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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1호]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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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지구를 식혀라!2200억 투입 탄산칼슘 뿌린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미국 하버드대 데이비드 키스 교수가 제안한 ‘지구공학(Geoengineering)’ 실험. 탄산칼슘 미세입자 1㎏을 지상 20㎞ 높이 성층권에 뿌려 얼음 반사층을 만들면 땅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차단해 지구를 식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맞서 지구 온도를 떨어뜨리는 혁신적 실험을 계획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응용물리학과 데이비드 키스(David Keith) 교수팀이 그 주인공이다. 인체에 무해한 방해석(탄산칼슘)을 공중에 뿌려 햇빛을 막으려는 게 그들의 계획이다. 이들이 하려는 실험은 대체 어떤 기술일까. 그리고 그것은 실행 가능할까.
   
   
   올여름 태양 가리는 첫 실험 시작
   
   지난 3월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금 상승하고 있는 지구 온도의 절반만 억제해도 지구의 0.4%만 기후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키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실었다. 그와 함께 올 상반기에 키스 교수팀과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이 세계 최초로 실제 지구 환경에서 소규모 ‘지구공학(Geoengineering)’ 검증 실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구공학은 지구 생태계나 기후순환 시스템을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통해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햇빛을 가려 지구 온도를 낮춘다거나, 이산화탄소를 대량 포집해 온실가스를 없애는 등의 기술이다. 현재 지구공학의 최우선 해결 과제는 햇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지구가 태양빛을 반사하는 비율을 높여 온난화와 온실가스 효과를 반감시키는 방안이다.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관측 이래 네 번째로 뜨거웠다. 지난해만 ‘반짝’ 더웠던 게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에서 볼 때 지구 평균 기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1750년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 온도가 섭씨 1도가량 높아진 상태다. 이대로라면 지구 평균 온도가 2100년까지 0.5도 이상(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 1.5도)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도 비관적이다. 2017년 기준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 또한 403ppm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에 비해 무려 45% 높아진 수치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도저히 지구 기후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런 노력만으로 지구온난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 환경과 기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는 것일까. 이러한 절박함 속에서 등장한 기술이 바로 ‘지구공학’이다.
   
   키스 교수팀과 국립해양대기관리청은 올여름 거대한 풍선을 상공에 띄워 빛을 잘 반사하는 탄산칼슘 미세입자 1㎏을 지상 20㎞ 높이 성층권에 뿌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로 1㎞, 세로 100m의 얼음 반사층을 만들어 땅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차단해 지구를 식힐 예정이다. 실험 과정에서 연구팀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이 얼마나 줄어들고, 온도는 얼마나 변화하였는지 측정하게 된다. 또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미세입자와 대기 중 화학물질이 결합하는지 등의 상호작용도 관측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2000만달러(약 2200억원)가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라 향후 지구공학 발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적도 남위·북위 10도 상공에서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뿌리면 대기가 극지방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전 지구에 적당한 양이 분포된다. 성층권에 뿌려진 탄산칼슘은 2년 정도만 잔류하기 때문에 양을 조절하거나 통제하는 일도 가능하다.
   
   
▲ 데이비드 키스 하버드대 교수

   화산 폭발 효과에서 착안
   
   연구팀의 지구공학 아이디어는 과거 ‘화산 폭발 효과’에서 착안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공룡의 대멸종을 이끈 빙하기는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하늘을 뒤덮어 햇빛을 차단하면서 온도가 떨어져 도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실제로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약 2000만t의 이산화황이 성층권으로 분출돼 햇빛을 10%나 가렸는데, 그로 인해 3년간 냉각 효과가 지속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0.5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실험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지구공학은 기후변화를 막을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온실기체 배출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법에 비해 변화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자연재해 피해액의 100분의 1의 비용이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또 탄산칼슘은 오존층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키스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화학 용액으로 주변 공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제거 지구공학 기술은 최근까지도 가장 값비싼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구공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기후시스템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햇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할 경우, 특정 지역에 한해 국지적 실험을 한다 해도 지구 전체의 기후시스템에 부작용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가령 장기적으로 일사량이 줄 경우 지구의 물 순환 패턴이 바뀌면서 강수량이 불균형해져 곳곳에 기상이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기후가 바뀌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나비효과다.
   
   실제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의 사례도 이 같은 우려를 입증하고 있다. 당시 화산이 폭발했을 때 지구의 온도는 떨어졌지만 이듬해 남아프리카는 20%, 남아시아 지역은 15%가량 강우량이 줄었다. UN에 따르면 이 대가뭄으로 인해 1억2000만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국제적으로 지구공학을 관리할 규제안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키스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공학의 부작용도 없고 기후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방법도 처음 계산해봤다. 지구공학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한 것이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나타났다. 탄산칼슘을 성층권에 뿌려 햇빛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온도 상승을 절반 수준으로 억제하면 강수량의 불균형을 없애면서도 허리케인의 강도 또한 85% 이상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스 교수뿐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도 수년 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지구공학을 꼽아왔다. 1970년대에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기후학자 월리스 브로커 박사(Wallace Broecker·지난 2월 작고) 역시 말년에 이산화탄소 포집 등 부작용이 적은 방식의 지구공학에 관심을 쏟아왔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신에 대한 도전’으로 비난받았던 지구공학. 키스 교수팀의 검증을 거치고 나면 기후변화를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 옵션(선택)이 우리 손에 쥐여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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