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핀 갈대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된 신성리 갈대밭. ⓒphoto 임영근
하얗게 핀 갈대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된 신성리 갈대밭. ⓒphoto 임영근

뜨거웠던 여름은 어느새 옛 애인처럼 기억조차 나지 않고, 가을이 그 기억을 야금야금 집어삼키더니 이제는 형형색색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모양새다. 가을 하면 화려한 단풍놀이가 ‘제1경’이라지만 조금은 차분하게 가을의 고독을 곱씹으며 바람에 감성을 실어 보내고 싶다면 억새와 갈대를 찾아보시라. 모름지기 억새는 산에서, 갈대는 강변에서 보기 좋으니 강산(江山)에서 여행자의 마음이 흔들린다.

서천 신성리 갈대밭 영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금강변의 갈대밭

억새와 갈대는 피는 시기도, 생김새도 엇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흔히 산에 있는 것이 억새, 강변에 있는 것이 갈대라고 생각하면 쉽다.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2000년에 나온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일약 ‘스타 갈대밭’ 대열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여행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그동안 딴 타이틀도 화려해 금강2경이자 서천4경이며,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이자 한국 갈대 7선에 꼽힌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 ‘추노’ ‘자이언트’ ‘장옥정’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드라마와 ‘쌍화점’ 같은 영화에 배경을 빌려줬다.

금강변 19만8000㎡(6만여평) 넓이의 신성리 갈대밭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갈대들이 무성하게 자란다. 갈대는 10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11월경에 절정을 이룬다. 일몰이 시작되는 시간, 붉게 물드는 하늘과 어우러진 하얀 갈대의 풍광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과거 이 근방엔 포구가 있었다. 갈대밭이 있는 서천 쪽에는 신성포가, 맞은편 강 건너 군산에는 웅포가 있었다. 양쪽 포구에서는 각지에서 가져온 농산물과 수산물을 교환하고 팔았다. 강을 건너고자 할 때는 서로 깃발을 흔들면 배가 왔다고 한다.

갈대밭 사이로 갈대체험길, 갈대소리길, 솟대소망길 등 나무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유유자적 걸을 수 있다. 곳곳에 원두막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갈대의 키가 3m는 족히 넘기 때문에 갈대숲으로 들어서면 사방이 갈대로 막힌다. 갈대숲 둘레로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도 만들어 두어 낭만적인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다. 특히 올해 3월, 신성리 갈대밭~금강하구 조류생태전시관까지 총 14㎞에 달하는 서천군 금강하구 자전거길이 새 단장을 마쳐 자전거 여행을 즐겨 봐도 좋겠다. 겨울철에는 고니, 청둥오리, 철새들이 찾아들어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새들의 군무도 볼 수 있다.

신성리 갈대밭 인근의 동자북마을에서는 ‘앉은뱅이술’이라 불리는 서천 한산소곡주 빚기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한산모시관에서는 서천의 특산물인 한산모시의 역사와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서천 홍원항도 빼놓을 수 없는 서천의 식도락 명소다. 요즘은 가을 전어와 대하, 꽃게가 한창이다.

교통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서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1일 4회(07:40, 10:20, 14:00, 16:45) 시외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1만2800원. 서천터미널에서는 한산행 버스를 탄 후 한산공용터미널 정류장에서 내려 금당·화양·용산·갈대밭행 버스를 타고 신성리 정류장에서 내린다. 용산역에서 서천역까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해도 된다. 2시간50분 정도 소요.

승용차로는 서천~공주고속도로 동서천나들목으로 나와 한산면까지 간 후 유산사거리에서 신성 방면으로 우회전해 가면 된다.

