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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2호]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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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코로나의 온상

정장열  편집장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이 최근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모처럼 희망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코로나19가 내년 말쯤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한 겁니다. 물론 단서와 조건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수백만 명의 생명을 더 앗아가는 와중에 효과적인 백신이 대량 생산돼 전 세계 인구 상당수가 예방접종을 해야 그렇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려 깜깜한 터널 속에 갇힌 듯한 요즘, 이 정도의 낙관론만 해도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빌 게이츠의 전망대로 진짜 내년 말 코로나19가 확실히 종식된다면 지금의 고통은 참을 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고통의 끝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과는 차이가 큽니다. 지금 수도권에서 폭발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지난 봄 1차 팬데믹 때보다 더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코로나19의 끝이 보일지 모른다’는 희망을 꺾어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망가진 일상을 언제까지 견뎌야 할지 피로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느슨해진 경계심과 자포자기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최적의 조건입니다.
   
   코로나19 종식 희망을 피력한 빌 게이츠와 관련해 흥미로운 것은 그를 둘러싼 음모론입니다. 이번 호 김회권씨가 쓴 ‘인포데믹’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코로나19 음모론의 대표적인 표적이 빌 게이츠입니다. 음모론자들에게 그는 ‘세계 엘리트 그룹을 이끄는 검은 그림자의 수장’이며 ‘코로나19를 활용해 인구 조절에 나선 설계자’로 비친다고 합니다. 일찌감치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해온 그가 이미 개발해놓은 백신을 이용해 떼돈을 노린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빌 게이츠가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해 마이크로칩을 세계인의 몸에 심으려고 한다는 음모론을 믿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지난 5월 미국 CNN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무려 미국인 중 28%가 백신 마이크로칩 음모론을 믿는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무분별한 정보, 즉 인포데믹과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모양입니다. ‘하루에 계란을 9개 섭취하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불꽃놀이는 대기 중 바이러스를 없앤다’ ‘채식주의자는 감염되지 않는다’ ‘코카콜라 또는 5G 네트워크가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이 각국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해 정리한 코로나 가짜뉴스들입니다. 이 그룹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루머를 앞선 팩트(Facts Before Rumors)’라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코로나19 가짜뉴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의 끈질긴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결국 과학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지금 과학자들이 단거리 달리기 경주를 하듯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150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에 있으며, 최종 임상시험 단계에 오른 것은 6개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30~60%가 항체를 형성하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데,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백신 음모론’을 뚫고 가난한 나라 국민에게까지 백신 접종을 하는 데는 난관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코로나의 온상은 무지와 가난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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