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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5호] 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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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상임위 유감

정장열  편집장 

국회 상임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국회의 꽃’으로 불려왔습니다. 그만큼 누릴 게 많고 챙길 게 많은 자리라는 뜻일 겁니다. 관행상 3선 이상의 의원이 맡아온 상임위원장은 국회에서 의장과 부의장을 제외하면 최고의 자리일 뿐 아니라 권한과 혜택이 많습니다. 우선 해당 상임위에 대해서는 절대적 권한을 갖습니다. 회의 진행과 의사 일정, 소속 기관장의 출석 여부, 심지어 국회의원 외유 때 어떤 의원을 해외에 보내느냐도 결정합니다. 혜택도 다양합니다. 국회 본청에 사무실이 따로 주어지고 20대 국회까지는 매달 700만원가량의 특별활동비도 지급됐습니다. ‘꼬리표가 없는’ 돈이었던 특별활동비는 사용(私用) 등의 논란 끝에 지난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폐지 약속을 했습니다.
   
   상임위원장의 최고 특혜는 지역구 선심성 예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임위원장의 영향력을 감안해 정부에서 ‘최소 100억원’이 넘는 선심성 사업을 일종의 ‘선물’로 안긴다는 얘기가 공공연합니다. 복지관, 체육관, 청소년수련원, 일자리센터 등등 정부가 상임위원장 지역구에 안길 수 있는 선물은 많습니다. 상임위원장에게 정부를 잘 봐달라는 일종의 배려라고 보여집니다. 산하 기관장을 부를 수 있고, 예산도 배정하고, 국정감사까지 진행하는 상임위원장실 앞에 정부 고위직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게 당연합니다.
   
   이런 막강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그동안 여야가 일종의 ‘나눠 먹기’를 하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법사위는 야당이 갖고, 예결위와 외통위는 여당 몫이라는 식이었습니다. 여야 간 협상 진통을 겪어온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는 법사위원장이 항상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법안 상정 권한을 가진 법사위원장이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뭉개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상원 의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법사위원장을 누가 맡는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20대 국회 전반기 때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여당 몫 상임위원장 몇몇 자리까지 양보하면서 이례적으로 법사위원장을 챙긴 것도 19대 국회 전·후반기 박영선, 이상민 법사위원장에게 호되게 당한 흑역사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여야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싸우다가 결국 거대 여당이 법사위원장뿐 아니라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야당 시절 법사위원장 ‘몽니’를 부리던 민주당이 여당이 된 후에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줄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린 결과입니다. 물론 민주당에서는 “절대 과반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1987년 민주화 체제의 성과로 만들어진 제도와 관행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반박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회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민주화 이후 국회의 권력은 알게 모르게 커져왔습니다. 국회가 만드는 법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은 유명무실해집니다. 또 국회의 새로운 법안으로 세상이 바뀌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런 국회 권력이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 속에 휘둘리게 됐습니다. 벌써 우려를 자아낸 여당 단독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겨냥해 국회가 ‘청와대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독주 국회에서 세상을 바꿀 무슨 법안이 만들어지는지 국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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