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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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찬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를 취재하러 서울 신촌에 있는 연세대 이과대학 건물 내 연구실로 두 번 찾아갔다. 그는 그때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어주었다. 커피 맛이 좋았다. 첫 번째 찾아갔을 때는 25분 정도 만났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예정된 세미나 참석을 위한 출국이 임박해 있어, 그는 분주하다고 했다. 제네바에 다녀온 뒤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박 교수와 논의 끝에 그의 ‘차원’ 연구에 관해 얘기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3차원 공간인가 하는 데 의문을 품고 있다. 3차원 공간 말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차원의 공간, 즉 여분차원(extra dimensions)이 있다고 믿고 있다. 박 교수에게 다음 취재를 위해 읽고 올 만한 책을 물었고,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입자물리학자 리사 랜들 교수의 책 ‘숨겨진 우주’를 추천했다.

2월 12일에 박성찬 교수를 다시 찾아갔다. 그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그림은 여전히 연구실 칠판 한쪽에 붙어 있었다. 왜 파인만인가를 물어봤어야 했는데, 취재가 끝나고 연구실을 나온 뒤에야 그 질문이 떠올랐기에 물어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박 교수에게도 “신을 만나서 한 가지만 물을 수 있다면 무엇을 묻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하나의 질문에 담을 만큼 우리는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원’ 문제에 국한해서 신에게 질문을 한다면, 더 깊은 원리가 있어 시공간 차원인 4차원 외에 더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차원이 자연이라는 돌판에 새겨져 있는 숫자인가 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이론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매개변수(free parameter)가 하나 있는데, 그게 차원 수다. 차원 수 말고는 수학적 정합성에 의해서 그 이론 형태가 결정돼 있다. 차원 수 하나만 결정하면 이론의 모든 면이 정해진다는 말이다. 그러면 차원 수를 우리가 정밀하게 측정해서 결정할 수 있느냐? 물리학자는 그걸 알고 싶어한다.”

박 교수는 “시공간은 큰 차원 4개가 있는데, 이거 말고 작은 차원이 부가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작은 차원은 여분차원이라고도 한다. 그는 “작은 차원은 접혀 있어 안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게 몇 개이고, 크기가 얼마이고, 어떻게 생겼느냐가 이슈다”라고 말했다. 3차원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상의 어느 지점이나 ‘작은 차원’, 즉 ‘여분차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자연계의 힘에는 먼 거리에도 작용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전자기력과 중력이다. 이 두 힘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약해진다. 박 교수는 “힘의 세기가 거리에 따라 약해지는 것과, 공간의 차원이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을 연구실 칠판 위에 썼다.

중력의 크기(Fg)는 두 물체의 거리(r) 제곱에 반비례하고, 두 물체의 질량(m1, m2)에 비례한다는 뜻을 만유인력 방정식은 담고 있다. 박 교수는 “r의 제곱수 2는 ‘3-1’로, 3차원에서 1을 뺀 숫자다. ‘공간 차원 개수 1’이 거리(r)의 몇 제곱인가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에 따르면 “자연의 큰 차원 수가 3인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유인력법칙에 나오는 ‘r의 제곱수 2’는 정확한가? 박 교수에 따르면 인류는 중력의 세기를 정확하게 측정하려고 노력해왔다. 박 교수는 “밀리미터 거리에서의 중력 크기를 측정한 결과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에 나오는 r의 제곱 수 크기가 ‘2’인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짧은 거리, 즉 원자 간에 작용하는 중력 크기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여분차원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중력으로 견줘보면 밀리미터 크기보다 작다는 건 알고 있고, 거기에서부터 플랑크 길이(1.6×10-35m)라고 하는 지극히 작은 크기까지 가능하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수학적으로는 어느 크기나 가능하나, 정확한 크기는 실험을 통해서 언젠가 확인될 일이라고 했다. 여분차원은 특정한 모양으로 시공간에 달라붙어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박 교수는 “여분차원의 가능한 모양을 이론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많이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비-야우 공간과 같은 수학적 구조가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입자충돌실험으로도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충돌입자들 간에 작용하는 중력을 측정할 수 있다면, 입자 충돌에서도 중력현상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박 교수는 15년 전 서울대 물리학과 대학원생 시절과 박사학위 직후인 2002~2006년에 이 연구를 열심히 했다.

“입자충돌실험에서 중력 세기가 거리에 따라 갑자기 변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들여다봤다. 놀랍게도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 말고도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좀 있었다. 당시에 LHC(대형강입자충돌기)가 돌아가면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나는 블랙홀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지는지, 만들어진다면 어떤 신호를 우리가 볼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때 나의 연구를 현재 LHC가 적용해서 실험하고 있다. 블랙홀 찾기를 하고 있다.”

