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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413호]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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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위스 속의 스위스

루체른서 만난 윌리엄 텔의 신화

송일봉  여행작가 

▲ 루체른호수와 쌍둥이 첨탑이 인상적인 호프성당.
‘작고 아름다운 나라’의 대명사 격인 스위스는 높은 산과 크고 작은 호수로 이뤄져 있다. 어느 도시,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늘 활기찬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예쁜 집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자연 지형과 날씨, 문화, 역사적 배경 등에 의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전한 스위스. 비록 국토는 작지만 저마다의 독창성을 뽐내는 도시들이 있어 스위스 여행은 늘 새롭고 즐겁다. 이른바 ‘스위스 속의 스위스’라 불리는 루체른 역시 독창성과 다양성 하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여행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알프스와 호수,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 중세의 고풍스러움은 루체른의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스위스의 유명 도시들 대부분이 그렇듯 루체른 역시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다. 일반적으로 ‘루체른호수’라 불리는 이 호수의 공식 이름은 ‘피어발트슈테터(4개 숲속 나라의 호수)’다. 이 호수 주변에는 루체른을 비롯해 베기스, 브룬넨, 플뤼렌, 뷔르겐슈토크, 알프나흐슈타트, 바우엔, 베켄리트 등과 같은 도시와 마을들이 있다. 이 가운데 베기스는 비츠나우와 함께 리기산(해발 1797m)의 관문 역할을 한다.
   
   루체른은 스위스의 건국신화와 관련이 깊은 도시다. 피어발트슈테터 주변이 비록 전설상의 인물이긴 하지만 윌리엄 텔의 활동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독립한 스위스 연방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그 장소는 지금도 루체른 구시가지에 보존되어 있는 바인마르크트 광장이다. 1291년에 피어발트슈테터를 끼고 있는 슈비츠, 우리, 운터발덴 등은 서로 힘을 합쳐 스위스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루체른역을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커다란 아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루체른역의 오랜 역사를 대변하는 구조물이다. 루체른역은 1896년에 처음 세워졌다. 하지만 1971년에 발생한 큰 화재로 대부분의 건물은 소실되었고, 이 아치와 벽화 한 부분만 남게 되었다. 현재의 루체른역은 1991년에 완공되었다. 기차역 옆에는 세련된 현대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의 설계로 지어진 루체른 문화컨벤션센터다. 현재 이곳에는 미술관, 콘서트홀, 이벤트홀 등이 들어서 있는데 특히 1800석 규모를 자랑하는 콘서트홀은 음향시설이 뛰어난 공연장으로 유명하다. 건축가 장 누벨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 루체른을 둘러싸고 있는 무제크 성벽.

   루체른의 랜드마크, 카펠교
   
   루체른 시내를 가로지르는 젖줄은 로이스강이다. 강 위에는 카펠, 로이스, 슈프로이어 등과 같은 다리들이 놓여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카펠교가 가장 유명하다. 루체른의 상징물이기도 한 카펠교는 지붕이 있는 204m 길이의 나무다리로 1333년 처음 놓였다. 다리의 이름은 근처에 있던 예배당인 ‘성 피터 카펠’에서 따왔다. 카펠교는 지붕 아래에 있는 나무 그림도 유명하다. 그림의 내용은 스위스와 루체른의 역사, 루체른의 수호성인(성 레오데갈, 성 마우리시우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카펠교는 1993년 8월 18일에 발생한 화재로 상당 부분이 소실되었으나 그 다음 해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카펠교 중간쯤에는 한때 문서보관소와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팔각탑인 바서투름이 세워져 있다.
   
   루체른에는 카펠교와 비슷한 모습을 한 또 하나의 나무다리가 있다. ‘슈프로이어교’라 불리는 이 다리에도 지붕이 있어 간혹 카펠교로 착각하는 여행자들도 있다. 이 다리 역시 6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매우 유서 깊은 유물로 지붕의 용마루에는 전염병을 소재로 한 목판화가 걸려 있다.
   
   스위스를 여행하다 보면 크고 작은 도시에서 아침마다 꽃시장이 열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루체른에서도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아침에 꽃시장이 열린다. 로이스강 근처에 있는 반호프 거리와 시청사 앞에서 꽃시장이 열리는데 아름다운 꽃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과 꽃을 사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좋은 구경거리다.
   
   
▲ 루체른역의 옛 아치.