억새와 어우러진 홍성 오서산의 바다 낙조. ⓒphoto 조선일보
억새와 어우러진 홍성 오서산의 바다 낙조. ⓒphoto 조선일보

홍성 오서산 바다와 어우러지는 천상의 억새밭

전국에 정선 민둥산, 포천 명성산 등 가을 억새로 유명한 산이 여럿 있지만 충남 홍성군 광천읍, 보령시 청라면과 청소면의 경계에 솟은 오서산(烏棲山·790m)은 바다를 바라보며 억새를 즐길 수 있는 ‘천상의 억새밭’이다. 이 즈음이면 오서산엔 바닷바람을 음악 삼아 춤추는 억새를 구경하려는 인파로 넘쳐난다. 오서산은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고속도로가 바로 옆을 지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게다가 억새를 본 후 인근 광천에 들러 김장에 쓸 젓갈을 살 수도 있어 더욱 좋다.

오서산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행은 광천에서 가까운 정암사에서 시작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 정상에 들렀다가 다시 광천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서쪽 성연리 주차장에서 시작해 시루봉으로 올라 정상을 본 후 오서정~정암사로 내려오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이 코스는 일몰을 보고 내려오기에 좋은 코스다. 정상에서 일몰을 본 후 오서정을 거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북절터를 지나면 성연리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할 수 있다. 성연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서쪽 능선을 따르므로 해가 진 뒤에도 어느 정도 환한 빛이 남아 있다.

오서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한다면 월정사와 약수터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금북정맥을 타고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가 알맞다. 휴양림에서 오서산을 오르려면 산중턱의 월정사를 거쳐 정상까지 곧바로 이어진 능선을 타는 것이 편하다. 하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150m쯤 떨어진 삼거리에서 금자동 쪽으로 내려선다. 삼거리에서 20분 거리의 안부에서 다시 남쪽 계곡을 따르면 휴양림 내의 임도로 내려선다.

교통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1일 3회(09:20, 10:50, 18:40) 광천행 버스가 운행한다. 2시간25분 소요, 1만900원. 광천 공용시외버스터미널 문의 041-641-2228. 열차는 용산역에서 광천역까지 장항선 열차가 1일 17회(첫차 05:35~막차 20:35) 운행한다.

광천읍내에서 상담마을이나 성연리행 시내버스 하루 3~4회 운행. 택시(광천택시 041-641-2000)를 이용하면 산행기점인 상담마을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는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에서 빠져나간다. 읍내를 경유해 상담마을까지 7㎞ 거리다. 오서산 가는 길 이정표가 곳곳에 잘 설치되어 있다.

장안산 억새는 10월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photo 정정현
장안산 억새는 10월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photo 정정현

장수 장안산 방화동 가족휴가촌에서 낭만 캠핑 즐긴 후 억새 산행을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전북 장수 장안산(長安山·1236m)은 여름에는 덕산계곡의 자연미로,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산행지로 명성이 높다. 또한 장수산 자락인 장수군 번암면 사암리에는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방화동계곡이 있고 이곳에는 방화동 가족휴가촌이 조성되어 있다.

휴가촌 내에는 산림문화휴가관, 단독산막, 자연학습장, 모험놀이장, 산림욕장 등과 함께 오토캠핑장이 설치되어 있어 낭만적인 가을 캠핑을 한 후 산행을 해도 좋겠다. 야영장 사용료 1만~2만원. 문의 063-353-0855, www.jangsuhuyang.kr/Banghwa2.

휴가촌에서 장안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있으나 거리가 길고 길도 희미해 이용객은 거의 없다. 대신 장수군 장계면과 번암면을 잇는 743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무령(무릉)고개에서 정상을 왕복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150여m만 오르면 정상에 닿고 거리가 3㎞에 불과해 왕복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무령고개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300m 정도 따르면 ‘정상 2.7㎞’ 이정표가 있는 임도에 올라선다. 임도 약 100m 위쪽에 위치한 팔각정 조망대는 지리산과 남덕유산뿐만 아니라 월봉~거망~황석산 줄기와 그 뒤편의 금원산~기백산 줄기에 이르기까지 장수와 함양 일원의 고봉준령을 바라볼 수 있다.

