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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연구의 최전선]  양자광학자 김윤호 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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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9호]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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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양자광학자 김윤호 포항공대 교수

photo 이미형
연락을 해보니 김윤호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한국에 없었다. 그는 나의 이메일에 대한 답장에서 “일본 교토에 연구년을 맞아 와 있다. 취재는 좋다. 스카이프(화상통화)를 통해 해도 좋으나 교토에 오는 것도 괜찮을 거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일본까지 항공료가 매우 싸다”라고 말했다. 항공권 검색 사이트를 보니, 서울 김포공항에서 일본 간사이공항까지 왕복 항공료가 14만원도 안 됐다.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게 좋겠다 싶어 비행기 표를 샀다. 지난 2월 7일 교토에서 김윤호 교수를 만났다. 교토 북쪽에 있는 교토대학 본 캠퍼스가 아니라, 시내 서쪽의 ‘가쓰라 캠퍼스’로 찾아갔다.
   
   김윤호 교수는 “가쓰라 캠퍼스는 공대 대학원 교육을 위한 곳”이라고 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캠퍼스는 단정했다. 그는 전기전자공학과 다케우치 시게키(竹內繁樹) 교수 초청으로 지난해 7월 교토에 왔다. 두 사람 모두 양자광학(quantum optics) 전공자이다. 김 교수는 “다케우치 교수는 양자광학 응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나도 응용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교토대서 안식년 연구하면서 배운 것
   
   김윤호 교수를 따라 A1동 건물로 들어갔다. 출입구 바로 옆의 방 363호가 김 교수가 쓰는 공간이었다. 방문 앞에는 ‘외국인 객원연구실 363호’라고 쓰여 있다. 그에 따르면 교토에는 광학 기업이 많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인데 시장점유율이 높다. 그런 기업과 과학자가 같이 일한다.
   
   다케우치 교수가 일본 교토의 중소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은 김윤호 교수에게는 낯설었다. 중소기업이 상업용 제품을 갖고 와서 다케우치 교수의 실험실에 설치하면 다케우치 교수가 이 장치에 자신이 개발한 양자광학시스템을 덧붙이는 식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시스템을 실용화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한다. 김윤호 교수는 “한국 물리학자는 연구 결과의 응용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여기서 교토대학 학자가 하는 걸 보니, 저런 건 배울 만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김윤호 교수에 따르면 광학 제품은 의외로 간단하다. 안과에 가면 망막을 촬영하는 장치인 광전자촬영이 있다. 눈에 대고 망막 밑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찍는 설비다. 그러고 보니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때 본 장치인 듯하다.
   
   “정말 간단한 간섭계(inferometer)다. 이걸 병원에 갖다 놓으면서 이름을 달리해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한국말로는 광결맞음단층영상쯤 된다)라고 부른다. 내가 1996년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학회에 가면 OCT 논문들이 나왔다. 20년이 더 지난 지금 보면 완전히 상용화가 되었다. 거의 모든 안과에 깔려 있다. 그런 걸 보면 내가 연구하는 양자광학을 갖고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물리 법칙을 써서 도움될 만한 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야를 찾아보려는 게 내가 교토에서 하려는 일이다. 근본적인 물리학을 연구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김윤호 교수가 생각하는 건 ‘양자(Quantum) OCT’이다. ‘양자 OCT’는 안과에 보급되어 있는 OCT보다 해상도가 높을 걸로 기대된다. 이론은 꽤 오래전에 나왔다. 그런데 생물체 촬영에 이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연구를 해봐야 안다. 양자 OCT는 ‘양자광원’을 사용한다. 양자광원은 ‘얽힘 상태의 빛’을 가리킨다.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두 개의 입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걸 말한다. 가령 두 개 입자의 스핀과 같은 물리량이 서로 특수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 두 개가 얽혀 있어 한 입자의 스핀이 아래쪽을 가리키면 다른 입자의 스핀은 위를 가리켜야 한다. 두 입자가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이 얽힘은 유지될 수 있다.
   
   그는 얽혀 있는 광자(빛 알갱이) 쌍을 이용하면 레이저를 사용했을 때보다 해상도가 2배 이상 좋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특정 경우에는 3배가 좋아진다. 교토대 다케우치 교수는 광자가 두 개 얽혀 있는 광원을 시스템에 넣으려고 한다.
   
