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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7호]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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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 맛집 찾아 하루 여덟 끼 먹었다”

한국의 레스토랑 평가서 펴낸 김은조

박영철  차장 

2005년부터 블루리본서베이 펴내
국내 맛집 리본 수로 등급 나눠 웹사이트 회원·정예기사단이 평가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미슐랭 레드가이드 한국판이 나와도 우리만큼 잘 만들긴 어려울 겁니다.”
   
   국내 레스토랑 평가서로 명성 높은 ‘블루리본서베이’의 김은조 편집장은 지난 5월 18일 주간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여행·레스토랑 가이드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는 미슐랭가이드가 그린가이드 한국판을 펴냈다는 빅 뉴스가 나온 지 며칠 안 될 때였다. 미슐랭가이드는 흔히 ‘레드가이드’와 ‘그린가이드’로 나뉜다. 레드가이드는 레스토랑을, 그린가이드는 여행을 대상으로 한다. 흔히 ‘미슐랭스타’라고 해서 별을 주는 것은 레스토랑 평가서인 ‘레드가이드’를 가리킨다.
   
   미슐랭 레드가이드 한국판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은 한편으로 블루리본서베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람들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가 무엇이냐고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이 블루리본서베이다.
   
   
   최고 등급은 블루리본 3개
   
   블루리본서베이(이하 ‘블루리본’)는 2005년 11월 첫선을 보인 레스토랑 평가서다. 그 전에 맛집을 평가하는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평가서가 있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때까지는 여행 가이드북의 부속으로 맛집을 싣거나, 맛집만 소개하는 책이더라도 개인이 혼자서 주관적으로 평가한 책이 대부분이었다. 프랑스의 미슐랭가이드나 미국의 자갓서베이(Zagat Survey)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평가서가 된 것은 한두 명의 의견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수렴했기 때문이다.
   
   블루리본도 이런 길을 택했다. 초판의 경우는 김은조 편집장뿐만 아니라 동호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객관적 평가를 시도했다. 이듬해인 2006년 4월에는 공식 웹사이트(www.bluer.co.kr)를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해마다 객관성을 개선했다. 블루리본은 초창기부터 미슐랭가이드를 의식했다. 편집장은 “색상을 블루로 한 것은 미슐랭가이드가 레드인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슐랭가이드는 별을 3개까지 주는데 블루리본은 별 대신 리본을 주되 4개까지 주려고 했다. “첫해에 리본을 4개까지 줄 만한 레스토랑이 없어 3개까지만 주고 다음해에는 4개짜리를 찾아서 주려고 했는데 독자들이 블루리본은 리본 최고 등급이 3개인가 보다 하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처음 의도와는 달리 3등급 분류로 갔습니다.”
   
   신생 매체가 미슐랭가이드를 답습하지 않으려고 한 것만 봐도 블루리본이 상당히 야심차게 출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평가방식도 엄정하다. 리본 한 개와 두 개는 웹사이트 회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선정하며, 최고 등급인 세 개짜리는 블루리본 기사단이 선정한다. 블루리본 기사단은 회원들을 상대로 공모하며 다양한 연령, 직업,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다. 김 편집장은 “블루리본 기사단은 현재 20명이며 임기는 따로 없고 매년 일부 교체된다”고 말했다. 블루리본 기사단의 평가방식은 철저하게 잠행 스타일이라서 평가를 받는 레스토랑은 이들이 다녀간 줄도 모르다가 자기 업소가 선정된 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
   
   
   첫해 5만부 팔리며 대성공
   
김 편집장은 오늘날의 블루리본이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그는 사업 경력이 풍부하다. 학력부터 이채롭다. 서울대 심리학과(82학번)를 나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브로슈어 등을 만드는 편집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만날 남의 것을 만들어 주다 보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만들어보자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외환위기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1999년에 업종을 전환한다. 미국의 세계적 여행잡지인 ‘트래블&레저’ 한국판을 낸 것이다. 그가 현재의 사업을 구상한 것은 이즈음이다. “여행잡지를 발행하다 보니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호텔에 가면 호텔 매니저가 항상 ‘우리 호텔의 레스토랑은 말이죠’ 하면서 자랑을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레스토랑 잡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는 2004년 10월에 여행잡지를 접고 그해 12월부터 지금의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약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이듬해인 2005년 11월에 첫 호를 발간했다. “주위에서는 회의적이었는데 제 생각은 달랐어요. 누군가는 할 텐데 그럴 것 같으면 내가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의 남편(여민종)은 다행히 아내의 뜻을 존중해줬고 지금 블루리본의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걸은 탓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처음에는 제가 아는 집을 모아서 책을 내려고 했어요. 제 딴에는 맛집을 꽤 많이 안다고 자부했거든요. 그런데 엠파스의 한 맛집 동호회에 가입해보니 그 모임에 당시 장안의 고수들이 다 모여 있는 거예요. 그분들이 맛집도 많이 추천해주고 평가도 해주셨어요. 처음 생각대로 책을 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책을 냈으나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첫해 5만부가 팔려나갔으니 말이다. 소득향상과 함께 음식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제대로 된 레스토랑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특히 VIP 마케팅 수단으로 인기가 높았다. 한 은행은 1만부를 사서 고객들에게 주기도 했다.
   
   여행잡지 발행인을 하다가 레스토랑 평가서 편집인으로 바뀌면서 음식에 대한 시야도 많이 넓어졌다. “동호회 활동을 하며 내가 내 돈 내고 먹어 보니까 식당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더군요. 식당은 역시 맛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저녁 5차는 보통… 앱도 선보여
   
   본인도 발로 뛰어다닌다. 저녁 때 5차 정도 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많으면 하루에 여덟 끼도 먹는다.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을 때는 그가 모르는 맛집을 소개받을 때다. 최대한 적게 먹으면서 맛을 파악하기 위해 네 명 정도 가서 2인분만 시키는 방법도 쓴다. “식당에 민폐를 안 끼치려고 손님 없는 시간을 이용해서 갑니다.”
   
   블루리본은 전국을 서울과 중부, 남부로 나눠 책 세 권으로 전국의 맛집을 커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도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아이폰용 앱을 선보였고 그해 12월에는 안드로이드용 앱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한식집 250곳 정도만 모아 일본어 번역판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블루리본이 자리를 잡았지만 그는 이제부터가 할 일이 더 많다. 우선 6월 중에 영문판을 낼 계획이다. 요리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음식 관련 상도 만들어 내년 봄에 시상식을 하고 해마다 거행할 생각이다. “상 종류는 올해의 셰프, 올해의 신인셰프, 올해의 레스토랑, 올해의 경영인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한국 음식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은데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이 미비한 현실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표준 레시피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식의 퓨전화를 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방식은 한식을 국적불명의 음식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그는 “미슐랭가이드가 프랑스 요리를 세계적 음식으로 끌어올린 데서 알 수 있듯이 제대로 된 레스토랑 평가서는 한 나라의 음식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국 음식이 세계적 요리로 등극하는 데 블루리본서베이가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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