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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호]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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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시련과 희망

정장열  편집장 

마감날인 목요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설마하던 1500 선이 붕괴됐습니다. 증시 공포 지수가 1년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전날 밤 미국 주식시장 역시 1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속절없이 추락했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충격파가 경제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울지는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종 불황이 전 세계를 덮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강합니다. JP모건은 미국과 유럽의 올해 충격적인 성장률 하락을 전망하면서 올해가 50년 만의 최악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이런 우울한 전망들이 무서운 것은 이것이 남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짙은 상흔처럼 남아 있는 ‘IMF 시련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끔찍한 얘기여서 모두들 긴장과 걱정 속에 잔뜩 웅크릴 수밖에 없습니다. 고 이병주 소설가가 쓴 대하소설 ‘산하’의 주인공은 소설 속에서 6·25가 터지자 ‘모두가 겪는 전쟁은 전쟁도 아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폅니다. 모두 똑같이 겪는 난리보다는 각자에게 들이닥친 개인적인 시련이 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대로 코로나19 사태 난리통에도 총선을 뛰는 사람들은 당장 자기 표 얻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듯합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들이닥치고 있는 경제적 충격파가 어떤 개인적 시련과 고통으로 나타날지 아직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취약계층에서는 이 충격파가 벌써 악몽처럼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이번주 이성진 기자의 기사에 담긴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말처럼 하루하루가 고통인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겁니다. 각자가 겪는 이 시련은 주변에서 동정하고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은 개별적인 아픔입니다. IMF 당시 쏟아져나온 숱한 실직과 파산의 사연들 하나하나가 다 눈물겨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 사태가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미 대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 실업의 공포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저처럼 취준생 자식을 둔 아버지들도 요즘 얼굴이 어둡습니다. IMF 취업 한파기 때 IMF 세대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다들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우리가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IMF 때보다 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습니다. IMF 때는 바다 건너 선진국들은 멀쩡해 수출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우리와 똑같이 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정반대의 낙관론도 나옵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만 나오면 사태가 말끔히 해결되고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풀린 덕분에 오히려 전에 보지 못하던 V자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폭력이 줄었다는 뉴스도 마감날 눈에 들어옵니다. ‘어려울 때는 가족끼리라도 뭉쳐야 한다’ ‘믿을 건 나와 내 가족뿐’이라는 위기의식이 이런 변화를 낳았다는 해석이 따라붙어 있습니다. 절망과 고통 보다는 희망을 품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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