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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2193호]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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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총선/대선]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률 잘해야 5% 선거법 개정 안 하면 200억원 날릴 판”

남문기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회 자문위원장

김대현  기자 

photo 남정탁 영상미디어 기자
“이대로 4·11 총선이 치러지면 예산 20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지난 2009년 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해외 영주권자와 국외 체류자에게 투표권이 부여됐다. 그러나 4·11 총선을 앞두고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률이 전체 223만명의 5%(약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작년 11월 시작된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은 2월 11일에 마감됐다.
   
   지난 2월 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남문기(58)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회 자문위원장은 “재외국민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의원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예산 낭비를 막고 재외국민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위원장은 지난 2006년부터 미국 LA한인회장에 이어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재외국민 투표권 부여에 앞장서 왔다. LA한인회장 당시에는 국내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 재외국민에 대한 본국의 관심을 촉구하는 한편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만 통과됐어도…
   
   그는 오는 4월 처음 실시되는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율이 저조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한국 국민으로서의 권리 행사가 처음으로 부여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의 정책적 배려가 부족해 투표율이 낮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해외 한인의 자발적 투표를 독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이대로 총선이 치러지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처음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여야 몇몇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만 통과됐어도 투표율을 높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선거의 경우 걸어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투표소가 설치돼 있지만 미국은 남한 면적의 98배나 크다. 그럼에도 단 12개 재외공관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한인 영주권자가 가장 가까운 공관인 LA총영사관에 와서 투표를 하려면 최소 왕복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투표일 1개월 전에 선거인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번거로움은 등록일·투표일 2차례나 반복된다. 이에 따른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남 위원장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선거인등록 절차는 우편으로 할 수 있도록 간소화하고 제한적인 투표소를 이동식 순회투표소로 바꿔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해 왔다. 남 위원장의 이런 제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선거인등록은 우편으로 해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또 투표에 관심이 많은 이민 1세대의 경우 나이가 많다. 이동식 투표소를 만들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
   
   
   한인 사회 대변할 인물 뽑아야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지역구와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재외국민 투표는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는 게 사실이다. 재외국민의 투표 참여율이 낮게 나오면서 전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정치권의 관심을 반감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어쨌든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이상 투표율을 올리고 관심을 유도하는 건 정치권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해외 한인 사회 구성원들은 현 정치권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투표권이 처음 부여될 때만 해도 여야 정치권에서 너도나도 달려와 관심을 표명했지만 투표를 코앞에 둔 지금은 오히려 냉랭함마저 느껴진다. 대선을 앞두고 뒤늦게 공을 들이기보다 올해 총선에서 한인 사회를 대변할 인물을 뽑아야 한다.”
   
   남 위원장은 한인 동포를 “무급 외교관”이라고 표현했다. 해외 한인들은 재외공관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한국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해외 동포는 약 750만명으로 파악될 정도다. 미국의 경우 1902년 인천 월미도에서 고종 황제가 배에 태워 보낸 120여명의 미국 이주민이 110년 만에 250만명으로 늘었다.
   
   “최근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함에 따라 해외 한인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활용하는 게 우리 정부로서도 꼭 필요하다. 한국말을 배운 자녀는 삼성 휴대폰을 쓰지만 그렇지 않은 자녀는 모토로라를 사용한다.”
   
   현재 미국에는 약 11만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고 이 가운데 1만3000여명은 ‘아이비리그’에 속한 명문대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또 미국 내 600개 대학에 400명이 넘는 한인 교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인교회는 무려 4400여개나 된다고 한다.
   
   남 위원장은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인천국제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서야 입국장을 빠져나오곤 했다고 말했다. 당시 해외 한인회 대표 중 한 명이던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외동포인 한인들이 왜 외국인 입국심사대를 거쳐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를 했다고 한다. 2009년 당시 한승수 총리를 만난 남 회장은 “입국심사를 받을 때 재외 동포는 내국인 심사대에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정부도 승인을 했다”고 말했다. “어차피 심사를 받는 과정은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본국에서 재외국민에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입국 심사만이라도 내국인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요즘에는 외국 시민권자들도 한인의 경우 내국인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게 됐다. 사소한 일이지만 해외 한인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미국 진출 기업들 한인 사회에 기부를
   
   남 위원장은 또 “한인 사회에서 소비되는 생필품의 한 해 판매량이 상당하고 여객기 이용도 많은데 국내 기업 중 한인 사회에 ‘기부금’을 내는 기업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이 얘기를 해야겠다. 한인 사회의 주요 구성원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대부분 본국 국적기를 타거나 제품을 이용한다. 해외 진출 기업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현지에서 번 수익 중 일부를 한인 사회에 기부했으면 한다. 미국 내 기업들의 문화 가운데 본받을 점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LA에 진출한 회사가 많지만 한인 사회를 위해 기부금을 낸 기업을 못 본 것 같다. 재외국민 대표자들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다.”
   
   남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임명장도 받지 못한 채 사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헌당규상 한국 국적이 없으면 당직을 맡을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스스로 용퇴한 것이다. 1개월 뒤인 작년 8월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미국 정부에서 시민권 포기에 대한 절차가 마무리돼 조만간 서류상 정리도 끝난다고 했다. 그는 “국내 정치권의 재외국민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해외 한인 사회에서 재외국민을 대표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며 “나 역시 재외국민을 위해 해외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국내 정치권에서도 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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