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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9호]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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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서울이 화났다

정장열  편집장 

최근 화제가 된 사진이 있었습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전세 물건을 보기 위해 9팀이 복도에 늘어서 대기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9팀 중 전세 계약을 맺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 제비뽑기로 정했다는데 진짜 황당하고 슬픈 사진입니다. 1000여가구가 되는 이 아파트 단지에 나온 전세 매물이 고작 두 채여서 그중 하나를 구하려고 줄서기와 제비뽑기를 했다는 겁니다. 사진이 화제가 된 후 “여기가 그 유명한 ‘전세 맛집’인가요?”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돈다고 합니다.
   
   전세대란이 얼마나 심각하면 이런 일까지 벌어지는지 단순한 흥밋거리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실제 전세대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들의 심정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당장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치솟는 전셋값에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면 입술이 바싹바싹 마를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이라는 단체가 올린 청와대 청원 글에는 ‘촛불정부라던 문재인 정부에선 우리 국민은 내 집 하나 찾지 못하고 웅크린 채 밤을 지샌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배신감이 짙게 묻어납니다.
   
   집값, 전셋값 폭등에 치인 사람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것 중 하나는 정부 여당의 태도일 겁니다. 대란이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긴박함이 없습니다. “곧 진정될 것”이라는 안이한 반응이 딴 세상 사람들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이번 전세대란이 예고된 재앙이라는 점 때문일 겁니다. 정부 여당이 임대차3법을 밀어붙일 때 많은 전문가는 과거 정권 사례까지 들면서 전세대란을 우려했습니다. 임차인을 위한다는 선의가 임차인을 옥죄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가 수도 없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배짱인지, 그것도 졸속으로 법을 밀어붙였고 예상대로 대란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번호는 주간조선 창간 52주년 기념호입니다. 1968년 10월 20일 창간해 반세기를 이어온 주간조선이 창간 100년을 내다보면서 겨우 두 걸음을 뗐습니다. 매년 창간기념호가 돌아오면 무슨 기사를 앞세워야 하는지 편집장으로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고심 끝에 올해 창간기념호는 ‘서울 민심’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전직 시장의 자살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통해 서울 민심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거의 매주 소개되지만 서울시민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인 듯합니다.
   
   결과는 지면에서 보시는 대로입니다.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서울시민들이 현 정권에 단단히 화가 난 것이 분명합니다. 여론조사 곳곳에서 나타난 것은 예상대로 들끓는 부동산 민심입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여론조사 수치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여당으로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선거까지 남은 6개월은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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