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여행]  꽃 향기에 끌려 다시 찾아가는 섬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문화/생활
[2450호] 2017.03.27
관련 연재물

[여행]꽃 향기에 끌려 다시 찾아가는 섬

손수원  월간산 기자 ad211004@chosun.com

▲ 남도 섬의 봄은 어느 곳보다 빨리 온다. 이즈음 매물도 해품길은 산과 바다뿐만 아니라 동백도 같이 품고 있다. photo 정정현 영상미디어 국장
누군가는 벚꽃이 봄의 전령사라고 말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벚꽃 이전에 봄을 품고 있는 이가 있다. 동백이다. 새색시 연지곤지처럼 새빨간 동백은 하얀 눈을 맞으면서도 봄을 제 몸에 품고 있었다. 그리고 벚꽃과 진달래, 철쭉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전 동백은 조용히 땅에 떨어져 겨울과 봄의 오작교 역할을 끝낸다. 동백을 그냥 떠나보내기가 아쉽다면 지금 섬으로 떠나보자. 초록 나무에 달려 있다가 땅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동백은 겨울의 마지막을 알리는 ‘끝 눈’이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첫 꽃눈’이다. 동백을 비롯한 봄의 전령사들을 맞으며 유유자적 거닐 수 있는 섬을 소개한다. 두 다리로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려 봐도 좋다. 봄은 언제나 등 뒤를 따르고 있다.
   
   
▲ 거문도는 꽃의 섬이다. 동백과 수선화에 유채꽃도 피어 봄을 맞이한다. 4월이 되면 이들은 섬을 떠나기 시작하니 봄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 전남 여수시 거문도
   
   봄은 무뚝뚝하다. 늘 소리 없이 다가오다가 따뜻한 햇살에 잘 키운 꽃을 툭 던지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여수 거문도는 겨울과 봄을 이어주는 새빨간 동백이 머무는 섬이다. 가을부터 4월 말까지 동백이 머문다. 가히 동백섬이라 불릴 만하다.
   
   거문도는 고도(古島)·동도(東島)·서도(西島) 3개 섬으로 이루어졌다. 그중 가장 큰 섬인 서도에는 불탄봉(195m)에서 보로봉(170m)까지 능선을 걷는 길이 있다.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이지만 봄기운이 도는 이즈음엔 동백과 수선화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고도와 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건너 오른쪽에 위치한 덕촌리 마을회관 옆 등산로 안내판 부근이 출발점이다. 이곳부터 불탄봉 정상까지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경사진 바위지대를 지나 중계탑 아래에서 왼쪽으로 가면 동백 숲으로 들어선다. 새빨간 동백은 초록 잎과 대비되어 더욱 강렬하다.
   
   동백 숲을 빠져나오면 능선에 오르게 된다. 불탄봉은 해발은 높지 않지만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섬과 바다의 풍광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불탄봉 정상 억새밭을 지나면 ‘기와집몰랑’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절벽이 펼쳐진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 바다에서 이 절벽을 바라보면 기와지붕 형태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거문도 8경’ 중 하나인 ‘석름귀운(石凜歸雲)’은 이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기와집몰랑을 지나면 ‘거문도 최고 전망대’로 불리는 신선바위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거문도등대가 서 있는 수월산(128m) 쪽으로 이어진 해안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목넘어’에서 거문도등대까지 1㎞ 남짓한 동백숲길은 거제 지심도의 동백숲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울창하고 아름다운 동백길로 꼽힌다.
   
   덕촌리 마을회관에서 불탄봉~수월봉을 거쳐 거문도등대에 이르는 코스는 약 6㎞에 4시간 정도 걸린다. 더 짧게 걸으려면 유림해수욕장에서 능선 갈림목까지 곧장 올라간 다음 신선바위~갈림목~보로봉을 지나 목넘어로 내려오면 된다. 약 2시간 소요.
   
교통
   
   여수여객선터미널(1666-0920)에서 줄리아아쿠아호가 1일 2회(07:40, 13:40) 운항한다. 나로도~손죽~초도~동도·서도를 거친다. 요금편도 3만6600원. 2시간10분 소요. 거문도발 여수행은 1일 2회(10:30, 16:30) 출항. 섬내 교통은 노선버스는 없고 거문도택시(061-665-1681)를이용한다.