LHC는 2008년에 가동됐다. 가동을 앞두고 블랙홀 논란이 있었다. 블랙홀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 블랙홀이 순식간에 커져 지구를 삼켜버릴지도 모른다며 LHC 가동중지 소송을 낸 사람도 있었다. 이 논란은 근거 없는 것으로 판정됐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는 LHC가 블랙홀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LHC 양성자-양성자 충돌에너지로는 블랙홀 발생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LHC 에너지가 도달할 수 있는 길이에서는 여분차원이 안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LHC보다 훨씬 강력한 입자충돌실험을 할 수 있다면 더 짧은 거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호킹복사(Hawking Radiation)가 블랙홀이 만들어졌을 경우에 내는 신호라고 했다. 호킹복사는 블랙홀 연구자인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2018년 사망)의 1974년 연구다. 호킹은 블랙홀에서 정보가 빠져나올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시간이 무한히 길게 흐르면 블랙홀도 소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블랙홀이란 정보, 즉 물질을 삼키기만 하는 우주의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호킹복사는 이를 뒤엎는 새로운 연구다. 박성찬 교수는 “LHC에서 블랙홀을 보려면 이때 필요한 건 ‘고차원 블랙홀의 호킹복사’”라면서 “이 연구로 2010년 일본소립자물리회가 주는 ‘젊은 이론입자물리학자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06년까지 ‘블랙홀’ 논문 시리즈 세 편을 썼다면서 “가속기에서 만들어진 블랙홀의 호킹복사를 연구한 중요한 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랙홀 붕괴의 문제를 풀다

박 교수는 ‘연구에서 무엇을 발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호킹복사가 어떻게 생겼느냐를 정밀하게 해석했다. 그전까지는 호킹복사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만 했다. 즉 블랙홀에서 에너지가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정도만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실제 구체적으로 정밀하게 해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차원 이상 고차원 블랙홀 연구를 했다. 그가 말하는 입자가속기에서 입자가 충돌해 만들어지는 블랙홀 원리는 이렇다.

“입자 충돌로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면 그 블랙홀은 가만히 있는 블랙홀이 아니다. 입자가 충돌하면서 생겼기에 회전한다. 즉 팽이가 도는 것처럼 각운동량을 가지게 된다. 우주에 있는 블랙홀과는 다르다. LHC에서 만들어지는 이 블랙홀은 생성 직후 붕괴하게 되어 있다. 이 블랙홀 붕괴의 문제를 당시 물리학계는 알고 싶어했다. 그 문제에 도전해서 내가 풀었다. 지금도 LHC가 블랙홀이 붕괴된 흔적을 찾고 있다. 찾는 게 쉽지는 않다. 더 높은 에너지로 가서 확인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현재 CERN은 차세대입자가속기로 100TeV급을 계획하고 있고, 중국도 진행 중이다. 이런 실험에서는 고차원 블랙홀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교수가 LHC에서 또 다른 신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생각해낸 게 ‘여분차원의 암흑물질’이다. 여분차원 속에 큰 물질, 이 경우에는 암흑물질이 들어가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다. 그는 “차원의 크기와 관련해서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건, 여분차원 방향으로 운동량을 갖고 움직이는 입자 상태가 일반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LHC 안에서와 같이 입자의 에너지가 올라가면 여분차원 방향으로 입자가 이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여분차원 안에 뭔가 돌아가는 방향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한다. 입자가 운동한다고 보는 거다. 여분차원에 있는 입자를 3차원 공간에서 보면 정지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입자가 돌고 있다는 건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고,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건 질량이 있다는 뜻이다. 여분차원의 크기가 작을수록, 3차원 공간에서 여분차원 방향으로 움직이는 입자의 에너지, 즉 질량은 커야 한다. 더 작은 길이에는 더 높은 에너지를 가져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양자역학의 설명이다. 여분차원에 들어있다고 추정되는 입자를 칼루차-클레인 입자(줄여서 KK입자)라고 한다. 데오도어 칼루차(1885~1954)는 우주가 3차원 이상으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걸 수학적으로 최초 증명한 물리학자이고, 오스카르 클레인은 스웨덴 물리학자(1894~1977)이다. 박 교수는 “KK입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여분차원 연구의 또 하나의 예측”이라고 말했다.

샤워커튼과 그 표면의 물방울. 커튼은 3차원 물체이나 물방울은 겉면만을 따라 흐르기에 커튼을 2차원 물체로 느낀다. 오른쪽 이미지는 고리 모양의 여분차원이 3차원 공간 위 모든 지점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개념도. ⓒphoto ‘숨겨진 우주’(사이언스북스·2009), 사이언스북스 제공
샤워커튼과 그 표면의 물방울. 커튼은 3차원 물체이나 물방울은 겉면만을 따라 흐르기에 커튼을 2차원 물체로 느낀다. 오른쪽 이미지는 고리 모양의 여분차원이 3차원 공간 위 모든 지점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개념도. ⓒphoto ‘숨겨진 우주’(사이언스북스·2009), 사이언스북스 제공

여분차원을 찾아라!

