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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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영욱 교수(천문우주학)는 지난 6월 12일 “암흑에너지는 없다. 나는 우주에 암흑에너지가 없다는 쪽에 베팅을 하겠다.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증거에 따르면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연세대 연구실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1998년 두 미국 연구팀의 발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관측 자료를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들은 암흑에너지를 발견한 게 아니고, 천문학에서 ‘표준촛불’로 불리는 1a형 초신성의 밝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더 멀리 있는 표준촛불, 즉 나이가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은 표준화된 밝기 자체가 더 어두울 수 있다는 광도진화 효과를 생각하지 못했다. 때문에 우주가 급팽창하고 있다고 잘못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의 말은 충격이다. 암흑에너지 부정은 현대 우주론에 도전하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이 교수는 2016년 초신성의 광도진화 효과를 암시하는 논문을 처음 냈다. 이 교수는 “그때에는 표현을 완화하고 조심스럽게 논문을 썼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추가 관측을 해서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했다. 광도진화 효과를 보정하면 암흑에너지의 증거는 대부분 사라진다는 논문 작성이 거의 다 끝났으며 조만간 학술지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급팽창 이론은 잘못 해석한 결과

현대 우주론은 우주에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에너지가 있다는 전제 위에 구축되어 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물질-에너지 총량 중 70%를 차지한다고 얘기된다. 나머지 30%는 ‘물질’이다.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21년 전에 나왔다. 1998년 1월 8일 미국천문학회(AAS) 연례행사가 열린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솔 펄머터)과, 하버드대학(브라이언 슈미트, 애덤 리스) 두 팀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우주가 가속팽창 중인 걸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우주가 시간이 갈수록 빨리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주는 영원히 팽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십억 년 전부터 시작한 걸로 보이는 우주 급팽창의 원인은 정확히 알지 못하며, 미지의 에너지가 그 배후에 있는 것 같다는 식으로 말했다.

당시 우주 급팽창론을 내놓은 건 미국 동부와 서부의 최고 명문대학에 소속된 연구자들이었다. 이 두 팀이 각각 연구하고 같은 날 내놓은 똑같은 결과는 학계를 충격으로 몰고 갔다. 당시는 새천년, 즉 뉴밀레니엄을 맞아 약간 들뜬 시기였고, 그때까지 천문학계의 주류는 우주가 ‘정상팽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팽창이란 완만한 속도로 우주가 팽창하는 걸 말한다. 우주론 연구자는 빅뱅과 그 뒤의 급팽창으로 우주가 폭발적으로 커졌으며, 그 대폭발의 힘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약해지기는 했어도, 그 여력 때문에 우주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빅뱅의 힘이 약해지면 우주는 어느 시점부터는 수축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런데 버클리대학과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새로운 우주 관측 결과는 우주의 운명에 대해 전혀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세계 천문학계에 도전장

암흑에너지에 의한 우주 가속팽창론은 이후 학계의 새로운 표준모델로 급속히 자리 잡았다. 이 이론은 2011년 노벨위원회도 인정했다. 그 결과 버클리대학 팀을 이끌었던 솔 펄머터(현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교수), 하버드대학 팀 소속인 브라이언 슈미트(현 호주 국립대학 교수)와 애덤 리스(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의 한 천문학자가 이 모두를 부정하는 연구로 학계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영욱 교수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싸움은 쉽지 않다. 학계의 누구도 이런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암흑에너지가 70%라는 가정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1980년 학번으로 미국 예일대 박사(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허블 펠로(1990년)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최고 학술지인 미국천체물리학저널, 네이처, 사이언스에 수도 없이 많은 논문을 써왔다. 그렇기에 그의 주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교수는 “내가 예일대학에 있으면서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주장을 했다면 세계가 주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는 학자로 내 이름 다음에 ‘서울, 한국’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기 때문에 주장의 파급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이 싸움을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주가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팽창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미지의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미국 연구자들의 주장은 소위 ‘표준촛불(standard candle)’ 연구에서 나왔다.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팀과 하버드대학 팀 역시 ‘표준촛불’인 초신성을 연구했다.

이 교수는 표준촛불이 어떻게 천체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 도구가 되는지를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시골 동네 가게에서 초롱불을 판다고 하자. 이 초롱불은 한 종류여서 밝기가 모두 같다. 이 초롱불을 사가지고 가서 사람들은 저녁에 불을 밝힌다. 가게에서 보면 초롱불이 어둡게 보이는 집이 있고, 환한 집이 있다. 가게 주인은 초롱불 밝기가 왜 달리 보인다고 생각하겠는가. 그건 초롱불을 밝힌 집들의 거리가 멀고 가깝기 때문이다. 초신성이 바로 초롱불이다.”

