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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9호]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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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인생극장]‘마스크 대통령’ 문재인 심리 탐구

함영준  마음건강 길 대표 jmedia21@naver.com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3월 6일 경기도 평택의 마스크 제조공장인 우일씨앤텍을 방문해 생산공정을 시찰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70여년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가적 대(大)위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연일 ‘마스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마스크 공급물량은 충분하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가 막상 현장에 마스크가 없자 이튿날 홍남기 부총리(27일), 정세균 총리(28일), 문 대통령(3월 3일) 사과로 이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마스크 생산업체를 찾아가 “남은 물량은 전량 정부가 구매하겠으니 생산량을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대리수령 범위 확대 등을 일일이 지시하고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 외교부는 지난 1월 28일 마스크 200만개와 방호복 10만벌 등을 중국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문 대통령도 2월 20일 시진핑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난국 상황에서 주무 책임자를 제쳐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마스크 문제’에 나서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정작 본질적인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선 수십조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말만 앵무새같이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움직이지 않는’ 정부 시스템의 문제인가, 아니면 문 대통령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일까. 위기 상황이 닥치면 그 사람의 진면목이 나온다고 했듯이 지금 문 대통령의 언행을 토대로 그의 성격과 사고, 심리 상태를 예측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현역 기자 시절 몇 번 만나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우선 그의 천성은 착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의 평도 그랬다.
   
   이런 천성을 바탕으로 쌓아진 후천적 성격은 어떨까. 내가 보기엔 한마디로 ‘운동권 범생이’다. 대학에 들어가 민주화를 외치는 운동권 세력의 일원이 된 후 당시 그들의 역사관·인식·담론에 착실히 순종하는 ‘운동권 모범생’ 태도를 지금까지 견지해왔기 때문이다.(그의 사상적 스승은 당시 중국공산당을 높이 평가한 좌파 이론가 고 한양대 리영희 교수다.)
   
   나는 17년 전인 2003년 5월 1일,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을 사석에서 만나 벌인 토론에서 그가 말한 역사관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요지는 이렇다.
   
   ·지난 100여년 우리 역사는 반칙과 특권의 역사다.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은 이미 민주당(장면 정권) 때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이 독재를 했음에도 지구상 다른 독재국가들과 달리 성공한 이유는 한민족의 우수한 능력 때문이다.
   
   그때 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한국의 국정책임자가 어떻게 저런 답변을 할 수 있지?
   
   세계적 문필가 유발 하라리는 2018년에 발간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파시즘(fascism)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내 민족이 그저 특별할 뿐 아니라 가장 우월하며, 나의 유일무이한 정체성도 민족 정체성뿐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내 민족의 이익보다 다른 어떤 집단 또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돼서는 안 된다.”
   
   이쯤 되면 우리는 지금 문 대통령과 그의 측근세력들이 대한민국과 중국, 북한을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여기서 보다 객관적인 현대 심리학 분석 잣대를 들이대보자. 스트레스를 비롯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사람들이 대처하는 유형은 크게 △벌컥형(과잉각성) △억제형(감정억압) △회피형(대리표출) △탈진형(와해·번아웃) 등 4가지로 나뉜다. 그는 대표적인 ‘억제형’이다. 화가 나더라도 참고, 힘든 일이 닥쳐도 ‘난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라며 감정을 숨기고 가장하는 편이다.
   
   한편 미국 의학계에서 통용되는 ‘성격과 사회성과 질병’을 보면 대표적 C형이다.
   

   상황을 주도하기보다 따라가며, 창의성보다는 충성심(royalty)이 강한 형이다. 조직에선 2인자나 비서실장 타입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인생 이력을 보면 ‘1인자형’은 아니다. 경희대 재학 시절에도 당시 강삼재 총학생회장(신한국당 사무총장 역임) 밑에서 총무부장을 했으며, 인권변호사나 참여정부 시절에도 ‘형님’ 노무현을 잘 보필하는 2인자였다.
   
   자서전 ‘운명’에서 밝혔듯이 그는 권력욕도 높지 않았다. 그가 대통령이 된 가장 큰 힘은 민주당 핵심세력인 586세대의 천거에 의해서다. 그들은 자기 의견 내세우지 않고 충실히 운동권 교리를 따르는 인품 좋은 ‘큰 형님’을 대통령으로 앉히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이루려 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왜 건국 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맞아 문 대통령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취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이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마스크’ 문제 하나를 놓고 호들갑을 떨 수 있을까.
   
   아마도 문 대통령의 지금 심리는 ‘멘붕’ 상태일 수 있다.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 못 하는 정부 부처를 비롯 여당,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실망이 클 것이다. 평소 습관대로 너털웃음을 지으며 가슴속 분노나 두려움을 삭이려고 하겠지만 상황은 점점 더 수렁에 빠지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에게 진짜 더 큰 문제는 윤석열 검찰이 재판에 회부한 ‘2018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문 정권에 치명타이다. 시한폭탄과 같다.
   
   이래저래 문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많아질 것이다. 주변에 대한 실망과 분노,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 대한 부정적 복기(復碁), 우울적 반추(depressive rumination)로 힘든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과연 이런 위기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까. No! 나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여태껏 ‘운동권 범생이’로서 길을 걸어왔다. 인생의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자기 변신이나 부정, 돌파, 개척해 나갈 유형도 아니고 그런 경험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른 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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