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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특집 집중분석 | 커버스토리]  에펨코리아, 해외축구 사랑하는 ‘새벽족’들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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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80호]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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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집중분석 | 커버스토리]에펨코리아, 해외축구 사랑하는 ‘새벽족’들의 성지


   에펨코리아(이하 펨코)는 10월 기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중 ‘디시인사이드’ ‘루리웹’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자들이 많다.(동시접속자수 기준) 사이트 운영진에 따르면 평일 새벽 동시접속자수만 약 3만6000명에 달한다.
   
   펨코는 ‘FM코리아’를 한글로 번역해 줄인 말이고, FM은 풋볼매니저(Football Manager)라는 게임의 약자다. 본래 2008년 10월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인 풋볼매니저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생겨났지만, ‘유머 갤러리’ 등 게임과 상관없는 여러 게시판이 생기고 유입 인원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사회 각 분야를 망라하는 대형 종합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펨코에서 이용자들로부터 추천을 많이 받은 게시물을 일컫는 ‘포텐 터진’ 게시물은 기본 조회수가 4만뷰 내외로, 웬만한 언론사 홈페이지 게시물보다 높다. 조회수가 10만뷰를 넘어서는 게시물도 있다.
   
   펨코는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의 전형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웹 분석 사이트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10월 23일 기준 에펨코리아 이용층의 76.96%가 남성이었고, 23.04%가 여성이었다.(데스크톱·모바일 합산 기준) 10명 중 8명 가까운 이용자가 남성인 셈이다. 이용 연령층은 25~34세가 32.01%로 가장 많았고, 18~24세가 23.55%, 35~44세가 20.67%였다.
   
   
   80% 가까이가 남성 이용자
   
   이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풋볼매니저가 발매된 지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주로 방문하는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축구게임으로부터 태동한 커뮤니티답게 펨코 이용자들의 주 관심사는 축구다. 운영진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오전 12시53분 기준 에펨코리아의 전체 사용자는 총 3만5908명으로, 이 중 대부분이 ‘해외 축구’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유머’ 등의 게시판을 이용하고 있었다. 운영진 측은 “롤드컵(게임 ‘롤’의 월드컵이란 의미) 이슈가 있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평소보다 게임 ‘롤’과 관련한 유입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월 23일 펨코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축구선수 ‘손흥민’이었다. 전날 새벽 손흥민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세르비아 축구팀 즈베즈다와 맞붙어 2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글이 ‘포텐 터진’ 게시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커뮤니티에서 특이한 점은 국내 축구 리그인 ‘K리그’보다는 해외 축구 리그 경기 관련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는 점이다. 특히 대부분은 해외 축구 경기이기 때문에 새벽에 올라오는 글이 많은 편이다.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의 주요 축구 경기가 열린 다음날 아침에 들어가면 해외 축구 관련 내용이 ‘포텐 터진’ 게시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축구 팬들이 K리그보다 유럽 등 해외의 축구 경기를 더 선호하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머 관련 글의 인기가 높은 편이라는 점도 펨코와 같은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특성이다. 펨코의 경우 일반적으로 ‘포텐 터진’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글의 3분의 1가량을 유머 관련 글이 차지한다.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페미니스트에 적대적이라는 점도 펨코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요즘 이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도 자주 언급된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 작가 조남주씨가 출판한 베스트셀러 책을 원작으로 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의 애환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을 받지만 남초 사이트에서는 “성편향적인 책”이라며 격렬한 비판을 받고 있다. 네이버 영화 코너에서도 남성들은 이 영화 평점으로 10점 만점에 1점만을 주는 등 혹평을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커뮤니티는 왜 남초 특성을 지닐까. 이에 대해 커뮤니티 사이트를 전문으로 모니터링하는 네이버의 한 관계자가 내놓은 분석을 들어보자.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는 개방성을 핵심 특성으로 한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글을 읽을 수 있어야 조회수가 높아지고 콘텐츠가 널리 퍼진다. 반면 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이다. 이용이 개방적인 커뮤니티의 경우 여성 이용자가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밝히면 남성들의 성희롱이 빈번히 발생해 여성 이용자들이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맘카페’에서도 남자들이 ‘수유 아르바이트 하실래요’라는 식의 쪽지를 보내고, ‘다이어트 카페’가 공개되어 있으면 여자들이 다이어트 사진 찍은 것을 캡처해 퍼다 나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기에 혼자 사는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여초 커뮤니티는 점점 폐쇄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후방주의’ 게시물들
   
   남초 커뮤니티이다 보니 ‘19금’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펨코 이용자들은 노출사진이나 성적인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올릴 때 흔히 게시물 앞에 ‘후방주의’라는 단서를 붙인다. 요즘에는 자음만 따서 ‘ㅎㅂ’이라고도 한다. ‘게시물을 클릭할 경우 뒤에(후방에) 누가 있는지를 미리 유의하라’는 안내어다. 사무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게시물을 클릭했다가 노출 사진이 나오면 사용자가 민망해질 경우를 대비한 ‘친절한’ 안내다. 이 같은 안내 방식이 워낙 유용하기 때문인지 지금은 대부분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될 정도로 보편화된 은어다. 펨코에서 이런 게시물은 ‘수용소’라는 게시판에 모여 있는데, 이 게시판 게시물을 읽으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펨코는 그간 일반적으로 정치색이 강하지 않은 커뮤니티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최근 펨코 이용자들의 대다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과 관련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20대에서 30대 초반 이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이 커뮤니티의 특성에 비춰보면, 조 전 장관 관련 논란이 20대와 30대의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크게 건드렸다고 볼 수 있다.
   
   펨코는 일베 등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격한 회원 관리 방침을 정해놓고 운영하고 있다. 정치 관련, 특정 사이트 언급, 반사회적, 성적인 내용, 욕설이 들어간 닉네임을 금지하고, 네이버 메일로만 가입할 수 있다. 비속어나 타유저 유사 닉네임을 사용할 경우 영구 차단된다. 메일로 인증한 뒤 휴대폰 번호로도 인증해야 한다. 펨코를 이용하는 이들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게시물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지만, 게시물을 올리거나 ‘포텐 올리기(게시물 추천)’ ‘방출(게시물 비추천)’ 등의 행동을 하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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