팻말 앞에서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접어들면 낙엽송이 무성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괴목마을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고 1㎞쯤 가면 ‘샘 20m’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후 산길은 가팔라지다가 백운산과 지리산 산줄기가 잘 보이는 억새평원에 닿는다. 능선을 지나 정상 직전 또 한 번 억새밭이 나타나고, 이후 가파르게 능선을 오르면 널찍한 헬기장이 조성돼 있는 정상에 올라선다. 무령고개~장안산 정상 왕복 산행은 6㎞로 3시간 정도 잡으면 넉넉하다.

교통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장수공용터미널까지 1일 4회(09:20, 10:40, 13:40, 14:35) 시외버스 운행. 요금 1만9600원. 3시간30분 소요. 터미널에서 무령고개로 가는 버스는 없다. 택시를 타면 3만원이 좀 넘게 나온다. 여러모로 승용차를 가지고 가는 편이 낫다.

승용차로는 익산~포항고속도로 장수나들목으로 나와 장수·계남 방향으로 오다가 화음삼거리에서 장안 방면으로 좌회전~장안교차로에서 장계, 논개생가 방면 좌회전~대곡교차로에서 장안산(무령고개) 방면으로 우회전해 가면 된다.

호남 5대 명산 천관산의 억새밭. ⓒphoto 조선일보
호남 5대 명산 천관산의 억새밭. ⓒphoto 조선일보

장흥 천관산 억새 구경 후 장흥 삼합으로 식도락 마무리

전남 장흥 천관산(天冠山·723m)은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능가산과 더불어 ‘호남 5대 명산’에 드는 산이다. 기암이 많은 우락부락한 모습과는 달리 산세가 부드러워 산행하기에 좋다. 북서쪽 일대를 제외하고는 어느 쪽이건 쉬엄쉬엄 두어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천관산 정상에 오르면 인근 월출산, 두륜산, 제암산 같은 명산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다도해의 풍광도 앞마당처럼 펼쳐져 산행의 멋을 더한다.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의 한라산까지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10월 중순부터 억새가 절정을 이뤄 천관산은 가을 산행 일번지로 유명세를 더한다.

천관산 억새평원은 고려시대 때 일본을 침략하러 가던 여몽연합군이 군선을 만들기 위해 산의 나무를 마구 베어내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이 군선을 만들기 위해 또다시 나무를 베어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건축재 반출사업을 하면서 그나마 남았던 나무들도 모조리 베어냈다고 한다. 이런 서글픈 역사와 달리 지금은 억새 그대로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산행은 해발 100m 정도의 장천재에서 출발해 선인봉~종봉~구정봉~환희대~억새 능선~연대봉~봉황봉 능선을 거쳐 장천재로 원점회귀하는 4시간 정도의 코스가 인기 있다. 탑산사를 들머리로 하면 절 주차장까지 해발 300m 가까이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어 훨씬 수월하다.

주차장에서 구룡봉 능선, 닭봉 능선, 불영봉 능선 중 두 능선을 엮어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있다. 억새 능선을 가장 빨리 오르는 코스는 닭봉 능선(50분)이지만, 대개 구정봉으로 향해 탑산사 큰절~구정봉~환희대~연대봉~불영봉 방향으로 원점회귀한다.

천관산자연휴양림에서 묵는다면 휴양림 원점회귀 코스가 적격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진죽봉을 거쳐 환희대에 올라선 다음 억새 능선을 거쳐 연대봉을 왕복하고, 환희대로 되돌아와 구정봉을 거쳐 첫 번째 삼거리에서 천관사 방면 능선길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이 경우 4시간 정도가 걸려 당일 산행으로 적격이다.

