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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162호] 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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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침체의 늪 애니메이션 산업 2011년을 부활의 해로

박소영  기자 

‘소중한 날의 꿈’ 개봉 이어 ‘마당을 나온 암탉’ ‘돼지의 왕’ 등 7월부터 줄줄이 대기 내년엔 ‘뽀로로’ 한류 바람 예고
▲ ‘소중한 날의 꿈’ photo 연필로 명상하기
2011년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3일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에 이어 7월 개봉 예정인 ‘마당을 나온 암탉’, 10월 ‘돼지의 왕’까지 오랜 제작 기간을 거친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까지 평가받는 ‘뽀로로’가 극장판으로 출시된다.
   
   사실 한국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2년 ‘마리이야기’(관객 동원 5만명), 2003년 ‘오세암’(14만명)과 ‘원더풀데이즈’는 평단의 기대를 모은 역작이었지만 관객몰이에 실패했다. 특히 ‘원더풀데이즈’는 100억원을 투자했지만 관객 22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2006년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고됐던 ‘아치와 씨팍’(10만명)도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역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은 2007년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V’로 70만명이었다. 대부분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개봉 족족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과 비교할 때 초라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 2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국내에서도 200만명을 동원했다. 최근 개봉한 ‘쿵푸팬더2’ 역시 6월 20일 기준 국내 관객 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토리텔링 수준 높아져
   
▲ ‘마당을 나온 암탉’
그동안 우리 애니메이션이 거둔 성적은 외국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시 일고 있다. ‘국민 캐릭터’를 등에 업고 ‘스토리텔링’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침체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활로를 뚫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 애니메이션의 그간 침체와 관련해 김준양 영화평론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나리오”라고 강조한다. 러닝타임이 90분을 넘어가는 만큼 장편 애니메이션의 관건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헬로키티’는 국민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키티를 가지고 극장판을 만들지는 않잖아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스토리텔링입니다. 캐릭터로 승부를 걸어서는 안 되죠.”
   
   그는 “그런 면에서 지난 6월 23일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은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안재훈·한혜진 감독이 제작하고 에이원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장편 애니메이션. 준비 기간만 무려 11년이 걸렸다. 배우 박신혜와 송창의가 각각 주인공 오이랑과 김철수 역을 맡아 더빙을 했다. 주인공이 자신의 꿈을 찾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소중한 날의 꿈’은 안재훈 감독이 개인의 경험담을 살려 시나리오를 작성한 만큼 시나리오의 디테일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한국적인 정서와 잘 어우러져 관객의 호응을 얻기 좋을 것”이라는 게 김준양 평론가의 평가다.
   
   안재훈 감독 역시 지난 6월 23일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가진 ‘감독과의 대화’에서 “7~8년 전부터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스토리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준비하는 사이에 다른 감독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압박이 심했습니다. 그럴수록 스토리에 완벽을 기하려고 노력했죠.”
   
   영화평론가 유지나 동국대 교수는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의 서사가 상당히 약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소중한 날의 꿈’은 한 단계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며 “스토리에 소소한 재미들이 잔잔하게 깔려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화 속에 갈등의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것을 발현시키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소중한 날의 꿈’은 현재 109개 상영관에 걸리며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 대통령’ 뽀로로의 도전
   
▲ ‘돼지의 왕’
7월 28일 개봉하는 ‘마당을 나온 암탉’은 중국과 한국 동시 개봉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화작가 황선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원작은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밀리언셀러다. 목소리 더빙은 문소리, 최민식, 유승호, 박철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맡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영화 배급사인 ‘대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고, 중국 내 1000개 상영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장편 애니메이션이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 개봉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김준양 평론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동아시아에서 ‘한국 애니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원작을 읽은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아 영화평론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경우 한국적인 색채가 거의 없다는 게 오히려 장점”이라며 “동명 소설이 워낙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스토리텔링 자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건 사실이죠. 하지만 ‘소중한 날의 꿈’과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이 애니메이션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이 작품들을 선두로 장편 애니메이션계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의 극장판 ‘뽀로로와 신나는 아이스레이싱’ 역시 내년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뽀로로의 공동 원작자이자 기획개발자인 ㈜오콘의 김일호 대표는 “뽀로로가 전 세계 110여개국에 진출해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애니메이션 시장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프랑스와 대만, 동남아에서 뽀로로의 인기는 폭발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 스누피, 일본에 키티가 있다면 한국에는 뽀로로가 있다”며 “뽀로로 이전에는 애니메이션을 ‘산업’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정도”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홍보·마케팅이 과제
   
▲ ‘뽀롱뽀롱 뽀로로’
김윤아 평론가 역시 “뽀로로가 한국 캐릭터 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야기 구조만 탄탄하게 보강한다면 장편 애니메이션 시장에도 엄청난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장판 제작에 임하는 김일호 대표의 각오는 남다르다. “TV 시리즈가 영·유아를 대상으로 했다면, 극장판은 그보다 2~3세 위의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한 ‘패밀리형 영화’로 만들 예정입니다. 뽀로로가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만큼 산업적 가치는 충분합니다. 스토리텔링은 물론 비주얼 퀄리티도 높여 세계시장을 사로잡을 극장판을 만들 겁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졌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준양 평론가는 “전반적으로 스토리텔링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 최근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일반적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침체돼 있다고들 하는데, 침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좋은 애니메이션 작품이 꾸준히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침체기라면 오히려 일본이 침체기죠. 현재 일본은 TV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의 수가 줄고, 애니메이터들이 저임금으로 떠나가고 있어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애니메이션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홍보와 마케팅은 여전히 난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 평론가들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죠. 실사영화 쪽은 기획부터 제작, 홍보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애니메이션 쪽은 그렇지 않아요. 이런 현실이 달라질 필요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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