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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6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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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나노물리학자 박홍규 고려대 교수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를 만나러 가던 지난 1월 17일, 그가 쓴 논문이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걸 알았다. 박 교수는 이날 아침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미국 최고의 과학학술지에 게재됐음을 알려왔다. 박 교수는 고려대 연구실로 찾아간 내게 “나노광학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지금도 절반은 그 연구를 하고 있다”며 나노광학과 이날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내용을 잠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나노물질에 빛이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 빛이 특이하게 행동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나노광학의 출발이다. 나노물질은 100~수백㎚(나노미터는 10-9미터) 크기다. 빨간색 빛의 파장이 700㎚이니, 나노물질은 그보다 크기가 작다. 박 교수는 “빛과 나노물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광학자가 하고 싶은 게 있다. 원하는 방향과 위치로 보내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빛을 가둬놓은 게 레이저다. 그리고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거울을 좀 나쁘게 만들면 빛이 새고, 그게 우리가 쓰는 레이저 포인터”라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에 논문 세 번 실은 스타 학자
   
   박홍규 교수는 레이저를 잘 다룬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빛 가두기를 잘한다. 빛을 가두고 그 안에 어떤 물질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밖으로 나오는 빛의 색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비선형물질을 넣으면 빨간색 빛이 파란색 빛으로 변해 나올 수 있다. 박 교수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알루미늄과 갈륨, 비소 화합물을 집어넣고 실험했다. 이 화합물이 비선형물질이다. 빛이 비선형물질과 반응하면서 파장 크기가 달라졌다. 색상이 변했다. 그걸 처음 실험으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사이언스’에 그간 논문을 몇 개 출판했는지를 물었다. 요즘 한국 과학자의 논문이 사이언스나 네이처에 실리는 빈도가 많아졌지만, 이 두 학술지에 논문이 출판되면 여전히 뛰어난 연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40대 중반인 박 교수는 “사이언스에는 3번 나왔다. 네이처는 없고, 네이처의 자매지에는 논문이 많이 실렸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에 첫 번째 출판한 논문은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이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과학 연구의 최전선’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물리학자를 50명 가까이 만났지만 박사 논문이 사이언스에 실린 학자는 처음인 듯했다. 박사 논문은 한 연구자가 과학자로서 출발하면서 쓰는 초기 논문 중 하나다. 사이언스에 논문이 실렸다는 건 박홍규 교수가 학자로서 화려하게 데뷔했다는 얘기가 된다. 박 교수는 카이스트 1994학번.
   
   박 교수는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박 교수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박홍규 교수를 취재해 보라고 내게 추천한 한 물리학자는 그를 “고등과학원(KIAS) 이용희 전 원장의 수제자”라고 말한 바 있다. 박홍규 교수는 자신이 누군가의 수제자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 “선배들은 대부분 기업이나 정부출연연구소로 갔다. 나는 학계로 왔고, 연구를 활발하게 해서 그런 얘기를 듣지 않나 싶다”라면서 “나는 욕심이 많다. 연구는 자기 욕심으로 하는 거다. 욕심이 많아야 한다.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은 특히 성격이 나쁘다”고 말했다.
   
   박홍규 교수의 박사 논문이자 사이언스에 실린 첫 번째 논문 제목은 ‘전기구동 광(光)결정(Photonic Crystal) 레이저’다. ‘광결정 레이저’라는 말이 낯설다. 당시 뜨던 연구라고 했다. 물질이 어떤 색을 보이면 그건 그 물질이 그 같은 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조 색’이라는 게 있다. 예컨대 오팔이라는 보석은 파란색을 띠지만 파란색 물질을 갖고 있어서 사람 눈에 파랑으로 보이는 게 아니다. 오팔 안에 특수한 구멍이 있어 파란색 빛만 반사하기 때문이다. 오팔이 반사한 빛을 사람이 눈으로 받아들이면 파란색으로 보인다.
   