이즈음 장흥에는 표고버섯이 제철이라 산행 후 장흥읍내 탐진강변에 조성된 장흥토요시장에 들러 장을 본 후 한우·표고버섯·키조개를 함께 구워 먹는 ‘장흥 삼합’을 맛보면 금상첨화다. 매주 토요일과 2·7일이 들어가는 날에 장이 선다.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장흥시외버스터미널까지 1일 6회(첫차 08:00, 막차 16:50) 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우등 2만6700원. 5시간 소요. 광주에서 장흥으로 가는 버스편은 보다 더 많다. 장흥에서 천관산 아래 관산읍까지는 군내버스 이용.

승용차로는 영암~순천고속도로 장흥나들목으로 나와 23번국도를 갈아타고 북쪽으로 약 7㎞ 올라가면 심천공원캠프장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캠프장 입구에서 천관산 천관재 입구까지는 약 28㎞, 천관재 입구에서 구룡봉이나 거북바위 들머리인 천관문학공원까지는 약 12㎞.

제주 산굼부리 가족과 함께하면 더욱 좋은 제주 억새 1번지

하늘에서 내려다본 제주 산굼부리. ⓒphoto 조선일보
하늘에서 내려다본 제주 산굼부리. ⓒphoto 조선일보

봄철 유채꽃으로 노랗게 빛나는 제주도는 가을엔 황금빛 억새로 옷을 갈아입는다. 제주도 전역에 걸쳐 억새가 지천이지만 그중에서도 조천읍 교래리의 산굼부리가 명실상부 ‘제주 억새 1번지’로 손꼽힌다.

산굼부리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마르형 분화구(Maar·한 번의 폭발로 생긴 둥글고 평평한 분화구)다. 대부분의 제주도 오름들이 그릇을 엎어놓은 듯 봉곳하게 솟은 분화구 형태지만 산굼부리는 평평한 들판 한가운데 큰 구덩이가 푹 파인 모양새다. 폭발할 때 용암이나 화산재가 분출하지 않아 주변에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이함 덕분에 산굼부리는 제주도 오름 중 천연기념물 263호로 지정되었다.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산굼부리는 규모도 엄청나서 가장 높은 곳의 둘레가 약 2.7㎞, 아래쪽 둘레는 750m에 달한다. 화구의 깊이는 무려 132m로 한라산 백록담(약 115m)보다 훨씬 더 깊다고 알려졌다.

산굼부리에는 재미있는 설화도 전해온다. 옛날 옥황상제는 우주의 별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옥황상제의 셋째 딸은 착하고 총명해서 옥황상제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어느 날 옥황상제의 생일잔치에 한감이라는 별도 초대되었다. 그 자리에서 옥황상제의 셋째 딸과 한감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됐다.

이후 둘은 남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속삭였으나 이내 옥황상제가 이를 알게 되었고 크게 노한 옥황상제는 둘을 이 세상으로 쫓아버렸다. 이 둘이 이 세상에 처음 내려온 곳이 바로 산굼부리다. 그래서 지금도 산굼부리에서 큰소리를 지르거나 부정한 짓을 하면 산신이 노해 안개를 뿌옇게 덮어버린다고 전해진다.

산굼부리는 그야말로 억새 천국이다. 산굼부리 입구인 영봉문(榮鳳門)으로 들어서면 제주도의 특색 있는 수목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화장실과 매점, 식당 등이 있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억새밭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다.

억새와 어우러지는 일몰 풍경도 아름다워 오후 4시나 5시쯤 입장해 정상에 올라 노을을 구경하고 돌아오면 된다. 억새밭 왼쪽으로는 구상나무 숲길도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산굼부리는 개인 사유지라 입장료를 받는데 어른 기준 6000원으로 다소 비싸다. 주차는 무료로 할 수 있다. 관람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3~10월까지는 9시~18시40분(6시 입장마감), 11~2월까지는 9시~17시40분(5시 입장마감)까지 관람할 수 있다. 천천히 억새 구경을 하며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09:30, 10:30, 14:00, 15:00, 16:00에 산굼부리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처 삼다수 공장 부근에도 억새군락이 보기 좋으며 조천읍 대흘리에 있는 에코랜드에서는 억새숲을 따라 달리는 기차를 타 볼 수 있다.

