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예상도. ⓒphoto LG그룹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예상도. ⓒphoto LG그룹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2월 LG 테크노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LG는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싶다. 서울 마곡에 큰 연구단지를 세우고, 최고의 근무 환경과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구본무 회장의 이 같은 언급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10월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서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조성에 나섰다. 이날 기공식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등 LG그룹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LG가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할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화학, 통신 그리고 에너지와 바이오 등 다방면의 두뇌들이 모여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한국 최대의 융복합 연구 단지가 될 것”이라며 “오늘 첫 삽을 뜨는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수만 명의 다양한 인재들을 유치하고 육성해, 기술과 산업 간의 융복합을 촉진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박원순 서울시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참석, LG사이언스파크에 거는 기대를 보여줬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는 1990년대까지도 논밭이었다. 하지만 LG가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단지 구축에 나서면서, 마곡지구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첨단산업이자 서울 경제를 이끌어 가는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그룹에 따르면, LG사이언스파크 조성에 따른 연간 고용창출은 약 9만명, 생산유발효과는 약 24조원이다.

마곡지구에 들어서는 LG사이언스파크의 부지는 17만여㎡(약 5만3000평) 크기다. 축구장 24개를 합친 넓이. 이 부지에는 연면적 111만여㎡(약 33만7000평) 규모의 연구시설 18개동이 들어선다. 연면적 기준으로, 지금껏 LG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구소였던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LG전자 서초 R&D캠퍼스의 약 9배에 달한다. 또 LG그룹이 그룹 본사로 사용하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설계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을 융복합해 차별적인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방침에 따라서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2017년 1단계 준공 직후 LG전자를 비롯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0개 LG그룹 계열사의 선행 연구조직들이 차례로 입주하게 된다. 또 2020년 완공 후에는 전자·화학·통신 그리고 에너지·바이오 분야 2만5000명의 연구인력들이 집결한다.

이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에는 융복합 연구에 최적화된 연구 결과 소통의 공간 등 물리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각 연구동 내부는 연구과제의 특성에 맞게 공간을 변경해 운영할 수 있도록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LG사이언스파크 중심부에는 연구원들이 언제든지 소속 회사와 관계 없이 모여서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녹색기술(GT) 등의 융복합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연구동인 ‘공동실험센터’와 이를 지원하는 ‘통합지원센터’가 들어선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집단지성으로 발전시키는 ‘R&D 통합포털’과 테마별 ‘연구동아리’ 등 융복합 R&D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대학생 대상의 인턴과정 등 R&D 인재 확보 및 육성 공간으로도 활용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시설로 녹지공원과 어린이집 등도 함께 갖춰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LG사이언스파크는 친(親)환경 에너지원을 구축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단지’로 건설된다. 모든 연구동 옥상에는 총 7000여개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다. 이 태양광 모듈은 시간당 약 3MWh(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4인가구 기준으로 약 250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해 저렴한 심야전기 등을 저장했다가 냉난방에 활용하는 한편, 조도와 전기사용량 등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LED 스마트 조명과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과 에너지 절감형 건축 내외장재를 쓴다.

단지 전체의 공조, 조명, 전력설비를 통합 관리하는 빌딩관리시스템(BMS)과 실시간 에너지 사용 현황을 분석해 제어하는 정보통신(ICT) 기반 통합 운영시스템도 적용된다. 단지 내에는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업무용 차량으로는 전기차를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마곡산단에는 LG뿐만 아니라 코오롱, 롯데, 대우조선해양 등의 R&D센터 역시 차례로 입주를 앞두고 있다. 마곡지구 산업용지의 54.5%인 39만7300㎡가 계약된 상태로 대기업 33개, 중소기업 25개 등 총 58개 기업이 입주한다. 이에 따른 대규모 고용, 생산 및 부가가치 창출 등 간접적인 경제효과도 매우 크다. 현재 입주 계약을 체결한 기업을 기준으로 총 6조6000억원이 투자돼 연간 10만명의 고용유발효과와 30조원에 이르는 생산유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곡산단 전체의 분양이 완료되면 2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경제거점’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히 마곡산단 개발을 주도하는 LG그룹은 LG사이언스파크를 중소·벤처기업과의 연구개발(R&D)을 통한 동반성장 생태계와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場)으로도 조성할 방침이다. 이에 LG와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벤처 기업과 신기술 인큐베이팅 등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연구개발 컨설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본무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를 서로의 지식을 모으고 녹여 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뛰어난 인재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언제 어디서나 교류할 수 있는 열린 공간과 생각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학계, 지역사회 등 여러 외부의 지식과 역량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엮어내는 ‘창조경제’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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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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