   
   양자역학 100년사에 등장하는 한국 학자
   
   김윤호 교수 이름을 접한 건 ‘퀀텀 스토리’라는 책에서였다. 양자역학의 100년 역사를 다룬 이 책은 영국 과학자가 썼다. 김윤호 교수는 두툼한 이 책에 나오는 유일한 한국 물리학자인 걸로 기억한다. 책에 나온 그의 연구는 박사 과정 때인 1999년 연구이고, 연구 제목은 ‘지연된 양자지우개(delayed quantum eraser)’이다. 볼티모어-메릴랜드대학의 중국계 스승인 얀후아시(Yanhua Shih) 교수와 함께한 실험이다. ‘퀀텀 스토리’에서 이름을 봤다고 했더니 김윤호 교수는 “지금도 이 실험에 대해 묻는 이메일이 가끔 날아온다”라면서 웃었다.
   
   ‘지연된 양자지우개’가 무엇인지에 대해 김윤호 교수는 이렇게만 말했다. “양자지우개는 양자광학 연구라기보다는 양자역학 연구다. 1990년대 말에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칙을 양자광학 실험을 통해 보이는 게 중요했다. 입자물리학을 이루는 두 기본원리에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원리가 있다. 내 실험은 상보성원리가 불확정성원리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보인 것이다.”(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원리에 관한 설명은 생략한다.)
   
   김윤호 교수에게 그의 연구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광자다. 그게 제일 재밌다”라고 답했다. 현재 연구는 크게 보아 두 가지라고 했다. ‘결어긋남(decoherence)과 양자측정’, 그리고 ‘원자를 갖고 양자광학 하기’다. 그는 “둘 다 광자를 갖고 논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를 갖고 양자광학 하기’ 연구를 먼저 설명해줬다. 문외한에게 설명하기 쉬운 듯했다.
   
   “연구 목표는 광자 조작(manipulation)이다. 원자를 연구하는 원자물리학을 갖고 와서, 광자에 적용하는 게 나의 관심사다. 얽힌 광자를 원자를 이용해 어떻게 하면 만들어내느냐 하는 연구다. 고려대 조동현 교수와 서울대 신용일 교수는 원자물리학을 한다. 조동현 교수의 관심은 원자 그 자체이고, 신용일 교수는 고체물리학과의 접목에 관심이 있다. 나는 다르다. 광자 저장법을 연구한다. 이 분야는 양자메모리(quantum memory)라고 한다. 광자로 양자통신을 하거나 양자컴퓨팅을 한다면 어느 순간에는 광자의 속력을 줄이고 정지도 시켜야 한다. 메모리에 넣어 동기화시켜야 한다. 양자메모리를 만드는 방법으로 이론가가 내놓은 아이디어는 많다. 나는 원자를 사용해 이걸 구현하려 한다.”
   
   광자 한 개를 조작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광자 한 개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윤호 교수는 웃으며 “불가능하다. 물론 그걸 연구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광자가 있기는 하냐’라고 다시 묻자 그는 “여러 증거가 있다. 그런 걸 실험하면서 양자광학이 발전해 왔다”라고 말했다.
   
   
   특정 원자 매질로 양자메모리 만든다
   
   김윤호 교수에 따르면 특정 원자를 매질로 사용하려면 그 원자 특성에 맞는 광자를 만들어야 한다. 광자 하나를 원자에 집어넣어 그 안에 정지시키고, 다시 원하는 방향으로 끄집어내는 게 목표다. 그 다음 단계는 두 개의 광자 조작이다. 한 개를 조작하는 데 성공하면 다른 광자를 집어넣어 두 개의 광자를 양자얽힘 상태로 만들 수도 있고, 한쪽 광자의 정보를 다른 광자에 넘기게 할 수도 있다.
   
   사용하는 ‘원자’는 루비듐(원자번호 87번)이다. 진공 상태의 유리 튜브에 루비듐 원자 수억 개가 들어 있다. 이 원자들을 튜브 밖에서 레이저를 사용해 움직이지 않게 붙잡아둔 후 루비듐 원자 구름 안에 광자 한 개를 들여보낸다. 통상적으로 원자는 광자가 들어오면 삼켜버리는데 그러지 못하도록 레이저를 쪼여가며 조작한다. 루비듐의 에너지 상태가 광자로 인해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광자 한 개를 추가로 집어넣어 두 개의 상호작용을 본다. 그동안의 양자메모리 실험이 진척이 없었던 것은 광자가 원자에 들어가면 흡수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광자를 하나 더 집어넣어도 광자와 광자 간의 상호작용을 볼 수 없다. 어떻게든 광자 두 개가 원자 안에 살아 있어야 한다.
   
