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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2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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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드]미국과 발맞춰 중국 겨냥하는 일본 한국 대중 전략은 제로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sjpark7749@gamil.com

중국 국영 중앙TV ‘채널4’ 국제뉴스 기획 프로그램에 ‘포커스투데이(今日關注)’라는 하루 30분짜리 고정물이 있다. 그날 전 세계에서 일어난 국제뉴스 가운데 중국이 가장 관심을 가진 뉴스를 전문가들을 출연시켜 좌담식으로 해설하는 시사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28일 포커스투데이는 ‘일(日) 자위대 4대 기지가 하나의 선을 이루다, 일본은 제1도련(島鏈·Island Chain)을 봉쇄할 생각인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일본 방위성이 오키나와(沖繩) 본도에서 남서쪽으로 300㎞쯤 떨어진 해역에 있는 아마미오(奄美大島)섬과 미야코(宮古島)섬에 지대함(地對艦)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육상 자위대 실전부대를 배치한 사실에 초점을 맞춘 군사 프로그램이었다.
   
   일본이 새로 건설한 이 두 개의 미사일 기지와 기존의 이시가키(石垣), 요나구니(與那國) 기지가 일본 본도에서 중국 대륙을 향해 남서 방향으로 일본도(刀) 모양의 비스듬한 사선(斜線)을 형성했다는 지도도 곁들였다. 일본이 오키나와 열도 4개 섬에 해상 탐지 레이더와 대함(對艦) 미사일을 배치하고 육상 자위대 실전부대를 배치해서 중국을 포위한 모양을 갖추었다는 게 중국 군사전문가들의 해설이었다.
   
   일본이 기존의 오키나와 열도 2개 기지에 지대함 미사일 기지를 구축함으로써 중국이 ‘제1도련’이라고 부르는, 일본 열도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대만섬에 이르는 섬들의 체인(chain)에 중국의 해군 활동을 봉쇄하는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것이었다. 이들 기지에 미국에서 도입한 최신예 스텔스기 F35-B를 탑재한 준항모 이즈모(出云)호의 전력을 더하면, 중국 해군의 활동을 제1도련 안에 가두어 두는 전략을 완성할 수 있다는 해설이었다.
   
   중국은 지난 30여년의 빠른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그동안 해군력을 강화해서 중국 해군의 활동 해역을 제1도련을 넘어 제2도련, 즉 일본 본도에서 사이판과 괌을 거쳐 인도네시아로 연결되는 태평양 서부 해역으로 넓히는 작전개념을 구축해왔다. 역사적으로 해군력 부재였던 중국 인민해방군은 2010년 2월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구소련의 중형 항모 랴오닝(遼寧)호를 앞세워 일본 오키나와 열도의 허리쯤에 있는 미야코해협을 넘어서 제2도련 해역으로 나가 작전훈련을 하는 광경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미국과 함께 새로운 인태(印太·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해서 중국 해군의 활동영역을 제1도련 안에 가두어 두기 위해 미야코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지대함 미사일기지의 라인을 구축했다는 것이 중국 중앙TV의 보도였다. ‘포커스투데이’는 4월 1일에는 미국이 일본과 함께 협력해서 우주공간을 감시하는 방어군 형성을 추진 중이라는 프로그램도 내보냈다.
   
   일본 군사력이 중국군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2011년 10월 오바마 행정부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하와이 이스트웨스트센터에서 ‘21세기는 미국의 태평양 세기’라는 연설을 한 직후부터였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은 하와이 연설을 통해 “태평양 서쪽 지역에 있는 미국의 전통적인 친구들, 일본과 한국, 필리핀, 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힘을 합해 이 지역에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잘 발전하는 지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 연설을 통해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국제적인 규칙과 개념(rules and norms)을 잘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1972년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사이의 대(大)화해를 통한 개입(engagement) 전략에서 견제(containment)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은 힐러리 클린턴의 이 연설 직후 일본 열도 북부 홋카이도(北海道)에 배치돼 있던, 러시아를 최대의 적으로 가정한 일본 자위대 최강 전차부대를 남하시켜 오키나와에 이동 배치함으로써 중국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대중 기본 전략이 개입에서 억제로 대전환을 하자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자세를 취하고 나선 것이었다.
   
   
   “중국군을 가상 적으로 전략 세운 일 없다”
   
   필자는 그 무렵 동료 언론인 몇 명과 함께 우리 국방장관과 점심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2009년까지 중국에 조선일보 특파원으로 주재하면서 봤던 중국 중앙TV의 산둥(山東)성 일대 인민해방군 훈련 보도와 관련해 “우리 군의 중국에 대한 전략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우리 국방장관은 “우리 군이 중국군을 가상적으로 하는 전략을 세운 일은 없다”면서 “우리 군의 주적은 북한이며, 중국군은 우리의 전략 수립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중국군은 한반도 넓이와 비슷한 산둥성에서 과거의 제(齊)나라와 노(魯)나라를 상정한 인민해방군 작전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 중앙TV가 보도하는 훈련 모습에는 낙하산으로 공정부대를 상대지역에 투하하는 모습도 있었는데…”라면서 “만약 한반도 남쪽 지역에 중국 인민해방군 공정부대가 투하될 경우 우리 군의 방어전략은 무엇입니까”라고 추가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럴 경우 내가 김유신 장군처럼 전장에 나가 싸울 것”이라는 조크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따라 주적인 북한군에 대한 우리 군의 긴장이 완화되는 듯하다. 이를 보고 있자니 우리 군에 중국군에 대한 방어 또는 견제 전략은 애초부터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판단을 새삼 하게 된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와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 사이에 진행된 베이징(北京) 비밀회담의 내용에 대한 닉슨 대통령의 통치 사료들을 읽어보면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북 억지보다는 중국군에 대한 억지 전력이라는 성격이 더 강한 측면을 갖고 있다.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지난 정권이나 현 정권이나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대중 억지 전력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략개념은 아예 고려 대상에 넣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군사전략에 문외한인 듯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주한 미국대사에 전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었던 해리 해리스를 선임한 것을 보면 한반도 주둔 군사력이 대중 억지 전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군의 대중 억지 전력으로서의 측면은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우리 군사력은 중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이나 견제력을 갖추지 않고 있다. 그런 그늘에서 한반도 남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위협과, 우리 해군함정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초계기 감시활동, 한국 군사력을 무시하는 듯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도발적인 발언이 가능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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