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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9호] 20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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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마감 풍경

곽승한  기자 

책상과 책상 너머로 고성이 오가고, ‘이게 기사냐’며 원고를 찢어 기자 얼굴에 던지고, 후배 기자가 선배에게 대들고….
   
   2018년 12월 4일 주간조선에 입사하고 첫 마감 날, 저는 영화에서 보던 언론사의 마감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며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입니다. 주간조선의 근무 풍경은 너무나도 고요했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가득할 뿐, 제가 상상했던 ‘고성과 욕설의 현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주간조선의 마감일은 목요일입니다. 이날 가장 먼저 출근하는 사람은 정장열 편집장입니다. 편집장은 매주 목요일이면 오전 7시30분쯤 출근해 기사 ‘데스킹’을 시작합니다. 기사를 송고하고 수정하는 프로그램은 현재 누가 내 기사를 열어 수정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기사 작성에 서툰 저로서는 편집장이 제 기사를 얼마나 오래 열어보고 있는지 항상 노심초사합니다. 사실 기사를 넘긴 후 데스킹이 끝날 때까지 저의 모든 신경은 편집장의 책상에 집중돼 있습니다. 다행히 제 기사 옆에 ‘데스크 끝’ 표시가 뜨면 기사에 큰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 드문 일입니다. 대부분은 여지없이 제 이름이 불려지고 “이건 무슨 말이냐” “재미도 없는 내용을 왜 이렇게 길게 썼냐” 등의 지적이 이어집니다. 편집장의 질문이 많다는 것은 그날 기사를 잘 못 썼다는 말이지요.
   
   어찌됐든 1년 차 기자의 엉성한 기사도 편집장의 손을 거치면 ‘프로의 작품’으로 거듭납니다. 편집장의 기사 수정이 마무리되고 ‘섹시한’ 제목까지 붙으면 기사는 교열 작업에 들어갑니다. 교열이란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부터 기사 안에 모순된 문장이나 단어가 들어 있지 않은지 점검하는 작업입니다. 이 교열 작업 역시 고요하게 이루어지지만, 사실 제 입장에서는 뼈아픈 순간을 맞이할 때가 많습니다. 빨간펜으로 기사 여기저기 숨어 있는 허점이 표시되어 돌아옵니다. 교열을 거쳐온 제 기사를 다시 읽으며 ‘내가 이렇게 엉터리로 썼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잦습니다.
   
   단 몇 줄짜리 기사로도 ‘기레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요즘, 보통 기사보다 분량이 긴 글을 쓰는 주간조선의 기자들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긴 기사일수록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부담 때문에 마감일에 휴대폰 꺼놓고 도망치고 싶은 충동도 느낍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종종 접하는 독자님들의 응원 덕분입니다. 제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하나 모두 읽어보고, 링크가 공유되어 올라간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들어가 반응을 살펴봅니다. 간혹 ‘좋은 기사네’라는 댓글이 있으면 캡처까지 해서 두고두고 꺼내봅니다. 그러면 마감 날 출근할 용기가 다시 생깁니다.
   
   이렇게 8개월 동안 어느새 저는 수습기자 타이틀을 떼고 정식기자로 발령받았습니다. 그 사이 저의 몸무게는 10㎏이 늘었습니다. 저울의 몸무게를 볼 때마다 깜짝 놀라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원과 술자리를 가지며 늘어난 대가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다음 주에도 저의 몸무게는 몇백 그램 늘어날 것입니다. 그에 반비례해 마감 날 편집장이 제 이름을 부르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번주는 제 이름이 불리지 않았습니다. 기사를 잘 써서가 아니라 편집장 휴가입니다. 마감 때마다 편집장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한 죄로 막내인 제가 이 지면을 맡았습니다.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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