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 여성들은 부신에서 코르티솔이라고 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거의 고갈되어 있는 상태로 그나마 남아 있는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생산을 중단해버린다. 이로 인해 에스트로겐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에스트로겐 우세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 생리통, 자궁근종, 자궁암, 유방선종, 유방암 등이다. 언뜻 보아서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관련이 있다.

여성호르몬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성징인 가슴과 자궁의 발육을 촉진하고 프로게스테론은 이 호르몬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에스트로겐의 자극에 의해 자궁은 한 달에 한 번씩 마술에 걸리고 유방도 한 달에 한 번씩 멍울이 맺히곤 한다.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프로게스테론이 제동을 걸지 못하면 자궁과 유방 조직은 성장을 멈추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자궁암과 유방암을 일으키게 된다. 자궁근종이나 유방선종의 존재가 여성이 암에 걸릴 만한 상태에 있음을 알리는 신호인 셈이다. 이 두 호르몬이 외적 혹은 내적 스트레스로 인해 밸런스를 이루지 못하면서 여성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많은 치료법이 나왔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은 외과적인 적출술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하다. 자궁근종이 너무 커져서 자궁을 들어낸 몇 년 후에 유방암이 발생하면 또 다시 유방을 들어내는 식이다. 최근에는 거대해진 근종을 고주파로 녹여서 없애는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원인 제거는 아니기 때문에 자궁을 보존하더라도 유방에서 또 다른 병변이 발생되기도 한다.

현대 문명의 산물인 석유제품은 그 구조가 여성호르몬과 유사해서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한다. 그래서 환경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가능하면 도시 매연을 피하고 석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에스트로겐 우세증을 피하는 길이다.

에스트로겐은 간에서 대사되어 대변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배출이 되지 않아 몸에 쌓이게 된다. 장이 좋지 않아 변비가 있으면서 장내 세균 증식이 있는 경우 배출되었던 에스트로겐이 재흡수되어 에스트로겐 우세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장과 간의 건강이 중요하다. 장누수증후군이 있거나 간 기능의 저하로 인한 해독 문제가 있는 경우 필요하면 장 해독과 간 해독을 실시해야 한다. 실제로 간 문제가 해소되면서 생리통이 감소되거나 자궁근종이 줄어든 사례가 많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도 프로게스테론의 생성이 잘 되지 않으므로 갑상선 기능도 잘 확인해야 한다.

여성 질환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일단은 간과 장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식이 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식단 위주로 식사를 조절할 필요가 있고 음식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알레르기 음식을 피해야 한다.

현대인들이 즐겨 찾는 인스턴트 음식은 비만을 불러오는데 비만세포 표면의 아로마타제라는 효소가 남성호르몬을 에스트로겐으로 변화시킨다. 비만한 남자에게 여성형 유방이 생기는 이유이다. 따라서 여성형 유방을 가진 남성은 유방을 줄이는 수술을 할 것이 아니라 비만부터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남성에게서도 유방암이 발견된다고 하니 웃어넘길 일만은 아닌 듯하다.

이지영 GH의원 원장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