   
   보석 오팔은 왜 파란색으로 보이는가
   
   “오팔에 주기적으로 뚫려 있는 구멍이 있다. 특이하게 파란색에만 그게 거울로 작용하고 반사한다. 광결정은 거울이다. 원하는 색깔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레이저는 그런 거울과 거울 사이에 빛을 내는 물질을 집어넣으면 얻을 수 있다. 광결정과 광결정을 양쪽에 놓고, 그 사이에 빛을 내는 물질을 놓으면 빛이 두 개의 광결정, 즉 거울 사이를 오가면서 더 많은 빛이 나오게 한다. 이때 급속도로 늘어난 빛 알갱이들이 바로 레이저다. 광결정은 마이크로 구조(1㎚×1000)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이렇게 작은 크기의 레이저를 만들 수 있다. 광결정으로 마이크로 크기의 레이저를 만든 게 나의 사이언스 논문이었다. 이용희 교수님이 당시 작은 크기 레이저를 연구했다. 광결정으로 레이저를 만드는 걸 두고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과 경쟁 했다. 칼텍이 광결정레이저를 먼저 만들었다. 우리는 좀 뒤처졌지만 좀 더 나은 형태로 만들었다. 전기와 연결해서 나오는 레이저를 만들었다. 이 연구 결과는2004년 9월에 보도됐다.”
   
   박홍규 교수는 네이처, 사이언스에 논문을 내는 일의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1~2년 준비해서 투고했지만 그 다음날 거부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때마다 ‘편집자가 논문을 읽어보기는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1차 평가는 그 학술지의 에디터가 한다. 에디터도 그 분야의 연구자, 즉 박사이고 교수급이다. 제출된 논문 중 10%가 이 관문을 통과한다. 1차 통과하면 2차 평가를 받는데 심사위원 3명이 맡는다. 이들은 별의별 힘든 실험을 다 요구한다. 그러면 또 몇 달이 지나간다. 추가실험하고 나면 진이 빠진다. 논문이 2차 심사를 통과하고 출판된다고 연락을 받으면 기뻐해야 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서 기뻐도 기쁜 게 아닐 정도다.
   
   박홍규 교수의 실험실 이름은 ‘극미세 나노선 광소자 창의연구단’이다. 2009년부터 이 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노선은 1차원 나노물질이다. “나노물질이 0차원이면 ‘퀀텀닷(quantum dot)’이라고 하고, 1차원이면 나노선(Nano Wire)이라고 한다. 2차원 나노물질에는 그래핀이 있다. 나노선은 전깃줄처럼 생겼으니 전기도 잘 통한다.”
   
   그가 나노선으로 만든 것 중 하나가 ‘빛 트랜지스터’다. 2017년 10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관련 논문이 실렸고 이 연구로 상을 많이 받았다. 빛으로 작동하는 나노선 트랜지스터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과기부 장관상), 한성과학상(한성재단)을 받았다.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흐르지 않게 하는 장치다. ‘on’ ‘off’ 스위치다. 회로에서는 이게 기본 소자다. ‘빛 트랜지스터’는 빛을 쏘면 전기가 통하고, 쏘지 않으면 전기가 통하지 않게 만든 것이다. 금속으로 +, - 전극을 만들고, 나노선을 살짝 끊어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한다. 나노선이 끊어진 부분을 다공성 실리콘 소재(PSi)로 처리한다. 이 다공성 실리콘 소재는 구멍이 많아 저항이 큰 탓에 전기가 그냥 흐르지 못한다. 그런데 빛을 쏘면 빛 에너지 때문에 전자가 이걸 넘어간다. 이게 빛 트랜지스터 원리다. 박 교수는 “차세대 컴퓨터 개념 중에 빛 컴퓨터가 있다. 빛 컴퓨터를 구현하려면 빛 트랜지스터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컴퓨터 안에는 트랜지스터가 백만 개 이상 들어 있다. 광 컴퓨터가 구현될지 아닐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학자는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연구한다”라고 말했다.
   
