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에 비판 목소리를 내던 고 심미자 할머니가 살아생전 자신의 일기장에 정대협과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느낀 점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 친필 일기장이 발견됐다. 이는 15년 전 정대협 활동에 대한 제3자의 기록이 아닌 심 할머니 당사자의 기록이어서 ‘날 것’ 그대로의 심경이 담겨 있다.

고 심미자 할머니의 육필 일기장 일부 내용. ⓒphoto 박영길 전 경기도의회 의원
고 심미자 할머니의 육필 일기장 일부 내용. ⓒphoto 박영길 전 경기도의회 의원

고 심미자 할머니의 육필 일기장 일부 내용. ⓒphoto 박영길 전 경기도의회 의원
고 심미자 할머니의 육필 일기장 일부 내용. ⓒphoto 박영길 전 경기도의회 의원

심 할머니는 2000년대 초반 위안부 피해 할머니 33인으로 구성된 세계평화무궁화회를 조직, 무궁화회 회장역을 맡으면서 2008년 별세하기 직전까지 정대협 활동에 반기를 들어왔다. 2004년엔 정대협과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 집을 상대로 ‘모금행위 및 시위동원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위안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모금 관련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다. 당시 정대협은 그런 심 할머니를 되레 모욕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위령비인 ‘대지의 눈’엔 이름조차 올리지 않은 바 있다.

주간조선이 단독 입수한 심 할머니 자필 일기장 일부 내용에 따르면 심 할머니는 정대협과 윤미향 당선자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다음은 심 할머니가 쓴 일기의 일부분이다. 일기의 특성상 오탈자를 있는 그대로 싣는다. 괄호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의 해설이다.

“정대협은 교양이(고양이)고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선있된다.(생선이 된다.)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를 물고 뜯고 할키는 지색끼갖는(‘쥐새끼 같은’으로 보임) 단체이다. 한마디로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의 피를 빨아 먹는 거머리다. 대사관 앞에서 되모(데모) 하는 것을 정대협 먹고 살기 위해서 되모 하고 있다.”

“윤미양(윤미향)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돈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캬비에서(KBS) 기자와 정대협 모금한 돈에 대한 인토비(인터뷰)에서, 심지나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되모하지 말 것. 일본 대사관 앞에서 되모하는 이유는 정대협 식구들이 먹고살자는 이유. 모금하는 이유는 정대협의 윤미양(윤미향)의 재산모우기 의해(위해) 모금을 하고 있음. 위안부 할머니와는 아무런 간계(관계)가 업슴,”

“저는 정대협 측의 준비서면(2004년 모금행위 및 시위동원 금지 가처분 관련 서면)을 읽고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대협이 각 할머니에 대해 그 진위를 판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정확한 기록과 조사에 의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대협의 기분대로 속칭 였장사(엿장사) 마음대로 판정한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정대협에 고분고분하지 않거나 정대협에 저항하는 할머니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인신공격과 모함을 한다는 사실입니다.”(2005년 11월 12일)

1990년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로 참석한 심미자 할머니가 법원 밖 일본 시민들을 상대로 재판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1990년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로 참석한 심미자 할머니가 법원 밖 일본 시민들을 상대로 재판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이밖에도 일기장엔 2004년 정부를 상대로 무궁화회를 법인체로 내달라는 진정서 등도 포함하고 있었다. 당시 심 할머니는 법인체 설립으로 정대협과는 다른 방향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 보상운동을 이어가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각하 저히들은 일본군 위안부 장본인들은 전쟁이 실습니다.(싫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33명의 혼이 담긴 무궁화 꽃으로 세계 평화를 감사겠습니다. 도와주세요.” “대통령 각하 저히들 무궁화 회원 33명의 장본인들 이름으로 법인체를 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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