   루체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무제크 성벽
   
   루체른은 예전에 매우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제크 성벽이다. 루체른 구시가지에 지금도 900m쯤 남아 있는 이 성벽은 일반 여행자들에게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중세풍 도시인 루체른의 진면목을 엿보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소로 손꼽힌다. 여름철에만 개방되는 멘리탑을 비롯한 3개의 탑을 이용해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비록 잠시 동안이지만 어둡고 좁은 계단을 오르며 중세의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으며, 성벽 위에서는 로이스강과 루체른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루체른에도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박물관이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교통박물관이 있으며, 독일의 음악가인 바그너가 1866년부터 6년 동안 머물렀던 곳에는 바그너 박물관이 있다. 바그너는 이곳에서 ‘쉬른베르크의 마이스트징거’ ‘신들의 황혼’ 등과 같은 명곡을 만들기도 했다. 중세시대 루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이 있으며, 옛 알프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연박물관도 있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자체로도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피카소미술관 역시 루체른에서 빼놓으면 안 될 중요한 명소다. 현재 이곳에서는 피카소의 생애를 담은 사진 200여점과 함께 말기에 발표한 드로잉, 도자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루체른 시내 북동쪽에는 두 개의 아름다운 첨탑을 자랑하는 호프성당(Hofkirche)이 우뚝 솟아 있다. 이 성당은 735년에 처음 세워졌으나 1633년에 발생한 화재로 상당 부분이 훼손되었다. 그 후 1645년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현재 스위스를 대표하는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 건축물인 호프성당 내부에서는 화려한 성모 마리아 제단과 4950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오르간을 볼 수 있다. 교회 옆에는 긴 회랑을 따라 토스카나풍의 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 루체른을 대표하는 명소인 카펠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조각상, 빈사의 사자상
   
   호프성당 근처에는 일명 ‘빈사의 사자상’이라 불리는 위령비인 라이언 기념비가 있다. 루체른을 찾아온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는 명소인 이곳은 덴마크 조각가 토르발센에 의해 1821년에 조성되었다. 이 위령비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대혁명 당시 루이 16세 일가를 지키다 사망한 스위스 용병 786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창을 맞고 힘이 빠져 죽어가면서도 부르봉 왕가의 문장이 그려진 방패를 지키려 앞발을 내밀고 있는 사자의 모습과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는 사자의 얼굴이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 위령비를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조각상”이라 표현했다.
   
   루체른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기차 여행 프로그램인 ‘파노라마 루트’의 출발지로도 유명하다. ‘파노라마 루트’의 주요 코스로는 베르니나특급, 골든패스라인, 윌리엄텔익스프레스, 빙하특급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골든패스라인, 윌리엄텔익스프레스의 출발지가 루체른이다. 이른바 ‘꿈의 횡단노선’이라 불리는 골든패스라인은 루체른에서 출발해 몽트뢰까지 가는 동안 8개의 호수를 지난다. 하절기에만 운영하는 윌리엄텔익스프레스는 유람선 여행과 기차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루체른에서 출발해 플뤼렌, 벨린조나, 로카르노 등을 지나 루가노까지 연결된다.
   
   루체른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여행지이지만 근교에 만년설을 볼 수 있는 필라투스와 리기산이 있어 더욱 사랑을 받는 여행지다. 필라투스는 루체른에서 유람선을 이용해 알프나흐슈타트까지 간 다음, 등산열차를 타고 필라투스 쿨름까지 가면 된다.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산은 루체른에서 유람선을 이용해 비츠나우까지 간 다음 등산열차를 타고 리기 쿨름까지 가면 된다.
   
   
▲ 스위스 용병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비인 ‘빈사의 사자상’.

   여행 정보
   
   가는길 대한항공에서 주 3회(화·목·토) 인천~취리히 구간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1시간30분이다. 루체른은 오래전부터 스위스의 교통중심지였다. 그런 만큼 스위스의 주요 도시에서 기차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취리히에서는 약 50분, 베른에서는 약 1시간, 바젤에서는 약 1시간15분, 인터라켄에서는 약 2시간, 로잔에서는 약 2시간10분, 제네바에서는 약 2시간45분이 소요된다.
   
   도보관광 루체른을 짧은 시간에 보다 효율적으로 둘러보려면 루체른 관광청에서 주관하는 도보관광(Guided City Walk)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루체른역 관광안내소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 현지 해설사가 약 2시간 동안 동행한다. 요금은 1인당 18스위스프랑(약 2만2000원)이다. 루체른에서 숙박을 할 경우에는 체크인할 때 제공하는 ‘비지터 카드’로 2스위스프랑(약 2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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