   
▲ 빛 트랜지스터 개념도. 뒤쪽의 선은 전자가 구멍에 가로막혀 선을 따라 이동하지 못하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빛을 쪼이면 전자가 이동한다. 즉 전기가 흐른다. 그게 앞쪽의 선이 보여주는 상황이다. photo 박홍규 교수

   빛 트랜지스터로 광 컴퓨터 구현
   
   나노선 연구는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하버드대학에 가서 했다. 박사후연구원으로 하버드 화학과의 찰스 리버 교수 실험실에서 2005년부터 2년 반 동안 머물렀다. 박 교수는 “나노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구일까를 구글에서 찾아봤다. 리버 교수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었다. 리버 교수에게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가 마침 삼성전자와 비즈니스가 있어 서울에 왔을 때 인터뷰를 할 기회를 얻어 겨우 갈 수 있었다. 박사후연구원을 잘 안 받아주는 곳이었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2007년 가을에 고려대 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년 뒤에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과제를 받아 ‘극미세 나노선 광소자 창의연구단’을 꾸려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연구단 이름에 들어가 있는 ‘광소자’ 중의 하나가 ‘빛 트랜지스터’다. 그런데 ‘극미세’는 또 무엇일까. 박 교수는 “예리한 질문”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빛을 가둬놓고 양쪽에 거울을 놓으면 빛이 양쪽 거울 사이를 오간다고 했다. 그러면 거울과 거울 사이에 집어넣은 물질과 반응을 하고, 그 물질에서 빛(광자)이 나오도록 한다고 앞에서 설명했다. 전자가 들뜸 상태에서 바닥 상태로 내려가게 하고, 그때 광자를 방출하도록 하는 걸 유도방출이라고 한다. 실험실에서 만든 나노 구조체를 거울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나노 크기는 빛 파장보다 작다. 빛이 나노선에 갇히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다. 구조체가 너무 작으면 빛이 나노 구조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걸 보게 하는 방법이 있다. 금속 코팅을 하면 된다. 보통 나노선보다 더 가는 나노선이라 해도 코팅을 하면 거울이 된다. 더 가는 나노선을 이용한 소자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로 ‘극미세’ 연구단을 제안한 것이었다.”
   
   나노선은 물질을 합성해서 만든다. 재료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실험실에 있는 작은 노(盧·furnace)를 1000도로 가열하면 안에 들어간 물질들이 재조립되는데, 그러면 이상한 나노물질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박홍규 교수는 2017년 연구년을 맞아 박사후연구원 시절 은사를 찾아 하버드대학에서 6개월간 머물렀다. 당시 세계적인 나노선 연구자인 리버 교수가 그에게 “나 이제 신경과학을 공략할 거다”라고 말했다. 리버 교수의 학생은 모두 신경과학, 즉 뇌를 연구하고 있었다. 이게 박 교수에게도 연구의 전환점이 됐다. 리버 교수는 나노선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다. 그걸로 사이언스, 네이처에 수백 편의 논문을 썼다. 그런데 그걸 버리고 앞으로 신경과학을 할 거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 교수도 이에 자극을 받아 신경과학으로 연구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나노 구조를 만들고, 나노물질 합성을 연구한다. 이것의 광학적 특성과 전기적 특성도 보았다. 그리고 이걸 생명체에 집어넣었을 때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쪽으로 연구를 넓혀가고 있다. 신경과학을 한 게 3년쯤 됐다.”
   
   박 교수는 치매 연구를 예로 들어서 설명했다. “사람들은 치매를 연구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신경이 어떤 식으로 문제가 생기고 작동하는지 그걸 잘 모른다. 미국에서 요즘 이 연구를 시작했다. 그동안 크게 크게 보았던 걸 이제 나노 구조체를 집어넣어서 세밀하게 연구하자는 거다. 한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와 전기신호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하는 걸 알아야 한다. 치매환자는 왜 이 부분에서 전기신호가 끊기는지를 나노 구조를 넣어서 알아보려 한다. 나노 연구하는 사람이 신경과학에 뛰어들면 이 분야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
   
   
   하버드대와 신경과학 공동연구 중
   
   박 교수는 요즘은 공동연구가 대세라고 말했다. 융합연구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 사람은 나노물질을 잘하고, 한 사람은 쥐 실험을 잘하고, 한 사람은 빛 통제를 잘한다고 하자. 이런 사람이 모이면 새로운 분야 연구를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연구다. 가령 미국에서는 하버드대학 2명, MIT 2명, 스탠퍼드대학 2명이 공동연구를 한다. 그러면 이 사람들을 쫓아갈 수가 없다. 지금까지 상상만 했던 걸 그들은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체력도 좋고, 연구도 열심히 한다. 우리가 밥 먹는 데 2시간 가까이 쓸 때 이들은 샌드위치로 때우면서 연구한다. 한국도 갇혀 있을 게 아니라 어떻게 하든 해외 그룹과 같이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 마당발처럼 돌아다니며 ‘나 이거 할 수 있다’라고 얘기해야 한다.”
   
