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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6호]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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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칼럼] (28) 어혈(瘀血)

‘죽은 피’ 뭉쳐 혈액순환 방해 손발 저리고 충혈·두통·경련

김성진  홍제한의원 원장  

혈액은 심장의 작용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을 순환하면서 각 기관과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해 준다. 그리고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긴 탄산가스와 노폐물을 콩팥이나 폐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그런데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정체되어 있는 혈액을 어혈(瘀血)이라고 한다.
   
   ‘죽은 피’ 혹은 ‘더러워진 피’라고 부르는 어혈은 흐르는 물이 고이면 썩듯이 부분적으로 혈액순환이 정체되거나 성분이 변한 것이다.
   
   어혈이 생기면 적혈구가 정상 크기의 10배 이상 응집하여 혈액순환 장애를 가져온다. 결국 모세혈관이 막혀 세포조직에 제대로 영양이 공급되지 않고 노폐물이 쌓여 세포 조직은 죽게 된다.
   
   어혈은 주로 여성에게서 잘 일어난다. 생리혈이나 산후의 오로(분만 후에 나오는 질 분비물) 등으로 하복부에 어혈이 만들어지기 쉽다. 어혈이 오래되면 자궁종양,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각종 부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병, 갱년기 장애, 우울증, 의욕상실감 등 심리적 질환도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피가 맑지 못하고 끈끈해져 담(痰)의 원인이 되어 중풍, 종양, 고지혈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혈의 원인은 외상적인 것과 내상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외상적 어혈은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혈관이 파열되어 조직 내에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하고 내상적 어혈은 정상적인 순환대사에 이상이 생겨 기혈의 정체로 나타나는 어혈을 일컫는다.
   
   어혈성 질환으로는 관절 류머티즘, 통풍, 동맥경화증, 고혈압, 심장병, 간염, 갑상선 기능 항진증, 암, 악성빈혈, 백혈병, 자반병, 화상 등이 있다. 그 밖에도 갱년기 장애, 정신적 충격, 유전적 요인, 과로, 스트레스도 어혈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 중 하나이다.
   
   어혈의 주요 증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순환장애로 인한 상기감이 있다. 또 손발이 저리고 차다. 쥐가 잘 나고 경련이 수시로 일어난다. 옆구리, 등, 허리에 담이 잘 걸린다. 피로감이 심하고 눈이 충혈된다. 어지러움, 두통, 불면증이 있으며 가슴이 답답하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흥분을 잘 하고 초조감을 느낀다.
   
   어혈의 치료는 피를 맑게 해주고 기혈(氣血)의 순환을 도와주는 한약요법과 침, 뜸, 부항 등을 이용하는 한방요법을 체질에 따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식이요법으로는 피를 맑게 하는 과일, 신선한 야채, 해조류를 평소 담백하고 싱겁게 많이 섭취하고 기름진 육류나 단 음식을 줄인다. 주식을 백미에서 현미로 하는 잡곡식을 생활화한다.
   
   일상 중에 손쉽게 활용하는 어혈의 민간요법을 살펴본다. 외상적 어혈에는 치자와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 환부에 붙이거나 소금찜질을 활용한다. 내상적 어혈에는 매실을 상복하거나 감잎차, 구기자차, 솔잎즙이 효과적이다.
   
   운동요법으로는 수시로 손가락, 발가락 구석구석을 만져주고 손톱끼리 부딪쳐주는 손톱마찰법과 배꼽 주위를 손바닥으로 원을 그리듯 문지르는 하복부 마사지도 좋다. 특히 무릎을 펴고 누운 채 발목을 상하로 움직여 종아리 근육이 이완·수축하는 발목펌프운동을 매일 실시함으로써 혈액순환(특히 정맥)과 노폐물 배설을 왕성하게 하여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하는 건강법 역시 어혈 제거의 지름길이다.
   
   취침 전 차고 더운 물을 이용한 냉온족욕과 누워서 손발을 진동하는 모관운동을 하면 혈액순환 촉진과 피로회복에 가장 좋다. 또 전신의 관절을 움직이는 스트레칭이나 등산을 꾸준히 하면 어혈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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