   “2018년 연구에서는 광자를 원자 안에 집어넣고, 원할 때 끄집어내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였다. 현재는 시스템 효율 향상에 힘쓰고 있고, 연말까지 이게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광자 두 개의 상호작용을 보게 된다. 이걸 보면 큰 성과다.”
   
   김윤호 교수는 영남대 물리학과 1991년 학번. 졸업 뒤 1995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볼티모어에서 박사 공부를 시작했다. 메릴랜드대학 은사인 얀후아시 교수는 ‘광자얽힘’ 분야의 제1세대 연구자다. 그와 같은 1세대 연구자로는 레너드 맨덜(미국 로체스터대학), 레이먼드 챠오(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안톤 차일링거(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가 있다.
   
   “처음부터 나는 광학에 관심이 있었다. 당시에는 양자광학이 큰 분야는 아니었고 양자물리학이 고전물리학과 어떻게 다른가를 실험을 통해 깊게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 박사 과정 때 ‘지연된 양자지우개’ 실험도 그런 맥락에서 했다. 광자로 한 실험이다.”
   
   김윤호 교수가 박사 과정을 할 때 주요 연구는 양자전송(quantum teleportation)이었다. 그를 알린 ‘양자지우개’ 실험은 양자전송 연구를 하다가 부수적으로 했다. 양자전송은 물질의 양자정보를 순간적으로 이동시키는 걸 가리킨다. 이를 위해 광자 두 개를 얽힘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뒤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만들어 광자를 전송한다고 했다.
   
   “광자의 전송 효율이 25%로 한정되어 있었다. 존 스튜어트 벨(아일랜드)이라는 사람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검증하려는 실험에서 ‘벨 측정’이 나왔는데, 25%는 양자 간섭 기반의 벨 측정에 주어진 한계였다. 이걸 100%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내가 찾아내고 실험으로 증명했다. 측정 시스템에 비선형성(non-linear)이 들어갈 방법을 찾아낸 게 아이디어였다.”
   
   
▲ 김윤호 교수의 연구 분야 중 하나인 ‘약한 양자 측정’을 설명하는 개념도. 위 그림은 ‘강한 양자 측정’을 보여준다. 전자가 자기장(N·S극 표시가 있는 곳)과 충분한 시간의 상호작용을 하고 나면 스핀 상태가 드러난다. 스크린에 맺힌 빔의 위치 정보를 통해 전자의 스핀 상태를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약한 양자 측정’을 하는 경우다. 전자가 자기장을 짧은 시간에 지나간다. 두 빔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으며 겹쳐진 부분에서는 스핀 상태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다. 자료 : 김윤호 교수

   “양자컴퓨터는 현재로선 공상과학”
   
   2001년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유진 위그너 펠로(Eugene Wigner Fellow)로 일했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에 사용된 우라늄을 분리하는 대규모 시설이 있었던 곳이다. 오크리지 연구소에서 그는 컴퓨터과학 부서에서 일했다. 이 부서의 관심사는 양자컴퓨팅을 할 수 있느냐, 어디까지 해볼 수 있느냐였다. 김윤호 교수는 “얽힌 광자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당시에는 광원에 관심이 컸다. 양자통신을 하려면 그 특성에 맞는 광원이 필요하고, 양자컴퓨팅을 하려면 그에 맞는 광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크리지에서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2004년 2월 포항공대 교수로 귀국했다.
   
   포항공대에서 일하며 그는 자신의 두 번째 분야 연구를 시작했다. ‘결어긋남과 양자측정’ 연구다. 처음에는 양자측정 연구가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어긋남 현상은 양자컴퓨팅 연구와 연결된다. 시스템이 결맞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결맞음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의 정보를 어떻게 얻어낼 것인가 하는 ‘측정 방법’을 연구했다.”
   
