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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9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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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유망주들] 남자 쇼트트랙 임효준

온몸 수술 자국 부상·재활이 그를 단련시켰다

석남준  조선일보 스포츠부 기자 namjun@chosun.com

▲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든 임효준. photo VISA KOREA
쇼트트랙은 한국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간판 종목이다. 스타들도 즐비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중간에는 ‘여자’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여자 쇼트트랙만이 세계 최강이라는 것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심석희와 최민정이라는 ‘쌍두마차’를 앞세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싹쓸이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남자 대표팀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이유가 있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김기훈·김동성·안현수 등 세계 최강의 계보가 이어져왔지만, 2014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 굴욕’을 당했다. 금메달만 없었던 게 아니고 아예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남자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김선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절실함으로 따지면 이번 남자 대표팀을 따라올 선수들은 없다”고 말했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남자 대표팀의 중심에는 임효준(21)이 있다. 낯설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임효준은 5년 전인 2012년 유스올림픽 1000m 1위가 사실상 마지막 경력이다. 그런 임효준이 지난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주축선수 이정수, 신다운, 박세영 등을 모두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성인 대표팀 첫 입성이다. 여자 대표팀 이유빈(16)과 비교하면 5년 늦게 대표팀에 승선한 셈이다. 선발전이 끝난 뒤 “저런 괴물이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한 거냐”는 얘기가 나왔다.
   
   임효준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빙상부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6학년 형들을 제치고 쇼트트랙 종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빙상계에서 “수퍼 유망주가 탄생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재활 후 부상’이라는 지독한 공식이 그에게 덧씌워졌다.
   
   중학교 1학년 때 오른발 정강이뼈가 부러져 1년 반 동안 스케이트화를 신지도 못했다.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던 임효준은 고향 대구를 떠나 홀로 상경해 코치와 원룸에서 2년 동안 같이 지내며 재기를 다짐했다. 그런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대구와 서울을 오갔다.
   
   임효준은 중학교 3학년 때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동계유스대회에 나가 10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따면서 초등학교 시절 자신감을 회복했다. 하지만 고교 2학년 때 오른쪽 발목 골절 부상을 당했다. 6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또다시 재활을 거쳐 참가한 대회에선 앞서 넘어진 선수에게 걸려 넘어져 허리와 손목이 부러졌다. 하나같이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중상이었다.
   
   ‘미소년’ 같은 외모와 달리 그의 몸에 칼자국이 가득한 이유다. 허리, 발목, 정강이, 손목 등을 수술하면서 남게 된 흉터다. 임효준의 어머니는 “효준이가 7번 수술을 받았다”며 “칼을 댄 수술만 따졌을 때 7번”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의 경쟁자가 아니었던 선수들은 그가 부상과 재활에 매달리는 동안 전 세계를 누볐다. 임효준을 계속 빙상장에 머물게 한 건 억울함이었다. 그는 “크게 다칠 때마다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내기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를 키운 코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네 실력을 의심하지 마라.”
   
   그럼에도 지난 4월 대표 선발전은 그에게 큰 부담이었다. 임효준은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내 마지막 목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선발전 한 달여 전부터 심리치료를 받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닐지 불안감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를 가장 잘 아는 어머니도 아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곁에서 계속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노력을 해도 결과가 안 따라줄 수 있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하늘에 맡기자.” 아들이 대표팀에 선발된 순간 어머니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됐다. 수차례 기자회견에서 선발전 당시에 대해 물을 때마다 임효준의 목소리도 떨렸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2017년 4월 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남자부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임효준(한국체육대학교·왼쪽)이 질주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모든 종목이 주종목
   
   빙상계에서 임효준은 주종목이 따로 있지 않고 단거리와 장거리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 평가하는 장점은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순간스피드와 탄력이다. 어렵사리 대표팀에 승선한 임효준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나간 지난 9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1차 월드컵(헝가리) 개인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1000m와 1500m에선 금메달을, 500m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효준은 “힘든 시기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1차 월드컵에서 평창올림픽 출전 점수를 딴 임효준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2·3차 월드컵을 건너뛰었다. 올림픽 전에 열리는 마지막 4차 월드컵(지난 11월)에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였다. 연맹은 선수들이 올림픽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도록 응원단을 조직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컨디션이 최상으로 올라오지 않은 임효준은 대회 전부터 “경기감각도 끌어올리고 무엇보다 올림픽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어 출전하기로 했다”면서도 “계주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전에서는 무리하지 않겠지만, 명예회복이 목표인 대표팀을 위해 계주에선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남자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50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효준이 서이라, 김도겸, 곽윤기 등과 결승에 나서 6분47초365의 기록으로 2위 네덜란드를 0.136초 차로 제쳤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임효준은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관중들도 남자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계주 금메달을 거머쥔 것은 2014 ~2015시즌 3차 월드컵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시즌 4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딴 남자 대표팀은 캐나다에 이어 월드컵 계주 종합 랭킹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중국, 네덜란드, 일본, 러시아, 헝가리와 함께 계주 출전권을 확보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남자 계주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표팀 김선태 감독은 “남자 선수들이 소치 때 못 딴 메달까지 평창에서 다 따겠다고 말하고 있고, 실제 계획대로 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전과 계주에 모두 출전한다.
   
   임효준은 태릉을 떠나 국가대표팀의 새 터전이 된 진천선수촌에서 연말연시를 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가 말했다.
   
   “아직은 여자 대표팀이 주목받지만, 평창올림픽에선 남자 대표팀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도록 하겠습니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걱정하지 마세요. 어렵게 가게 된 평창인데 이왕이면 싹쓸이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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