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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특집 집중분석 | 커버스토리]  일베, “그래도 일베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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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80호]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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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집중분석 | 커버스토리]일베, “그래도 일베가 주목받는 이유”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일부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출발한 ‘일베저장소’(이하 일베)는 회원들의 반사회적인 발언과 기행(奇行), 극우 성향으로 논란의 중심에 자주 서왔다. 하지만 현재는 사용자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예전의 ‘악명’을 더 이상 떨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베의 전성기는 2014~2015년으로, 이때 동시접속자수는 현재의 ‘에펨’과 비슷한 3만명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만명 내외로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2012년 대선 즈음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일베가 외부에 악명을 크게 떨친 계기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이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일베 이용자들은 집회를 여는 세월호 유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고 희생자를 비하해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일베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2011년 5월 게시판을 처음 연 일베는 5년 이상 악명을 떨쳐왔다. 하지만 최근의 일베는 온라인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베의 영향력이 예 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 지도 이미 2년 이상이 됐다. 2016년 하반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기존 일베 이용자들 내부에서도 노선이 많이 갈리면서 일베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사모’로 대표되는 중장년층 정치게시판 이용자가 다수 유입되면서 대다수 이용자들을 떠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극우 안 해도 문재인 비판 사이트 많아져”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까지 일베를 이용하다가 현재는 다른 중도 성향 사이트 ‘엠엘비파크’를 주로 이용하는 32세 남성 A씨의 말을 들어보자.
   
   “극우 성향으로 인해 내분이 생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사실 세월호 유족 앞에서의 ‘폭식 투쟁’ 같은 것은 일베 사용자들끼리는 내부에서 서로 응원도 많이 했다. 실제로 일베 사용자들이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다. 내가 알기로는 일베에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됐다’며 ‘인증샷’을 올렸다가 임용 취소가 되거나 회사에 합격하고도 ‘인증샷’을 올렸다는 이유로 합격 취소가 된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 내가 아는 동생도 일베에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글을 올렸다가 노무현재단에 고소당해서 벌금 80만원이 나왔다. 재미로 보는 것하고는 달리 실제로 고소를 당하면 스트레스가 크지 않나.”
   
   A씨는 “일베가 유명해지고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오히려 사용자들이 움츠러든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베의 반사회적 성격이 널리 알려지고 지탄을 받으면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이로 인해 일베 이용자들이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면서 일베를 떠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지탄받은 ‘박카스 할매’ 글이다.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에서 한 40대 남성이 일명 ‘박카스 할머니’로 불리는 노인과 성매매를 한 뒤 몰래 알몸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일베에 유포됐는데, 이는 일베가 다시 한번 크게 지탄받는 계기가 됐다. 서초구청 공무원이었던 가해자는 이후 해임 등 중징계 처분에 형사처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올해 일베를 떠난 31세 남성 B씨의 설명도 비슷하다. 그는 “일베에 많이 있었던 ‘정보글’이 줄어든 것”을 일베 탈퇴 이유로 꼽았다. “요즘 정게(정치게시판)는 내용이 항상 비슷해서 뻔하다. 게시물도 많이 줄어서 볼 만한 게 없다. 하지만 일베가 유명해지고 사용자들끼리 고소하는 일이 최근 6개월간 빈발했다. 이 과정에서 동시접속자가 줄어들고 ‘정보글’도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정보글을 보러 들어갔는데 이용자가 많지 않다면 들어갈 이유가 없다.”
   
   일베의 특징은 사용자 간 욕설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회원명에 욕설, 비속어 등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일반적인 커뮤니티와 달리 일베는 이를 규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베에서는 다양한 욕설이 적힌 이용자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베의 이 같은 특징을 두고 “일베가 인터넷상의 해우소(解憂所) 같은 역할을 한다”며 “일베를 폐쇄한다면 기존 이용자들이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일베를 꾸준히 이용하다 ‘엠엘비파크’로 주 커뮤니티를 옮긴 29세 남성 C씨도 비슷한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내가 일베를 했던 이유는 보수 성향의 정치적 의견을 가진 사람이 비난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조국 사태로 인해 엠팍 등 다른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의견이 커졌고, 이로 인해 굳이 극우 성향인 일베를 하기보다 일반적인 커뮤니티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C씨는 “굳이 주변 시선을 조심하며 일베를 하기보다 다른 진영과 논쟁도 가능한 엠팍으로 넘어갔다”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욕설과 혐오 코드 속에 ‘성소수자 게시판’
   
   현재도 대부분의 일베 이용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스스로 “나 일베 한다”고 외부에 밝히기를 꺼린다. 일베는 ‘지역 혐오’ ‘여성 혐오’ ‘장애인 혐오’ 등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 코드를 거리낌 없이 방출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전부터 꾸준히 비하하고 희화화해오면서 일베를 이용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
   
   일베를 이용하는 이들이 놀라워하는 점 중 하나는 극우 성향, 약자와 소수자를 혐오하는 이 커뮤니티의 문화와는 달리 ‘성소수자 게시판’이 있다는 점이다. 여성, 장애인 등 약자와 소수자를 혐오하는 코드로 점철된 이 커뮤니티의 정체성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베의 성소수자 게시판을 이용하려면 회원가입을 해야만 한다.
   
   일베를 운영하는 주체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일베를 소유하고 있던 주식회사 이슬네트웍스는 지난 4월 ‘아이비씨’로 상호를 바꿨다. 등본상에 기재된 본사는 대구 수성구에 있다. 일베에 올라오는 게시물과 관련한 고소·수사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을 보면 일베 운영진 측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꾸준히 소통, 협조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도 있다. 방심위에 따르면, 일베에 올라온 게시물에 대한 방심위의 불법 정보 시정 요구는 2014년 636건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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