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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208호] 201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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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입대 앞둔 일곱 청춘의 특별한 푸껫 여행

조동진  기자 

2012년 군 입대를 앞둔 일곱 청년과 그들의 가족 열일곱 명 등, 일곱 가족 총 스물네 명이 태국 푸껫으로 생애 첫 해외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병무청과 하나투어가 지난 5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태국 푸껫에서 ‘희망여행, 나라엔 충성! 부모님껜 효도’란 주제로 가족여행을 진행했다. 이번 가족여행을 주최한 병무청 김일생 청장은 “병역 이행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군 입대는 무척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병역 이행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소중한 선물과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가족여행이 대한민국 청년들의 병역 이행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가족여행에 참여한 일곱 가족은 모두 애틋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서안열(21)군은 이번 가족여행을 마친 3일 후인 5월 21일 입대했다. 서군은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고물을 주워다 파는 아버지를 위해 이번 가족여행을 신청했다. 6월 5일 입대 예정인 권오철(21)군은 2006년 뇌출혈로 어머니를 잃었다.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녹내장까지 겹쳐 오른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어버렸다. 그런 아버지와 자신을 돌봐준 누나와 매형에게 태어나 처음 함께하는 가족여행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8월 21일 입대 예정인 허진성(21)군. 허군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보험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에게 처음 떠나는 가족여행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문건일(23)군은 2005년 교통사고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잃었다. 법정 저소득가정으로 지정될 만큼 어려운 형편 때문에, 세상에 남은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과 이제껏 단 한 번도 함께 여행에 나서 본 적이 없다. 얼마 후 여동생을 홀로 남겨둔 채 군에 입대해야 하는 문건일군에게 열아홉, 십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여동생과 함께한 가족여행의 기억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 한다.
   
   
   
   일곱 가족이 함께한 ‘해지는 언덕’
   
   이런 나름의 사연을 가진 일곱 가족이 푸껫으로 향했다. 5월 14일 오전 숙소인 푸껫 비지리조트 해변 잔디밭에서 가족여행의 첫 일정인 ‘가족 체육대회’가 열렸다. 오전 10시, 이미 34~35도를 넘어선 열대의 기온에 온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처음으로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신이 난다. 과자 먹기 게임, 가족 릴레이 달리기, 가족별 댄스 경연 등이 이어지며 일곱 가족 모두에게 골고루 자그마한 상품도 전해졌다.
   
   오후 푸껫 여행이 시작됐다. 첫 방문지는 ‘푸껫의 해지는 언덕’으로 불리는 ‘프롬텝’이었다. 프롬텝은 푸껫 남쪽 바다와 접한 절벽 언덕이다. 수십 년 전 이 절벽 언덕에는 인도양(洋)에서 안다만제도와 태국·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등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등대는 푸껫 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바뀌어 있다. 이곳의 일몰은 태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체에서 최고의 석양으로 꼽히고 있다.
   
▲ ‘나라엔 충성, 부모님껜 효도’ 여행에 참여한 가족들이 푸껫 ‘프롬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다음 여정은 푸껫 최대 불교 사원인 ‘왓찰롱’이었다. 이 사원의 백미는 석가모니의 사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원 한가운데 우뚝 솟은 대형 탑 속으로 들어가 계단을 따라 4층으로 올라가면, 탑의 가장 높은 곳에 정사각형의 유리방이 있다. 이 유리방 속 한가운데 설치된 유리공 속에 석가모니의 하얀 사리가 고이 놓여 있다. 두꺼운 유리벽이 가로막고 있지만 여행에 나선 가족들 모두 사리 앞에서 “왠지 모를 평화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일곱 청춘 바닷속으로 뛰어들다
   
   5월 15일, 푸껫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든 팡아만으로 향했다. 팡아만의 백미는 007 시리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무대가 됐던 ‘제임스 본드 섬’ 방문이었다. 이 바위 섬의 원래 이름은 태국어로 ‘코 타프’였다. 하지만 1974년 이 섬에서 촬영한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가 전 세계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섬 이름을 ‘제임스 본드 섬’으로 바꿨다고 한다. 크지 않은 바위 섬이지만 깎아지른 듯 절묘하게 잘려 나간 기암절벽과 투명한 바다가 그 멋을 더했다.
   
   이번 여행을 한 후 곧 군에 입대할 일곱 명의 청년이 여행 내내 기다린 일정이 있다. 바로 푸껫의 뜨거운 태양을 시원히 식혀 줄 바닷속 여행이다. 5월 16일, 리어날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비치’(The Beach·2000)의 촬영지인 푸껫 남동쪽 피피섬으로 향했다. 피피섬으로 가는 내내 열대의 폭우 스콜이 무섭게 쏟아졌지만 오전 10시쯤 도착한 피피섬엔 다행히 스콜이 잠시 멈춰 있었다.
   
   섬 앞바다는 속이 모두 보일 만큼 맑았다. 바다 위엔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을 위한 보트 십여 척이 떠 있었다. 그중 한 보트로 옮겨 타 30여분간의 스킨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받았고, 전문 다이버들의 도움을 받아 군 입대를 앞둔 일곱 청년이 먼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가족, 그리고 희망
   
▲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촬영지 ‘제임스 본드 섬’
20대 청춘에게는 정적인 여행보다 바닷속으로 몸을 내던진 스키스쿠버 다이빙이 훨씬 더 즐거워 보였다. 이 일곱 청년은 처음 매본 산소통과 산소마스크에 적응하기 위해 몇 번의 물질로 잠수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리곤 이내 맑은 물 아래로 슬며시 내려갔다. 40분 정도의 잠수를 마치고 수면 위로 떠오른 일곱 청년의 얼굴에는 바닷속 여행의 신비함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웃음이 계속됐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로 올라온 일곱 청춘에게는 맑은 바다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듯했다. 몇몇이 잠수복을 벗자 이내 에메랄드 빛 투명한 바다로 다시 뛰어 내렸고, 그렇게 한참 동안 피피섬의 자연을 즐겼다.
   
   5월 16일 밤, 호텔 연회장에선 이번 가족여행의 의미를 확인하는 행사가 열렸다. 입대를 앞둔 일곱 청년과 그 가족이 서로에게 말로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편지로 전했다. 한 가족, 한 가족, 편지를 읽어 내려갈 때마다 서로에 대한 그동안의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일곱 가족 스물 네 명은 커다란 풍등(風燈)에 희망과 소원을 적은 카드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붙였다. 그리고 깜깜한 푸껫 하늘로 이 풍등을 날려 보냈다. 밝은 빛을 내며 날아가는 풍등처럼 이들의 미래 역시 밝게 빛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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