   박홍규 교수는 쥐 뇌에 집어넣는 나노 구조체를 만들고, 이게 잘 작동하는지 실험하고 있다. 신경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찰스 리버 교수 팀과 공동연구하고 있다. 박홍규 교수 밑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는 이정민 박사(한양대 신소재공학부 박원일 교수의 제자)가 하버드대학을 3년째 오가며 연구하고 있다. 나노 샘플을 한국에서 만들고 하버드에 가서 쥐의 해마를 연구하고 있다.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조직이다. “뉴런, 즉 신경세포는 전깃줄이라고 보면 된다. 나노 바늘을 신경세포에 찔러 넣은 후 반대편으로 나온 나노선을 측정장비에 연결한다. 그러면 전기신호가 오가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나노 구조를 잘 만드니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나오는 신호를 보고 있지만, 나중에는 거꾸로 신호를 집어넣을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다. 나노 구조체를 뉴런처럼 작동시키겠다는 게 리버 교수의 취지다. 인공 뉴런이 되는 거다. 신호받고 신호 주고, 자극도 시키고.”
   
   지금은 해마에 나노 바늘을 100개 정도 집어넣는데 앞으로는 훨씬 많이 집어넣을 계획이다. 1000개, 1만개를 목표로 한다. 그러면 뇌에서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지도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이게 잘되면 치매 걸린 사람도 낫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리버 교수와 공동연구하고 박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2018년에 사이언스에 실린 게 있다. 쥐의 눈에 백금으로 만든 나노 샘플을 주삿바늘로 찔러넣고 망막에 나노 샘플들을 넣었는데 2주가 지난 뒤에도 나노 바늘이 망막에 잘 붙어 있었다. 그리고 전기신호가 검출됐다. 박홍규 교수는 “나노선 연구의 마지막 응용이 쥐 뇌에 나노 샘플을 집어넣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가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나노 바늘을 꽂아 쥐의 동작을 제어하는 영상이었다. 쥐의 앞발이 아래위로 흔들렸다. 빛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신경과학 쪽으로 논문이 두 편 나왔고, 리버 교수와 함께 두 편을 학술지에 제출한 상태라고 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두 편 더 쓰면 어디 가서 나도 신경과학 연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홍규 교수의 연구실 책장에는 건담 피규어가 8개쯤 놓여 있었다. 그는 로봇을 만드는 게 어려서부터 꿈이었고, 그래서 물리학자가 되었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품을 사다가 조립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건담’ 피규어 조립에는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아이가 크면서 집에 놓아둘 자리가 없어 학교 연구실에 가져다 놓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건담 로봇 좋아하는 대중 과학자
   
   그는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 강연인 ‘금요일의 과학 터치’에도 자주 참여한다고 했다. 그는 그 행사를 위해 만들었던 PPT 한 개를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 보여주었다. 물리학을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영화 마블 시리즈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앤트맨’ ‘어벤저스’와 같은 영화 주인공들 이미지가 보였다. 나는 ‘앤트맨’과 ‘어벤저스’ 이야기를 알고는 있지만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박 교수는 “‘앤트맨’ 안 봤느냐? ‘어벤저스’ 안 봤느냐?”라고 물어보면서 과학을 취재하는 기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꼭 봐야 한다. 물리학자의 꿈이 무엇인지를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로봇 조립하면서 물리학자 꿈을 키웠던 내게는 인상적인 영화다. 특히 ‘아이언맨 2’가 그랬다.” 이 마블 시리즈 영화 덕분에 요즘 아이들은 양자물리학이 뭔지 모르지만 들어 보기는 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다른 사람과 같이 호흡하려면 마블 시리즈 영화를 봐야겠다 싶다. 양자물리학을 말하는 마블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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