   
   
▲ 매물도 해품길은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다. 그 바다에선 눈부신 해와 기분 좋은 바닷바람도 함께 품는다. 오른쪽 우뚝 솟은 봉이 매물도 최고봉(210m)이자 최고의 조망대인 장군봉이다. photo 정정현 영상미디어 국장

   ■ 경남 통영 매물도
   
   매물도는 통영시의 유인도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이웃한 소매물도의 유명세에 가려 찾는 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거친 파도를 뚫고 1시간40여분 동안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섬이다. 3~4월 초 매물도를 찾으면 붉은 동백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 속을 원 없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물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걷기 길인 ‘바다백리길’ 중 제5구간인 ‘해품길’이 있다. 바다(海)를 품은 길, 또는 태양을 품어 섬 곳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해품길은 당금항에서 출발해 해금강전망대를 지나 매물도분교~장군봉~등대섬전망대~꼬돌개~대항마을을 거쳐 당금항으로 되돌아온다. 거리는 6.8㎞이며 3시간30분쯤 걸린다.
   
   해품길에서는 매물도의 해안선과 마을, 산을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다. 또한 매물도의 울창한 동백숲도 지난다. 당금항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공공미술 작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가보고 싶은 섬’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꾸민 것들이다. 마을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해금강전망대가 나온다. 날이 좋으면 거제도의 모습이 바라다보인다. 일출 풍광도 빼어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와 만난다. 1963년 주민들이 직접 지은 학교는 2005년 폐교되었고 지금은 민박 겸 야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학교 앞엔 몽돌해안이 있어 가족 단위로 와서 하룻밤 머물면서 쉬기에 좋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곳곳에서 동백꽃이 터널을 이룬다. 키가 크지는 않지만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고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근처에서 동백을 지키는 것은 다름 아닌 흑염소들이다. 매물도에는 흑염소가 많다. 과거 생계를 위해 방목했던 염소들이다.
   
   옛날 사람들은 매물도를 보고 장군이 타는 군마를 닮았다고 했다. 그래서 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의 이름은 장군봉(210m)이다. 통신사 기지국이 있는 장군봉은 매물도 최고의 전망대다. 장군봉에 서면 통영 욕지도와 사량도, 거제도, 남해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날씨가 맑으면 대마도까지 보인다.
   
   장군봉에서 대항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또 한 번 동백을 만난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키가 크다. 족히 5m는 되어 보인다. 언덕이 바람을 막아주는 덕분이다. 키 큰 나무 터널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새빨간 동백은 매혹적이다.
   
   운치 있는 대숲을 지나면 대항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선 후박나무(경남기념물 제214호)는 매물도의 당산나무다. 300살이 훌쩍 넘는 이 당산목에 소원을 빌면 꼭 한 가지는 들어준다고 한다. 크거나 작거나 소원 한 가지를 꼭 빌고 오자.
   
교통
   
   통영과 거제에서 배가 다닌다. 통영여객터미널(1666-0960)에서 한솔해운(055-645-3717)의 한솔1호와 엔젤3호가 1일 3회(07:00, 11:00, 14:10) 운항한다. 요금 1만7100원. 1시간20분 소요. 거제에서는 저구항에서 매물도해운(055-633-0051)의 매물도 구경1, 3호가 1일 4회(08:30, 11:30, 13:00, 15:30) 출항한다. 요금 9900원. 40분쯤 걸린다. 당금항으로 간 배는 대항항까지 간다.

   
   
▲ 그림같이 아름다운 남해 다도해를 바라보며 걷는 금오도 비렁길. 3코스 매봉전망대 부근은 벼랑을 따라 데크 계단길이 잘 나 있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photo 조선일보

   ■ 전남 여수 금오도
   
   여수 금오도는 ‘절벽의 섬’이다. 어떠한 섬이라도 사방이 절벽일진대 금오도를 유달리 ‘절벽의 섬’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이 절벽을 빼어난 전망대로 활용하기에 금오도만 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방이 바람구멍인 금오도의 절벽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싶어진다.
   