교통

제주공항 기준으로 500번 버스와 710-1번 버스를 갈아타고 산굼부리로 갈 수 있지만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여러모로 렌터카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제주의 경우 렌터카 업체가 200여개가 되며, 회원 가입을 통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렌터카 www.lotterentacar.net, 제주 속으로 제주렌터카 www.jejussok.com, 공항렌터카 www.airportrentcar.co.kr 등.

순천만의 매혹적인 S라인 물길. ⓒphoto 순천시
순천만의 매혹적인 S라인 물길. ⓒphoto 순천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갈대길 자연이 만든 매혹적인 S라인 갈대밭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데크. ⓒphoto 조선일보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데크. ⓒphoto 조선일보

우리나라에서 갈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전남 순천만은 연안습지로는 전국 최초로 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세계 5대 연안습지다.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2008년엔 명승 제41호로 지정됐으며, 공원 내의 순천만 정원은 2015년 국가정원(庭園) 제1호로 지정되었다.

순천만은 가을이면 갈대를 구경하러 온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그 번잡함이 귀찮기도 하지만 갈대 구경에 있어 순천만 자연생태공원만 한 곳이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갈대만 구경하고 오지 말고 운동 삼아 트레킹을 즐겨 보자. 생태공원에서 용산전망대까지 왕복하는 9㎞ 순천만 갈대길은 흐드러지게 핀 갈대를 마음껏 구경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저녁 즈음이면 전국 10대 일몰 명소로 꼽히는 순천만의 낙조도 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순천만 갈대길은 순천만에서 바로 시작된다. 전체 거리는 해룡와온에서 출발해 용산전망대~순천만 자연생태공원~별량화포까지 16㎞에 이르지만 생태공원에서 용산전망대까지 4.3㎞만 걸어도 순천만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길을 걸으며 마주하게 되는 갈대와 갯벌, 바람은 불가분의 관계다. 갯벌은 갈대를 부르고, 갈대는 바람을 부른다. 이들의 조화는 곧 사람을 부른다. 강을 유유히 지나는 유람선은 별것 아니지만 갈대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순천만생태공원은 갈대군락 사이로 나무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길은 곳곳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어느 길로 가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고 용산전망대로 이어진다.

갯벌을 지나 야트막한 산자락으로 올라서면 소나무가 무성하다. 길은 능선 위로 올라서 가는 길과 산 옆 자락으로 완만하게 가는 길로 나뉜다. 능선 위로 가는 길은 조망이 좋고, 옆 자락으로 가는 길은 넓어서 걷기에 좋다. 갈 때 올 때 나눠서 걸어도 좋다. 산이라 해봤자 해발 100m도 채 안 되는 높이여서 천천히 걸으면 숨도 차기 전에 전망대에 닿는다. 용산전망대에 서면 드넓게 펼쳐진 갯벌과 갈대밭이 한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에서 많이 보던 S자 곡선의 수로와 그 위로 떠다니는 어선들이 만드는 물길, 갯벌 위에 펼쳐진 갈대와 보랏빛 칠면초의 조화는 완벽한 그림이다.

순천만은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철새 희귀종들이 순천만을 찾아온다.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순천종합버스터미널까지 1일 25회(첫차 06:10, 막차 23:55) 버스가 다닌다. 요금 우등 2만8600원. 3시간50분 소요.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순천만생태공원까지 순천교통 97번과 98번이 1시간30분 간격으로 왕복 운행한다. 문의 순천교통 061-753-6267.

승용차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 순천만나들목으로 나와 벌교·순천만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어 순천만길을 따라 순천만생태공원까지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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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원 월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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