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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199호]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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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BT→IBT→UBT 이젠 태블릿PC로 시험 본다

U러닝 벤처기업 엔에스데블

김경민  기자 

▲ 엔에스데블의 이언주 대표(왼쪽)와 신승용 기술경영자문이 태블릿PC로 보는 모의 UBT를 소개하고 있다. photo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시험실로 시험 응시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네 줄로 놓인 20여개의 책상 위엔 컴퓨터용 사인펜도, 시험지도 없었다. 태블릿PC 한 개만 달랑 놓여 있었다. 응시자들은 자신의 수험번호에 해당하는 자리에 앉은 뒤 태블릿PC를 활성화시켰다. 이 스마트기기의 바탕화면에 깔린 국가고시 앱을 터치하자 화면에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 과정이 떴다. 주민등록번호와 수험번호를 입력하자 시험 유의사항 안내문이 나타났고 이어 문제가 화면 위에 나왔다. 특정 실험을 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제공되고 ‘지금 보이는 화면이 어떤 실험인지 답하라’는 문제도 나왔다. 시험이 끝난 뒤 응시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관련사이트에 접속, 곧장 점수를 확인했다. 모든 과정이 응시자의 손가락 하나만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5일 대전광역시 동구 대전보건대학교에서 있었던 임상병리사 모의시험장 풍경이다.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UBT도입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실시된 UBT(Ubiquitous Based Test) 모의고사였다. UBT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시험을 보거나 채점 및 성적관리, 통보 등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존의 종이시험지를 기반으로 시험과정이 진행되는 PBT(Paper Based Test), 컴퓨터 기반의 CBT(Computer Based Test), 그리고 인터넷망을 이용한 IBT(Internet Based Test)에 이은 새로운 형태다.
   
   UBT는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학습을 하는 U-Learning(U러닝)의 범주에 들어간다. U러닝의 마지막 과정이 UBT인 셈이다. “시험을 종이로 보는 한 종이 문제집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이 경우 U러닝은 부교재 정도로만 사용되겠죠. 그래서 학습의 종착지인 시험을 공략했습니다. 시험 전 과정이 스마트기기로 진행되는 UBT가 정착한다면 이전의 학습 과정 역시 U러닝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UBT를 국내에서 최초 개발한 U러닝 소프트웨어벤처기업 엔에스데블의 이언주(33) 대표는 지난 3월 19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UBT의 도입으로 시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점·성적 관리·통보까지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UBT의 의의를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UBT에 도입된 채점 알고리즘인 SPRT는 문제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알고리즘에 따라 문제를 풀면 출제된 모든 문제를 풀지 않아도 응시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하의 응시자는 중간에 불합격(fail) 처리가 되고 시험이 중단된다. 공개되는 문제를 최소화함으로써 문제 개발비를 애초에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이 대표와 함께 U러닝 시스템과 UBT 개발을 함께 해온 엔에스데블의 기술경영자문 신승용(33)씨는 “최근 교육 분야의 화두인 ‘피어 튜터링(peer tutoring)’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어튜터링은 또래 학생끼리 배우고 가르치는 학생주도형 학습방식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수평적 구조인 U러닝과 접목될 부분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 피어 튜터링 방식을 연예기획사업과 접목한 사업방식도 가능하다. 신씨는 “연예인이 다니는 학원으로 유명한 루츠아카데미와 손잡고 ‘스타와의 공부’라는 개념의 U러닝 서비스를 가(假)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학원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엔에스데블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이 서비스는 한류(韓流)와 결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장소에 제약이 따르는 e러닝이 평생 학습이라면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U러닝은 평생 ‘현장’학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러닝은 새로운 지식을 나누는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U러닝은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한곳에 모아 두고 언제 어디서든 개인의 스마트기기로 꺼내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경제력이 교육과 직결되면서 등장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학습과정에서 불필요한 중간 비용이 발생하는 비효율적 교육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U러닝 사업 스마트폰 속으로
   
   이 대표와 신씨가 엔에스데블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U러닝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의 일이다. e러닝 벤처회사에 다니던 이들은 애플의 아이폰2G가 국내에 출시된 2009년 이전에 사업차 해외를 다니며 스마트기기 시장을 접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을 보며 ‘아, 이 시장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과 교육을 결합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직감했다. 이 대표와 신씨를 중심으로 모인 7명의 개발자들이 싱가포르에서 사들여온 2G 아이폰 하나를 앞에 두고 스마트기기에 교육을 덧씌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엔에스데블은 U러닝과 관련한 특허를 10여개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UBT 플랫폼을 구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이 회사의 지분 5%를 갖고 있다.
   
   마침 국내 스마트폰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U러닝에도 우호적인 기업환경이 조성됐다. 엔에스데블은 2010년 첫 U러닝 사업을 발주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영어학원, 강의콘텐츠 개발사 등 교육 관계사들로부터 모두 2억여원의 주문을 받았다. 2010년 9월 동국대학교에서 UBT를 활용한 국제통역번역 2차 시험을 실시하며 UBT 상용화에 첫발을 내딛고 지난 2월 22일엔 KT와 ‘UBT 및 U러닝 공동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2일엔 국내 최대 스마트기기 전문 기업 유비컴과 UBT·U러닝 솔루션의 단말기 탑재 및 기기 상용화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러닝에 특화된 엔에스데블의 매출규모 역시 빠른 성장세를 탔다. 사업 첫 해인 2010년엔 1억여원, 2011년엔 3억2000만여원의 매출(수익 7700만여원)을 올렸다. 신씨는 “3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규모와 비슷하다”며 “올해는 23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에스데블은 APEC국제교육협력원과 공동협력 전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 5월 경상북도 경주에서 실시될 제5차 APEC 교육장관회의에 U러닝 분야 기술기업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보안문제에 대한 불안감 해결해야
   
   물론 UBT가 완전히 대중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가 보안문제다. 학습의 기반이 되는 것은 스마트기기이지만 시험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및 문제 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또 개인 소유의 스마트기기에 UBT 앱을 깔아 시험에 응시할 경우 부정행위 방지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언주 대표는 “반경 몇 미터 내에선 자동으로 다른 유형의 문제가 제공되는 등 정보관리 및 부정행위 방지 특허기술을 출원한 상태”라며 “보안에 대한 기업 및 소비자들의 우려를 덜기 위한 부분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미 세계는 스마트기기화 흐름을 탔다”며 “U러닝에 대한 불안감을 차차 해소해 나가겠지만 현재로선 스마트기기의 대중화가 일찍 이뤄진 미국, 유럽 등 해외에 UBT 플랫폼을 수출한 뒤 다시 한국으로 기술을 역수입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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