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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468호]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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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백야의 계절’에 떠나는 북유럽 에코투어

송일봉  여행작가 

▲ 플롬 철도 구간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 하레이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여행지인 북유럽. 하지만 거칠고 험한 자연지형과 악천후가 먼저 연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많은 여행자들은 북유럽을 좋은 여행지로 선택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아름답고 웅대한 자연미에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북유럽에 속한 나라로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는 노르웨이다. 여행자들은 노르웨이를 다녀간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여행 중에 만난 멋진 모습들을 잊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맨얼굴의 자연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유물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물론 노르웨이 외에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에서도 아기자기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북유럽은 겨울이 길고 눈이 오는 날도 많은 편이다. 몇몇 높은 고개에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자동차 통행이 금지될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인다. 따라서 자동차 통행이 자유로운 데다 백야현상이 지속되는 6~8월이 북유럽 여행 최고의 성수기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유럽 여행의 출발지로 많이 선택하는 곳은 핀란드의 헬싱키다. 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로 불리는 아름다운 나라다. 국토의 70% 정도가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으며 호수의 숫자만 해도 약 18만8000여개에 이른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맑은 공기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자원이다. 그 대표적 명소 가운데 하나가 헬싱키 근교에 있는 눅시오국립공원(Nuuksio National Park)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헬싱키를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의 일부 장면이 바로 이곳 눅시오국립공원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헬싱키에서 30㎞쯤 떨어져 있는 눅시오국립공원은 핀란드 특유의 상큼하고 울창한 숲길을 걸을 수 있는 명소다. 높은 산이 없는 핀란드 남부 지방에서 숲이 울창한 구릉지대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헬싱키 사람들은 자연이 그리울 때마다 눅시오국립공원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이들이 말하는 피크닉은 우리가 생각하는 ‘소풍’과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다소 강도가 높은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 속에 온전히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헬싱키 사람들의 피크닉에는 산악자전거 타기와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도 포함된다. 따라서 눅시오국립공원에는 산책을 하기 좋은 탐방로 외에 산악자전거 코스와 트레일 러닝 코스도 조성되어 있다.
   
   
1 눅시오국립공원의 울창한 자작나무숲길을 걷는 탐방객들.
2 뭉크의 ‘절규’ 배경지인 에케베르그 언덕.
3 플롬 선착장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페리보트.
4 웅대한 자연미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피오르.

   눅시오국립공원의 인기 탐방로, 블루트레일
   
   눅시오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들은 산길을 걷다가 배가 고프면 안전지대에 있는 바비큐장에서 불을 피워 간단한 음식을 조리한다. 이때 필요한 장작은 국립공원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적당한 크기의 통나무를 잘게 쪼개는 일은 자신의 몫이다. 관광안내소(Haukkalampi) 근처에 있는 장작 보관창고는 아이들을 동반한 탐방객들에게 장작패기 체험장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눅시오국립공원에는 모두 8개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들 탐방로는 숲길로만 이뤄져 있거나, 호수를 끼고 있거나, 겨울에 찾으면 좋거나, 거의 평지로만 이뤄져 있는 등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탐방로에는 야영이 가능한 작은 캠핑장들이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다. 탐방로 입구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는 눅시오국립공원에 대한 정보와 지도를 제공받을 수 있다.
   
   눅시오국립공원의 경사도는 대체로 완만한 편이며, 일부 습지에는 널빤지를 깔아 놓아 안전한 탐방을 돕고 있다. 곳곳에 색깔별로 표시된 안내판만 잘 따라가면 숲속에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가장 짧은 코스는 1.4㎞, 가장 긴 코스는 7.2㎞다. 이 가운데 레드트레일(Punarinnankierros Trail·2.4㎞), 블루트레일(Haukankierros Trail·3.7㎞), 옐로트레일(Korpinkierros Trail·7.2㎞)은 여름철에 많이 이용하는 탐방로다. 이 가운데 약 1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블루트레일이 가장 인기가 많다. 블루트레일은 자작나무숲, 가문비나무숲, 습지, 완만한 구릉지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야트막한 바위 위에 앉아 ‘고요함과 평화로움’으로 대변되는 잔잔한 호수를 바라볼 수도 있다. 간혹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맨몸으로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다. 탐방로 곳곳에 쓰러져 있는 고사목(枯死木)들은 그 자체가 훌륭한 자연 예술품이다. 탐방객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부분만 제거한 후 숲속의 자연 벤치로 활용하고 있다.
   