   양자컴퓨팅 이야기가 나오자 양자컴퓨팅이 과연 실현 가능하는지를 물었다. 고려대 광학자 조동현 교수로부터 “양자컴퓨터는 실현 불가능하다”라는 얘기를 들은 바 있었기 때문이다. 김윤호 교수 역시 “양자컴퓨터는 현재로서는 공상과학”이라며 이런 얘기를 했다. “5년 내 양자컴퓨터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말이 안 된다. 몇 년 전에 이런 사람들 목소리 때문에 양자컴퓨터 사업이 만들어져 정부의 예산타당성 심사까지 받았다. 결국 없던 일로 돌아갔다. 그런데 아직도 그분들이 이런저런 걸 하려고 한다. 양자컴퓨팅은 아직 기초연구가 많이 안 된 분야다. 양자컴퓨터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그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그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회의론을 강조한 후 자신의 두 번째 연구인 ‘결어긋남과 양자측정’ 이야기를 계속했다. 결어긋남은 미시세계에서만 나타나는 물질의 특별한 상태가 깨지는 걸 말한다. 앞에서 나온 양자얽힘과, 그밖에 양자중첩(superposition), 양자터널링이라는 현상이 우리가 몰랐던 미시 양자 세계의 놀라운 특성이다. 그리고 양자 시스템은 물리학자가 측정을 하려고 하면 상태가 바뀐다. 몸무게를 재려고 체중계 위에 올라갔는데, 그때마다 체중이 다르게 나오는 것과 같다.
   
   결맞음 상태가 지속되어야 광자끼리의 얽힘 상태가 가능하다. 양자컴퓨팅을 하든지, 양자통신을 하든지 그래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상태(state)를 만들어 놓으면 안타깝게도 천천히 결맞음이 사라진다. 그게 결어긋남이다.
   
   그는 양자 시스템을 교란했을 때 시스템이 얼마나 바뀌는가를 들여다보면서 서서히 연구를 시작했다. 예컨대 양자컴퓨팅의 정보 단위로 사용되는 큐빗이 있다. 큐빗 상태를 측정하면서 큐빗 상태가 얼마나 바뀌는지를 보았다. “그러는 가운데 ‘약한 측정’을 하면 시스템의 결어긋남을 피해갈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결어긋남이 사라지는 과정을 먼저 시뮬레이션한다. 그걸 갖고 약한 측정을 하면 얽힘을 더 오래 유지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실험 결과는 2011년 말인가, 2012년 초 ‘네이처 피직스’에 실렸다.”
   
   ‘약한 측정’은 측정 대상의 양자 상태에 충격을 적게 주면서 시스템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내려는 접근법이다. 1988년 러시아 물리학자 Y 아하로노프가 제시한 개념이다. 아하로노프가 제안했을 때는 ‘silly(바보 같다)’하다는 반응을 받았다. 강한 측정이 100개의 정보를 가진 시스템에서 100개를 다 꺼낸다면, 약한 측정은 10개의 정보만을 꺼낸다.
   
   “얽힌 시스템에 약한 측정을 적용한 건 우리가 처음이었다. 약한 측정을 이용하면 심지어 얽힘 상태를 보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윤호 교수는 양자광학에 대해 “재밌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가 포항공대 교수로 부임할 때만 해도 한국에는 양자광학 분야 실험가가 없었다고 했다. 양자광학은 고체물리학보다 기회가 훨씬 많다고 했다. 양자통신과 같은 응용에서 기초 물리학까지 두루 파고들 게 많다는 것이다. 양자광학 이론가는 서울대 정현석 교수 등 3~4명이 있으나 이 분야의 실험가는 김윤호 교수와 그가 배출한 제자들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론가는 배곯는다”라며 웃었다.
   
   교토대 내 그의 연구실은 썰렁했다. 책상 하나에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을 뿐이었다. 3시간의 인터뷰 중에 일본인 한 명과 한국인 한 명이 방문을 열고 잠시 얼굴을 비쳤다. 취재를 마치고 야외 사진을 찍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매번 그렇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A1동 출입구 인근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을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김윤호 교수와 헤어졌다. 버스에서 내렸던 베이커리(Lune) 앞으로 갔더니 ‘교토대학’이라고 쓴 글씨도 보이고, 캠퍼스 안내간판도 있었다. 순간 김윤호 교수를 찾아가 이곳에서 사진을 다시 찍어보자고 해야 하나 망설였다. 그때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도착했다. 그래서 버스에 그냥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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