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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7호]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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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백신 디바이드’의 악몽

정장열  편집장 

최근 저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습니다. 얼마 전 점심때 들른 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면서 구청으로부터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주변으로 점점 파고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검사를 받으러 간 보건소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그날 코로나19 확진자 통계의 ‘분모’를 이룰 사람들입니다. 코안에 면봉이 들어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리면서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저처럼 검사 통보를 받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통계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은 전체 검사자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정부가 검사자 숫자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확진자 통계를 ‘조절한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검사 통보 문자로 판단해 보면 근거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제가 들렀던 식당에 출입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건소가 통째로 갖고 가서 특정 기간 출입자에게 일괄적으로 검사 요청 문자를 보냈다는데, 거기서 일부러 제외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난리통에 검사 대상자를 줄이겠다며 누군가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막장극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몰려드는 검사 대상자들을 줄 세우느라 쩔쩔매는 보건소 직원들을 보면서 ‘위태로운 K방역’의 현주소를 느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일선의 피로감이 임계치를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실제 서울에 컨테이너 병동이 등장했고 보건복지부 장관 입에서는 “의료체계 한계”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강화된 방역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하면 우리에게도 엄혹한 겨울이 닥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시민들의 불안함을 부추기는 것은 정부의 백신 정책입니다.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백신 접종 속도전을 펴는 나라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불분명합니다. 대통령이 호언한 4400만명분의 백신 중 실제 계약을 맺은 건 1000만명분뿐이라는데 그 백신도 승인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 백신에 대해 미국 FDA가 내년 중반에나 승인을 할 것이라는 뉴스까지 나왔습니다. 이래 갖고는 대통령의 또 다른 호언인 ‘내년 2~3월 백신 접종’이 진짜 가능한 건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백신 디바이드’라는 신조어 앞에서는 불안감이 최고치를 향합니다. 백신 접종 경쟁에서 앞선 나라들이 별 탈 없이 집단면역에 성공해 ‘코로나19 정복’의 기쁨에 젖을 때 백신 접종을 시작도 못한 나라와의 그 격차(디바이드)는 실로 까마득합니다. 백신 접종 경쟁에서 뒤처진 나라에서 터져나올 불만과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떠올리기조차 싫은 국민적 악몽이자 재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이 앞다퉈 도입 계약을 맺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진즉부터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청난 재원을 투입한 덕분에 통상 10년이 걸리던 백신 개발 기간을 1년으로 앞당기면서 나온 성과물입니다. 이들 백신은 기존 백신들과는 원리가 다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정보를 담은 RNA를 인간 세포에 넣어 면역세포가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합니다. 이 백신들을 향해 과학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겨울을 무사히 뚫고 나가 마스크를 벗을 날을 고대하는 시민들에게 정부의 단단한 약속이 필요해 보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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