KK입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KK입자는 질량이 무거운 입자여야 한다. 여분차원에서 돌아다니려면 무거워야 한다. 인류가 무거운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입자가속기이다. “LHC의 입자 충돌 에너지를 더 높여서 충돌시험을 하다 보면 새로운 입자가 나타날 수 있다. 그 입자가 우리가 알고 있는 입자보다 무겁고, 성질은 비슷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빛 입자(광자)가 있고, 그 빛 입자의 KK 상태를 생각할 수 있다. 보통 빛 입자는 4차원 공간에서 돌아다닌다. 하지만 어떤 빛 입자는 그렇게 돌아다니지 않고 여분차원으로 들어가 돌아다닐 수 있다.”

광자는 질량이 없다. 하지만 여분차원 안에 있는 광자는 질량이 있다. 그 무게는 여분차원 크기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무겁다. 이 무거운 광자가 여분차원 안에 있을 것이라는 게 박 교수의 예측이다. 그에 따르면 광자 말고 전자와 같은 다른 입자도 여분차원을 돌아다닐 수 있다면 KK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예측되는 전자 KK입자의 성질은 4차원 전자와 다 같은데 질량만 다를 것이라고 했다.

박성찬 교수에게 LHC에서 KK입자를 찾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 교수가 읽어보도록 추천한 하버드대학 물리학자 리사 랜들의 책에 그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KK입자의 질량이 가속기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크기라면 그렇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말은 여분차원의 크기가 현재 LHC에서 볼 수 있는 크기가 아니라, 그보다 작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박성찬 교수의 여분차원 관련 연구 중 하나는 ‘보편 여분차원(Universal Extra Dimension)’. 이 이론에 따르면 KK광자가 암흑물질 입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무거운 광자, 즉 KK광자의 성질은 암흑물질과 같다. 암흑물질이 가져야 할 성질은 무겁고, 안정돼 있고,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하는 크기가 적당해야 한다는 세 가지다. 박 교수는 “KK 빛 입자가 세 가지를 다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여분차원에서의 암흑물질 연구는 그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2011년 당시 그는 일본 도쿄대학 가시와캠퍼스의 연구소에서 특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여분차원과 관련해 “여분차원이 ‘위계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위계 문제란 ‘중력이 약력에 비해 왜 이렇게 약한가’ 하는 문제이다. 중력은 약력에 비해 크게 약하다. 이와 관련 중력이 여분차원 방향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4차원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중력이 약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런 설명 중 하나가 하버드대학 물리학자 리사 랜들의 모형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여분차원의 크기가 적당한 범위이면 중력이 약한 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LHC는 여분차원을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크기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입자현상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즉 입자충돌기에서 실험을 통해 확인 가능한 모델로 큰 여분차원 모델(Large Extra-Dimension Model)과 랜들-선드럼 모델이 있다”면서 “이 두 모델을 결합해서 내가 만든 게 ‘쪼개진(split) 보편 여분차원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분차원 연구는 2011년에 이론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실험가에게 ‘여분차원을 찾아주세요’라며 공을 넘겼다”고 말했다.

논문 3000회 인용

박 교수의 연구는 주목을 많이 받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아서, 그의 연구가 학계에서 얼마나 주목받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연구, 자랑을 좀 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내 연구는 합해서 총 3000회 정도 인용 횟수가 된다. 블랙홀 관련 논문들이 많이 인용됐다. 1000번 정도. 여분차원의 암흑물질 연구는 1000번 정도 인용됐다”고 말했다. 나는 3000회 인용이 어느 정도 대단한 것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박 교수는 “잘하는 편이죠”라고만 말했다.

박 교수는 2011년 이후에는 “가속기 물리에 한정하지 않고 초기 우주부터, 우주 자체가 실험실이 되는 가능성을 깊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여분차원을 비롯한 새로운 물리학을 찾는 방법으로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인 우주선(cosmic ray)과 암흑물질 연구, 초기 우주의 급팽창 연구(힉스인플레이션)를 하고 있다.

우리 우주가 3차원 공간이 아닐지 모른다는 발상은 ‘끈이론’에서 나왔다. 수학적으로 이론을 만들다 보니, 10차원이라고 생각할 경우에 아귀가 잘 맞아들어갔다. 끈이론은 순수이론이다. 하지만 입자현상론 쪽의 접근은 다르다. 입자현상론자는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론모델을 만든다. 입자현상론자인 박성찬 교수는 “여분차원이 존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자연현상을 바라본다.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도구로서 여분차원을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91학번이다. 대학원에 진학, 송희성 교수에게서 가속기물리를 공부했다. 당시 여분차원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랜들-선드럼 모델이 나왔을 때다. 그는 여분차원의 가속기 현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물리를 선택한 이유와 관련 “지적으로 흥미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리는 어려운 학문이다. 이론물리의 언어가 수학이기 때문이다. 수학의 언어는 일상어로 번역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수학을 등장시키지 않고도, 물리학의 관전자인 내게 일상어로 물리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줬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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