초신성은 새로운 별, 즉 ‘신성’인데, 아주 환하다. 그래서 초(超)신성이라고 불린다. 밤하늘에 나타났다가 오래지 않아 사라진다. 백색왜성이라는 별이 포함된 쌍성계나, 질량이 태양보다 큰 별은 노년기에 접어들면 요란한 폭발을 일으키며 밝게 빛난다. 초신성 중에서 특히 1a형 초신성의 경우, 초신성이 만들어지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표준화 과정을 거치면 밝기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

이영욱 교수는 “표준촛불의 밝기가 항상 같다고 생각한 전제가 잘못됐다. 가게에서 파는 초롱불은 언제나 밝기가 같다고 잘못 생각했다. 초롱불 밝기가 다를 수 있다. 미국의 두 팀이 본 초롱불은 원래 밝기가 조금 어두울 수 있다. 더 멀리 있어서 어둡게 보이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그가 지도하는 학생 두 명이 지난 8년간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과거 우주에서는 항성 종족이 젊다. 항성들의 고유 밝기가 달라야 한다. 표준촛불이 0.2등급 어둡게 보인다. 하버드와 버클리의 두 팀은 ‘항성 종족’의 나이 차이를 무시했다. 그들이 쓴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니 ‘광도진화 효과는 무시할 만하다’라고 써놓았다. 이것이 잘못이다. 광도진화 효과를 무시하면 안 된다. 광도진화 효과란 표준촛불이 과거에는 어둡고, 지금은 밝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쪽 전문가가 아니다. 또 그들은 초신성이 폭발한 은하를 겨우 20여개 조사했으며, 그 방법도 간접적이었다. 우리 팀은 70개 은하를 대상으로 보다 직접적으로 조사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칠레를 20번 이상 관측하러 갔다.”

이 교수에 따르면, 먼 은하에 있는 표준촛불이 생각보다 더 먼 거리에 있다고 그들은 잘못 해석했다. “이 모든 게 잘못이다. 광도진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노벨상이 그들에게 나간 것이다. 그들이 발견한 건 광도진화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와 강이정 박사, 김영로 박사 세 사람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 “암흑에너지는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관측은 지난해까지 종료됐으며, 현재 논문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우리 연구 결과는 97% 신뢰 수준에서, 광도진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고 나면 암흑에너지는 없다고 주장한다. 암흑에너지가 있다고 해석할 만한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미국 천문학자와 물리학계는 ‘우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팽창하고 있으며, 그 뒤에는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버클리대학 팀과 하버드대학 팀의 의견을 왜 쉽게 받아들였을까? 이영욱 교수는 “미국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두 대학 소속 연구자가 같은 견해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천문학계의 목소리가 전통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노벨위원회가 발표로부터 10여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인정하며 노벨물리학상을 연구자 세 사람에게 수여했기 때문에 더 쉽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국제 천문학계는 이영욱 교수 팀의 새로운 주장에 귀를 기울일까. 이 교수는 “논문을 미국천문학회(AAS) 학술지에 제출하면 게재가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령 2016년에 첫 번째로 낸 암흑에너지 관련 논문은 매우 톤을 낮췄음에도 지금까지 인용이 4~5회밖에 안 됐다. 거의 무시됐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은 추가적인 관측 증거에 기반해서 주장을 분명하고, 더 강하게 썼다. 미국천문학회 학술지가 게재를 거부하더라도 다른 좋은 저널에서 받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암흑에너지는 없다, 우주는 가속팽창하는 게 아니다’는 주장을 천문학계 전체가 외면하고 있을까. 이 교수에 따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교수에게서 박사학위를 받은 두 사람이 얼마 전 일자리를 찾았다. 강이정 박사는 칠레에 있는 제미니망원경으로 연구하러 갈 예정이고, 김영로 박사는 프랑스 리옹에 일하러 갔다. 이영욱 교수는 “프랑스 리옹 연구자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그들이 암흑에너지는 없을 수 있다는 우리 주장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김 박사를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는 파이터다. 암흑에너지 말고 다른 싸움터가 또 있다. 그에게 인터뷰 요청 이메일을 보내자 그는 답장에서 “이탈리아에서 열렸던 학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나는 이 교수를 만났을 때 이탈리아에서 벌어졌던 논쟁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그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에서 ‘구상성단(球狀星團)과 은하형성’ 학회가 열렸는데 그곳에서 우리은하 중심부에 X자형의 거대구조가 있는지 없는지와 관련해 격론을 벌였다고 했다. 그가 볼로냐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제목이 ‘벌지전투(Battle of the Bulge)’였다. ‘벌지전투’는 2차대전 당시인 1944년 12월과 1945년 1월까지 벨기에와 프랑스 북동부에서 벌어졌고, 독일의 마지막 주요 공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영욱 교수가 벌이는 ‘벌지전투’의 ‘벌지’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도톰한 구 모양을 가리킨다. 우리은하 중심부의 도톰한 구조를 천문학자는 한국어로 ‘팽대부’라고 하고 영어로 ‘벌지(bulge)’라고 부른다.

이영욱 교수는 “볼로냐에서 싸우고 왔다”면서, 우리은하 중심부의 모양을 둘러싸고 자신이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으려 한다고 했다. 벌지전투는 현재 격하게 진행 중이며, 그의 세 번째 패러다임 뒤집기 시도라고 했다. 그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싸움에 관해 나는 물어볼 새가 없었다. 그의 세 번째 싸움인 ‘벌지전투’와, 이제 시작한다는 네 번째 싸움 내용을 파악하기도 바빴기 때문이다.