   금오도는 ‘임금의 섬’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금오도는 임금이 사는 궁궐을 짓고 관을 짜기 위한 나무를 길렀기에 백성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는 황장봉산(黃腸封山)이었다. 금오도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인 1885년(고종 22년) 일반인에 개방되었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은 섬은 그야말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곳에 정착한 백성들은 그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포시 기대어 살았다. 지금도 희귀한 식물이 넘쳐나는 울창한 숲과 자연의 돌로 쌓은 담, 우물,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 등은 때 묻지 않은 남도 섬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금오도에는 해안 기암절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이름하여 ‘비렁길’이다. ‘비렁’은 절벽의 순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비렁길은 주민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거나 낚시를 하기 위해 다니던 길을 일컫는다.
   
   비렁길은 2012년 1코스가 개장됐고, 옛길을 다듬어 2014년까지 매년 1개 코스씩 열렸다. 함구미에서 장지까지 이어지는 비렁길은 총 18.5㎞ 길이로 5개 구간(제1코스 함구미~두포, 제2코스 두포~직포, 제3코스 직포~학동, 제4코스 학동~심포, 제5코스 심포~장지)으로 나뉘어 있다. 각 구간은 3.2~5㎞ 정도로, 가벼운 섬 트레킹에 나선다면 2개 구간 정도를 이으면 적당하다.
   
   비렁길은 느리게 가는 길이다. 해안절벽을 따라 에둘러 가고 산 정상으로 곧장 향하지 않고 산허리를 휘감고 돈다. 그러니 성미 급한 사람이라도 다리보다는 눈과 귀를 더 바쁘게 움직이며 섬의 절경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다.
   
   비렁길에서는 볼 만한 것들이 참 많다. 조망이 좋은 곳은 어김없이 전망대가 있다. 1코스의 미역널방, 2코스의 굴방전망대, 3코스의 갈바람통전망대·매봉전망대, 4코스의 사다리통전망대 등에서는 남해바다의 절경을 파노라마로 바라볼 수 있다. 하긴 섬 전체가 거대한 전망대니 굳이 어느 한 곳을 전망대라 할 필요도 없겠다.
   
   초분(草墳)도 볼거리다. 초분은 서남해안의 섬에서 발견되는 묘 형태다.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돌이나 나무 위에 관을 올려놓고 그 위에 이엉이나 풀을 덮어 둔다. 그렇게 2~3년 지난 다음 살이 썩으면 뼈만 거두어 다시 매장한다. 이제는 초분을 만들지 않아 현재 보는 것은 초분을 재현한 것들이다.
   
   섬 곳곳에서 동백꽃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제3코스가 좋다. 출발점인 직포마을에서 갈바람통전망대까지 1㎞ 정도 동백나무 군락지가 이어져 꽃 탐승이 목적이라면 이 길을 걸어 봄 직하다. 매봉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비렁다리’는 좁은 해안절벽을 잇는 다리인데 바닥 중간에 유리를 설치해 발 아래 벼랑의 아찔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교통
   
   백야도 선착장,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돌산신기항에서 금오도로 들어갈 수 있다.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1코스가 시작되는 함구미까지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다. 하루 3회(07:30, 10:50, 14:20) 운항. 35분 소요. 요금 7500원. 차량을 가지고 가려면 백야도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이 편하다. 금오도 함구미까지 하루 3회(06:10, 09:50, 14:20) 운항한다. 요금 1만3500원. 1시간15분 소요. 돌산신기항에서는 금오도 여천항을 오간다. 하루 7회(첫배 07:45, 막배 17:00) 운항. 요금 5000원.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트업 프론티어
나는 체인지메이커다
할리우드통신
우리들병원
6대 온라인 커뮤니티
과학연구의 최전선
마감을 하며
코로나 시대의 식구 정장열 편집장

코로나 바이러스를 뜻하는 새로운 한자를 만든다면 어떤 모양일지 좀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표의문자의 장점을 최대...

주간조선 대학생 기사 공모
주간조선 칼럼마당
기업소식
네이버 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