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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1호] 2015.08.24

오키나와의 아리랑고개

조선인 위안부 恨 달래준 아리랑

황은순  차장 

photo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宮古島)에는 아리랑비가 있다. 아리랑비라고 새긴 커다란 바위 뒤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기 위한 세 개의 추모비가 서 있다. ‘여자들에게’라고 적힌 비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는 12개 국어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미야코지마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로 손꼽히는 곳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는 지상낙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지만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참혹한 전쟁의 역사가 숨어 있다. 미야코지마에 아리랑비가 세워진 것은 이 섬의 주민인 요나하 히로토시(80)씨 덕분이다. 요나하씨는 초등학생 때 마을 근처에 있는 우물에서 조선인 여성들을 자주 목격했다. 그들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온 여성들이었다. 그들에 대한 기억을 마음의 빚처럼 안고 살았던 요나하씨는 자신의 땅 4628㎡를 추모비 건립을 위해 내놓았다.
   
   요나하씨의 뜻을 전해들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일본 관련 단체들이 나섰다. 2008년 9월 8일 요나하씨가 조선인 위안부들을 봤다는 장소에 아리랑비와 추모비가 세워졌다.
   
   오키나와 본섬 나하항에서 43㎞ 떨어진 아카지마(阿嘉島). 이곳에는 아리랑고개가 있다. 현재 주민 300여명이 사는 외딴섬 아카지마는 태평양전쟁 때 미군이 처음 상륙해 교두보를 삼았던 곳이다. 미군의 진격에 앞서 1944년 11월 조선인 위안부 7명이 이 섬에 도착했다. 위안부들의 밥을 해줬던 가네시마 기쿠에(91)씨 등 주민들은 당시 위안부들이 부르던 아리랑 가락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위안부들은 일이 없을 때면 바다가 보이는 고개에 올라 바다 너머 고향을 그리며 날이 저물도록 구슬픈 아리랑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이 고개를 아리랑 고개로 부르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이곳에서는 아리랑평화음악제와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치닫던 1944년 일본군은 오키나와로 위안부들을 집중적으로 실어 날랐다. 일본의 WAM(액티브 뮤지엄-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에 따르면 2014년까지 확인된 오키나와의 위안소는 146곳, 그중 미야코지마에만 16곳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조선인 위안부들의 숫자는 확인할 길이 없다. 전쟁 막바지 일본군이 관련 자료를 소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요나하씨 등 주민들의 증언이나 위안부들의 직접 증언만이 과거를 확인해줄 뿐이다. 오키나와 주민의 기억에 조선 위안부들은 치마저고리와 ‘아리랑’으로 남아 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군의 폭격에 의해 희생되거나 포로로 끌려갔다. 전쟁이 끝난 후 살아남은 이들도 고향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밝힌 것은 오키나와에서 살아남은 배봉기 할머니(1991년 사망)이다. 1972년 미 군정하에 있던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되면서 무국적자 처지에 놓인 배봉기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밝히게 된다. 배봉기 할머니의 이야기는 일본에서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지고 논픽션 소설로도 나왔지만 한국에서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배봉기 할머니는 “일을 안 하고 누워 있어도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는 위안부 모집책에게 속았다고 한다. 오키나와에는 배봉기 할머니처럼 억울한 사연이 숱하게 묻혀 있다. 이들의 슬픈 아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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