이영욱 교수가 이탈리아 볼로냐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 이미지. 영화 ‘벌지전투’(2018) 포스터 이미지를 사용했다. 벌지전투는 2차대전의 큰 싸움이다. 이 교수도 ‘벌지(bulge)’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 교수의 ‘벌지’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구조물. 우리은하 중심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느냐를 둘러싸고 이 교수는 학계 주류에 도전하고 있다.
이영욱 교수가 이탈리아 볼로냐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 이미지. 영화 ‘벌지전투’(2018) 포스터 이미지를 사용했다. 벌지전투는 2차대전의 큰 싸움이다. 이 교수도 ‘벌지(bulge)’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 교수의 ‘벌지’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구조물. 우리은하 중심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느냐를 둘러싸고 이 교수는 학계 주류에 도전하고 있다.

벌지전투와 관련, 학계는 우리은하 중심부에 X자 모양의 거대한 구조가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외계인이 있어 우리은하를 옆에서 본다면 X처럼 보일 것이라는 이론인데 2010년쯤 나왔다”고 말했다. X자 거대구조의 크기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절반까지 확장되어 있다고 본다. 이 교수가 컴퓨터 모니터에 보여주는 이미지는 거대한 X자이고 별들이 가득 찬 구조가 우리은하 중심부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현재 학회에는 이와 관련한 논문 150편이 나와 있다. 우리은하 중심부에 대한 새로운 관측을 했는데, 관측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X자 거대구조 이론이 나왔다고 했다. 미국 카네기연구소의 앤드루 맥윌리엄, 컬럼비아대학의 멜리사 네스, 호주국립대학의 켄 프리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오트윈 게하드 등이 주요 연구자다.

이 교수는 “천문학에서는 ‘형성 기원’이 최고다. 이를 밝히면 가장 명예스럽다. 더구나 다른 은하도 아니고, 우리은하의 구조와 형성 기원에 관한 문제가 아닌가”라며 이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은하와 관련해서 학자들이 잘 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학계의 표준이론이 틀렸다는 걸 4년 전에 알아냈다. 분석해 보니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몇 년 전 X자 거대구조는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 천체물리학저널에 제출했다. 저널 측은 처음에는 보완을 몇 차례 요구해왔고, 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느라 이 교수는 밤 2시까지 작업하는 날이 많았다. 마지막 순간에 저널 측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게재 불가를 통보했다. “지금까지 200편 넘게 논문을 냈는데, 그때가 게재를 거절당한 첫 번째 논문이었다. 거절당하는 논문은 대부분 수준 미달이다. 그런데 나는 그때 진짜 훌륭한 논문이 거절당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거절당해서 나는 명예롭다. 그 이유는 우리 팀이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패러다임 변화에 국제학회는 격렬히 저항하는 법이다. 내가 갈릴레이는 아니지만, 갈릴레이가 천동설을 믿는 학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했을 때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생각해 보자. 그는 견해를 바꿀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을 요구받았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발견을 하면 상을 받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을 당한다. 요즘은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으나, 기존 학설을 바꾸기는 여전히 어렵다. 정말 어렵다. 한 세대가 퇴장하기 전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교수는 당시 미국 저널이 거절한 논문을 영국 왕립학회지에 보내 결국 2015년에 게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때 논문은 순수한 이론 논문이었다. 이 교수 팀은 이후 증거를 찾기 위해 꾸준히 관측을 했고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에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관측 논문 두 편을 냈다. 미국천체물리학저널은 이때는 논문을 게재한 것은 물론 주요 논문으로 선정해서 내용을 심층 소개하는 기사를 곁들였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은하 중심부를 관측하면 두 그룹의 별들이 보인다. 천문학 용어로 ‘HR도’라는 게 있다. 별의 표면온도와 광도(밝기)라는 두 개의 변수를 놓고 별을 분류하는 그래프이다. 이 HR도상에 우리은하 중심부의 별들을 놓으면 밝기가 0.5등급 밝은 별 그룹과, 그렇지 않은 별 그룹이 있다. 별들의 밝기가 다른 건, 밝게 보이는 건 가깝게 있고 어둡게 보이는 건 멀리 있기 때문이라고 학계의 주류는 해석한다. 지구 방향에서 먼저 보이는 그룹은 밝게 보이고, 뒤에 있는 그룹은 어둡다. 이걸 전체적으로 보면 X자 거대구조라고 학계는 생각한다. 이 교수 생각은 다르다. 두 개 그룹 별들의 밝기가 같다고 학계는 잘못 보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두 개 별 집단에 속한 별들 밝기가 다른 것이지, 멀리 있고 가까이 있어 밝기가 다르게 보이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니 X자 구조는 없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이 교수의 말은 놀라웠다. 그는 “우리은하의 구조와 형성 기원을 둘러싼 싸움을 앞으로도 치열하게 벌여야 한다. 추가 관측을 해서 주장을 더욱 뒷받침할 것이다. 암흑에너지 싸움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다. 그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한 천문학자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골리앗들에 대항해 싸우고 있었다. 승자는 누구일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싸움의 결과가 몹시 궁금하다.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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