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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6호]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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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독립기념일에 확인한 트럼프의 쇼 본능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insun@chosun.com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워싱턴엔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다. 미국에서 독립기념일을 보낼 때마다 미국이란 나라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미국, 생일 축하해!”란 표현이 곳곳에 등장한다.
   
   독립기념일의 백미는 불꽃놀이다. 이날은 미국 전역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다들 오후부터 야외에 매트를 깔든지 휴대용 의자를 펼쳐놓고 먹고 마시며 놀다가 불꽃놀이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을 것이다.
   
   올해 독립기념일은 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로 했다. 처음 이 계획이 발표됐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다. 비판적인 쪽에선 미국 생일을 모든 미국인들이 축하하면 되지, 대통령이 왜 나서느냐는 분위기였다. 독립기념일을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강행했다. 그냥 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프로듀서가 되어 “지상 최대의 쇼”를 하겠다고 했다. 행사 이름이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였다. 탱크와 장갑차를 전시하고, B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한 에어쇼도 했다.
   
   독립기념일 오후 우산에 우비까지 챙겨서 행사장으로 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 행사장으로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트럼프가 설 무대는 링컨기념관이다. 링컨기념관 앞에 서면 워싱턴의 주요 기념관과 박물관이 모여 있는 ‘내셔널 몰’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엔 워싱턴기념탑이, 그리고 저 멀리엔 의사당이 보인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그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란 연설을 한 곳도 바로 링컨기념관 앞이었다.
   
   링컨기념관 주변은 인산인해였다. 내셔널 몰은 일종의 광장이자 공원인데, 트럼프 연설을 위해 주변에 철망으로 된 담을 세웠다. 이 철조망 안엔 트럼프 지지자들이 있고, 밖에선 반대자들의 소규모 시위가 있었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선거 유세 같은 이런 행사에 여러 번 갔는데 갈 때마다 트럼프를 보러 온 사람들을 더 유심히 본다. 트럼프 재선의 열쇠를 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쓰인 빨간모자를 쓴 사람들이 유독 많다.
   
   빗속에서 트럼프의 연설을 들었다. 무대와는 너무 멀어서 거대한 모니터로 분위기를 볼 수 있을 뿐이다. 빨간모자를 쓴 사람들은 “4년 더!”를 외쳤다.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하늘을 날자 모두들 환호하며 휴대폰으로 이 장면을 찍었다.
   
   트럼프의 ‘쇼 본능’과 ‘무대 욕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기습적인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이렇게 엄청난 관중을 모아놓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이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을 하러 평양에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정은은 이미 세 번 만났으니 앞으로 또 정상회담을 해도 이전처럼 화제가 되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평양이란 무대가 더 중요해진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주기 위한 회담을 위해 평양에 갈 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평양에 간 ‘역사상 첫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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