   여름날, 헬싱키에서 눅시오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서는 보라색 꽃인 루핀(Lupin)을 많이 볼 수 있다. 길가에 무리를 지어 피어나는 야생화인 루핀은 예전에 핀란드 총각들이 사랑하는 처녀에게 프러포즈를 할 때 사용하던 꽃이기도 하다. 참으로 소박하고 낭만적인 사연이 담긴 꽃이다.
   
   핀란드의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사이에는 유람선인 실자라인이 운항되고 있다. 헬싱키에서의 일정을 마친 여행자들은 대부분 유람선을 타고서 스톡홀름으로 향한다. 헬싱키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다음 날 오전 9시30분 스톡홀름에 도착한다.
   
   1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스톡홀름은 핀란드의 헬싱키와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이어주는 브리지 역할을 하는 도시다. 스톡홀름을 대표하는 에코투어 명소는 스톡홀름 시청사 앞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이다. 현재 스웨덴 국왕이 살고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의 일부 공간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궁전 주변은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자그마한 연못도 있다. 비록 자연적인 숲은 아니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천천히 숲길을 거닐며 여유로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8세기 북유럽 왕실 저택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은 현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 코펜하겐의 콩겐스해브(왕의 정원)

   ‘절규’의 배경지, 에케베르그 언덕
   
   스톡홀름에 이어 찾아갈 북유럽 에코투어 명소는 노르웨이다. 스톡홀름에서 오슬로까지는 기차를 이용하면 여행의 다양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스톡홀름에서 오슬로까지는 기차로 약 5시간30분이 소요된다.
   
   오슬로는 북유럽 에코투어의 전초기지와도 같은 곳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오슬로에서 하루 정도의 일정을 마친 후 곧 바로 노르웨이 피오르를 향해 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오슬로를 떠나기 전에 한 번쯤은 꼭 가보면 좋을 명소가 숨겨져 있다. 그곳은 바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와 관련이 있는 곳인 에케베르그 언덕이다. 해질 무렵 친구와 함께 이 언덕길을 걷던 뭉크가 대표작 ‘절규’를 그리게 된 강한 영감을 얻은 장소다. 하지만 에케베르그 언덕에서는 ‘절규’가 상징하는 이미지인 ‘공포’와 ‘절망’과는 달리 평온한 오슬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오슬로에서 북서쪽으로 370㎞쯤 떨어져 있는 플롬은 북유럽의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려는 여행자들 사이에 꽤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하지만 플롬은 그 명성과는 달리 아주 작은 마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롬’이란 지명이 세계적인 유명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바로 이곳이 피오르 여행의 대표적인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곳 플롬을 가리켜 ‘노르웨이 피오르의 심장’이라 부르고 있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은 독특한 자연환경이다. 그 가운데서도 피오르는 노르웨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자 명물이다. 노르웨이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자연의 결정체 피오르. 그리고 피오르 여행의 가장 아름다운 출발지인 플롬. 이 마을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데는 ‘철도의 최고 걸작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플롬 철도의 영향이 매우 크다. 노르웨이 특유의 아름답고 웅대한 자연미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플롬 철도 여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여행 가운데 하나로 손꼽혀왔다.
   
   
   노르웨이 에코투어의 중심지, 플롬
   
   플롬 철도는 오슬로~베르겐 노선과 연결된 지선이다.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4시간30분쯤 가면 환승역인 뮈르달역에 도착하게 되는데 플롬 철도는 바로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플롬 철도의 총 길이는 20㎞. 당시 터널 1m를 뚫는 데 한 달 정도가 걸렸다고 하니 얼마나 힘든 공사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해발 866.8m 지점의 뮈르달역부터 해발 2m 지점의 플롬역까지는 구불구불한 내리막길로 이뤄져 있다. 평균 경사도는 약 55도. 대략 1시간이 소요되는 이 노선에서 여행자들은 노르웨이의 웅장한 산악미와 자연미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 철도는 1923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40년에 개통되었다. 승객 수송은 이듬해인 1941년부터 시작되었다.
   
