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정신병이 그들을 만들었다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앤서니 스토. 글항아리. 1만8000원

강인한 정치가 윈스턴 처칠과 평생을 함께했던 것은 ‘검은 개(black dog)’였다. 처칠이 직접 이름을 붙인 검은 개는 그러나 사실 생물이 아니다. 그가 평생에 걸쳐 맞서 싸워야 했던 우울증을 일컫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정신분석학자 앤서니 스토는 그간 정신분석학에서 우울증이 결핍과 트라우마로만 설명되었던 것에 반박해 ‘처칠의 검은 개’를 분석해 내놓았다.

어린 시절의 애정결핍과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처칠의 우울증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지만 결코 그의 지도력을 해치지 않았다. 직관적인 판단과 좌중을 휘어잡는 말솜씨, 글쓰기 능력 같은 것은 오히려 우울증에서 발현됐다. 프란츠 카프카 역시 조현병을 앓았다. 아이작 뉴턴은 이상성격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정신병적인 부분이 인간의 창의성과도 긴밀히 연결된다는 것이다.

앤서니 스토는 이런 사실을 이미 1980년 발간한 이 책에서 면밀히 검토했다. 위인의 삶에 대한 상세한 서술과 함께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 문학·예술적 소양이 한데 얽혀 있다. 쉽게 읽히는 정신분석학 교양서다.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

이용준. 한울엠플러스. 3만6000원

외교차관보까지 지낸 북한 핵 전문가인 저자가 지난 2010년 펴낸 ‘게임의 종말: 북핵 협상 20년의 허상과 진실, 그리고 그 이후’의 개정판을 내놓았다. 북핵 협상 과정을 빠짐없이 실은 실록(實錄)이자 모든 쟁점을 담고 있는 종합 분석서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마즈다 아들리. 아날로그. 1만5800원

정신과 의사인 마즈다 아들리가 도시와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밝혀놓은 책이다. 베를린, 파리, 도쿄 등 전 세계 대도시를 관찰하고 분석해 도시에서의 삶이 실제로 어떠한지 살펴봤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제안도 함께 실렸다.

어렵지만 가벼운 음악 이야기

마르틴 게크. 재승출판. 1만4000원

최초의 성가에서 재즈와 힙합에 이르기까지 가장 짧고 쉽게 정리한 음악사(史)다. 베토벤, 슈베르트, 바그너 같은 거장들의 삶과 함께 교회음악, 오페라, 록과 블루스 등 각종 음악 장르의 기원을 밝히고 역사적인 흐름을 짚었다.

궤도의 과학 허세

궤도. 동아시아. 1만6000원

팟캐스트 ‘과장창’, 유튜브 ‘안될과학’ 등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해온 ‘궤도’가 그간의 콘텐츠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그는 블랙홀, 양자역학 같은 어려운 과학적 개념을 대중문화, 일상언어를 섞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아프리카, 좋으니까

송태진. 일리. 1만6000원

아프리카 케냐의 TV 방송국에서 PD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여전히 빈곤과 자연의 땅으로만 인식되는 아프리카의 실제 모습을 글로 썼다. 선진국보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케냐, 노르웨이보다 부유한 나이지리아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담겼다.

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연분도련. 세종서적. 1만4000원

20대의 일상과 고민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 연분도련이 자신의 이야기를 묶어냈다. 2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내용에서부터 기성세대가 반성할 만한 사회 초년생의 고민까지 그림으로 그려낸 에세이다.

키워드

#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