주의가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는 뜻이 된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머리 위에 늘 떠 있는 먹구름 같은 것이었다. 조사 보고서 내용을 최종 확인하기 전까지 트럼프는 마치 야단을 맞고 있는 아이처럼 주눅들어 보였다. 남의 눈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트럼프에게도 마음에 걸리는 일은 있는 모양이었다.
   
   뮬러 특검은 지난주 거의 2년에 걸친 조사를 마무리짓고 보고서를 냈다. ‘러시아 스캔들’이 마침내 무혐의로 종료된 것이다. 트럼프는 날아갈 듯한 표정이었다. 트위터에 올린 첫 소감은 “공모 아님, 사법방해 아님, 완벽한 무죄 입증,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였다. 뮬러 특검의 압박에서 해방된 후 트럼프는 지난 주말 다시 태어났다. 트럼프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뮬러 특검의 결과에 따라 탄핵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트럼프는 무엇을 해도 그 악몽을 완전히 떨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뮬러 특검 보고서 발표 이전과 이후의 트럼프는 완전히 다른 대통령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와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 주말을 트럼프 부부와 함께 마라라고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레이엄은 트럼프에게 “오늘 당신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던 모든 사람들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준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통령이 됐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해방됐다는 판정을 받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쉽게 재선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재선 프리미엄에다 마땅한 경쟁자가 아직은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 스캔들까지 씻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무겁게 든 생각은 트럼프가 이제 정말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다는 일종의 공포였다. 예측불허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붙이는 트럼프가 날개를 달았으니 견제는 더 어려워지고 트럼프는 더욱 더 트럼프스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는 더욱더 ‘진한’ 트럼프 월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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