   뮈르달역을 출발한 기차는 잠시 후 키오스포센역에 5분간 정차한다. 탑승객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밖으로 나가 93m의 거대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간혹 폭포 중간쯤에서 빨간색 옷을 입은 여성이 나와 1~2분가량 춤을 추기도 한다. 노르웨이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인 ‘훌드라(Huldra)’를 재현하는 것이다. 플롬 철도 구간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마을은 오래된 교회가 있는 하레이나 마을이다. 개울이 흐르는 협곡 한쪽에 10여채의 작은 주택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개울에는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급경사의 산허리와 여러 개의 터널을 지난 기차가 종착역인 플롬역에 이를 무렵, 여행자들의 눈앞에는 예쁜 호수를 연상케 하는 피오르의 끝자락과 아담한 마을이 펼쳐진다. 선착장에는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을 싣기 위해 페리보트가 정박해 있다. 플롬을 출발한 페리보트가 느리게 항해를 하는 동안 여행자들은 페리보트 양쪽에 펼쳐지는 웅장한 노르웨이 피오르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피오르 여행의 목적지인 구드방겐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구드방겐에서 다음 여행지인 베르겐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 베르겐 플뢰엔산 트레킹 코스에서 볼 수 있는 ‘마녀 출입금지’ 안내판.

   베르겐의 에코투어 명소, 플뢰엔산 트레킹 코스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도시는 수도인 오슬로다. 하지만 보다 낭만적인 여행지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라면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피오르 여행의 중심지이자 작곡가 그리그의 고향으로 상당한 매력을 지닌 도시이기 때문이다.
   
   베르겐 시내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산은 해발 320m의 플뢰엔산이다. 정상까지는 자그마한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베르겐의 날씨는 조금 변덕이 심한 편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많다. 그러나 날씨가 좋은 날 플뢰엔산에 오르면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베르겐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플뢰엔산 정상에서 베르겐 시내로 내려올 때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 좋다. 울창한 숲길 곳곳에 ‘마녀 출입금지’ ‘마녀 촬영금지’ 등과 같이 재미난 안내판들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숲길이 끝나는 곳에서는 우리의 북촌마을과 같은 스렌 주택가와 이어진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예쁜 집들을 구경하면서 내려오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북유럽 에코투어의 마지막 여행지는 덴마크 코펜하겐이다. 베르겐에서 코펜하겐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20분이 소요된다. 코펜하겐은 북유럽 여행을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는 곳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도시다. 코펜하겐의 가장 대표적인 녹지공간은 콩겐스해브(Kongens Have·왕의 정원)다. 로젠보르 궁전에 딸려 있는 정원으로 관광객들은 물론 코펜하겐 시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런던의 하이드파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잔디밭 곳곳에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코펜하겐의 여러 명소 가운데서도 도심 속의 멋진 휴식공간인 티볼리공원은 코펜하겐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아름다운 꽃과 숲, 분수가 있는 티볼리공원은 1843년 건축가이자 음악가인 카르스텐센에 의해 설립되었다. 왕궁 근위병 복장을 한 소년음악대, 티볼리 심포니오케스트라, 매일 밤 펼쳐지는 불꽃놀이 등은 티볼리공원이 전 세계에 자랑하는 명물이다. 티볼리공원은 해가 진 후에 찾아가면 더욱 좋다. 조금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혹자는 “세계에서 밤이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라 말하기도 한다.


   
여행 Tip
   
   항공편 인천~헬싱키 구간에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가 매일 1회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약 9시간35분이 소요된다.
   
   여행정보 노르웨이 여행에서 여행자들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이동수단이다. 험한 산악지형과 피오르는 버스의 이동을 상당 부분 제한하고 있어 다른 나라처럼 버스만 가지고는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가족 단위의 단기 여행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여행 프로그램이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이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을 이용하려면 노르웨이의 오슬로 중앙역에서 예약과 발권을 해야 한다. 유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을 경우 오슬로~뮈르달 구간과 보스~베르겐 구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구간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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