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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1호]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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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행복한 왕실 놀이’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insun@chosun.com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 중인 6월 초, 미 언론엔 엘리자베스 여왕과 왕실 가족들 그리고 트럼프와 그의 가족들이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진이 넘치고 있다. 트럼프 가족이 체격도 크고 화려하게 차려입어 오히려 눈에 더 띈다.
   
   트럼프는 영국 왕실에 대해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책 ‘거래의 기술’을 보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트럼프의 어머니가 1953년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중계 장면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모습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트럼프의 어머니는 하루 종일 꼼짝 않고 대관식을 보다가 결국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
   
   트럼프는 “어머니는 화려한 광경에 매료되었고 충성심, 영광 등의 느낌에 푹 빠진 듯하다”고 썼다. 또 “어머니가 극적이고 위대한 것에 대한 육감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아버지가 물려준 교외의 주택사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꿈과 비전’을 찾아나서게 된 배경엔 어머니로부터 받은 그런 기질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화려한 왕궁을 배경으로 여왕이 등장하는 행사 장면은 거의 동화 같다. 왕실 만찬에는 트럼프 부부뿐 아니라 딸과 사위 등 가족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가족들만 따로 찍은 사진을 보면 ‘행복한 왕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거리의 반응은 거칠다. 트럼프는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런던 거리엔 트럼프를 조롱하는 시위대가 등장했다. 변기에 앉은 트럼프 인형 풍선이 뜨고, ‘누구도 당신이 오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쓴 피켓을 든 시위대 사진도 보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67%로 긍정적인 반응의 21%를 훨씬 앞선다.
   
   트럼프는 방송인으로서의 인지도와 인기를 종잣돈 삼아 전통적인 정치적 자산 없이 백악관에 입성한 첫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의 전임인 오바마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 대통령은 정부, 의회, 군에서 경력을 쌓은 엘리트 백인 남자였다. 늙지도 않고 젊지도 않은 기독교도이고 결혼해서 가족을 이룬, 갑자기 국가 위기가 닥쳤을 땐 새벽 3시에라도 벌떡 일어나 지휘봉을 잡을 그런 보호자의 이미지를 가져야 했다. 그게 미국의 길지 않은 역사에서 전통이라면 전통이다.
   
   전통적인 미국 대통령상에 대한 공식을 깬 건 오바마였다. 오바마는 견고했던 인종의 장벽을 넘어섰고, 트럼프는 공직·군 출신이어야 한다는 자격 공식을 깼다. 트럼프는 선거에서 승리해본 적도 없고, 전쟁에서 공을 세운 적도 없다. 미국인들이 대통령답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런 전통에서 멀어도 한참 멀다. 그런 트럼프도 형식미가 압도하는 영국식 의전이 좋은 모양이다. 트위터에서는 패션 전문가들이 트럼프가 입은 바지의 통이 너무 넓다느니 연미복 상의의 소매가 지나치게 길다느니 하면서 논쟁 중인데, 트럼프는 이 와중에도 여유 있게 정적들을 공격하는 트위터까지 하고 있다.
   
   트럼프는 방문 둘째 날 메이 총리와 만나 영국과 ‘놀랄 만한 무역협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트럼프에게 다른 나라와의 관계는 ‘기·승·전·무역협정’이다. 형제나 다름없는 나라인 영국에서도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 어머니를 닮아 꿈을 따라가는 사람이 됐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실리 챙기는 걸 잊지 않는다는 점에선 ‘잔돈 몇 푼을 절약하기 위해 애쓰던’ 사업가 아버지를 닮았다. 그게 트럼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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