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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  PC 앞에 앉아 전차 몰고 적진 침투… 이제 VR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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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4호]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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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PC 앞에 앉아 전차 몰고 적진 침투… 이제 VR로 훈련!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 네비웍스의 리얼BX 영상 모의사격 훈련 체계. 현재 육군 4개 사단 예비군 부대에서 운용 중이며 총기 발사음과 반동도 구현할 수 있다. photo 네비웍스
지난 6월 22일 경기도 안양시 교육·훈련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전문기업인 네비웍스(Naviworks) 1층 리빙랩. 6명의 회사 직원이 각자 모니터 앞에 앉아 가상 전술훈련 플랫폼인 ‘리얼BX(Real BX)’로 시가전 훈련을 시연하고 있었다.
   
   VR로 실제 모습처럼 구현된 국산 K1A1 전차와 K200장갑차, 완전무장 육군 병사들이 가상 적 건물 등으로 진격했다. 병사들은 물론 분대장과 소대장이 보는 시야를 나타내는 스크린(모니터)도 등장했다.
   
   실제 전차와 장갑차, 전투원들을 동원하지 않고도 VR을 활용해 시가전, 대침투작전, 특수작전, 제병협동, 해외파병, GP/GOP 작전 등 다양한 상황을 상정하여 컴퓨터 앞에 앉아 훈련을 할 수 있다. 시가전 훈련은 유사시 북한 급변사태 등에 따른 안정화 작전에 대비해 우리 군에 꼭 필요한 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다양한 건물 등으로 구성된 시가전 훈련장을 제대로 만들려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가량의 엄청난 돈이 든다. 훈련장을 만들 공간도 부족하다. 반면 VR을 활용한 훈련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보다 많은 부대가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300명 훈련 가능한 중대급 플랫폼
   
   리얼BX는 2012~2015년 미래부와 국방부 공동 범부처 IT 융합과제로 약 80억원의 예산(정부 30억원+업체 50억원)을 들여 개발됐다. 최대 300명이 한꺼번에 훈련할 수 있는 중대급 훈련 플랫폼이다. 하지만 컴퓨터 숫자 및 훈련 공간의 제한 등을 감안하면 분대급(10명 안팎) 및 소대급(40명 안팎) 훈련에 적합하다.
   
   리얼BX를 활용한 훈련은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인 사전준비 단계에선 3차원 지형과 건물 등 가상 환경을 만들어 편집한다. 큰 건물은 물론 철조망, 바리케이드 등 세밀한 상황까지 수많은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전차, 장갑차, 자주포, 병사도 훈련 목적에 따라 편집해 넣는다.
   
   2단계에선 시나리오 제작도구를 활용,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를 짠다. 3단계에선 각종 돌발상황을 부여하며 훈련이 진행된다. 마지막 4단계에선 훈련 결과를 재현해 훈련 내용을 분석·평가하는 사후 강평을 통해 가상 훈련이 마무리된다. 원준희 네비웍스 대표는 리얼BX에 대해 “현재 일부 군부대가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외국제 시뮬레이션 엔진을 대체해 한국군의 과학화 모의훈련 체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단급으로 확대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 일선 부대가 입소해 훈련하기 전에 지형지물 등을 익히며 사전 훈련을 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리얼BX는 영상 모의사격 훈련 체계도 있다. 스크린에 나타나는 가상 적군 등을 향해 실내에서 사격 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훈련원의 행동을 센서로 감지해 엎드려 쏴, 앉아 쏴, 서서 쏴 등의 사격 자세를 인식한다. 실제 총을 쏘는 것처럼 소리도 나고 반동도 느낄 수 있어 예비군 부대가 대침투 훈련을 할 때 유용하다고 한다. 현재 육군 4개 사단의 예비군 부대에서 도입해 운용 중이다.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의 한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가 인근 육군 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해 육군 전 부대의 사격 훈련이 한때 중단된 적이 있다. 훈련 중단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선 부대 지휘관들 사이에선 “사고 예방도 좋지만 가장 기본적인 소총 사격 훈련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VR을 활용한 영상 모의사격 훈련 체계는 그런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전력화됐지만 결국 사업이 중단된 미 육군의 DSTS 전투원 가상훈련체계. photo 육군 블로그

   밀리터리 게임 ‘배틀X’도 개발
   
   네비웍스는 리얼BX를 기반으로 한 밀리터리 게임 ‘배틀X’도 개발했다. 군내에선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병사들이 휴대폰을 게임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배틀X는 게임을 즐기면서 사격 훈련 등도 할 수 있게 만든 ‘군대 맞춤형’ 게임이다. 이미 군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항공전술훈련 시뮬레이터도 진화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5개 부대에 30세트가 납품된 가변형 항공전술훈련 플랫폼(RTTP)은 1대의 시뮬레이터로 6개 기종의 훈련을 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 시뮬레이터인 셈이다. UH-60, CH-47, UH-1H 등 기동헬기는 물론 AH-1, 500MD 등 공격헬기 훈련도 할 수 있다. 헬기(시뮬레이터)의 2개 조종석을 20분이면 좌우 배열에서 앞뒤 배열로 바꿀 수 있다.
   
   기동헬기 형태에서 공격헬기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종전엔 1개 시뮬레이터로 1개 기종 훈련만 할 수 있어 종류별로 별도의 시뮬레이터가 필요했다. 이 시뮬레이터는 해외에서 도입한 것으로 1대당 비용이 60억~200억원에 달했다. 6개 기종 30세트를 도입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반면 RTTP 30세트 도입 비용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네비웍스는 현재 VR 장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머리 부분 장착형 디스플레이(HMD·Head-Mounted Display)’를 활용한 훈련장비도 개발 중이다. VRSP로 불리는 차세대 시뮬레이터로 HMD를 활용해 헬기, 전투기는 물론 전차 훈련까지 가능하다.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글로벌 방산 강소기업 육성 연구개발 사업으로 2018년 선정돼 내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2000년 설립된 네비웍스는 지금까지 총 250여개의 각종 군 교육·훈련 프로젝트에 참여해 847억원어치를 납품했다. 110명의 임직원 중 90명이 IT 엔지니어라고 한다.
   
   원 대표는 국산화에 따른 국방예산 절감 효과를 강조한다. 항공전술훈련 시뮬레이터 외에 이미 군 지휘체계(KJCCS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DIRECT C4I(지휘통제 체계)’도 예산 절감 사례로 꼽힌다. 원 대표는 “지난 20년간 DIRECT C4I 사업에 약 400억원의 예산이 들었다”며 “외국제를 썼을 경우 920억원이 필요해 약 52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1980년대부터 일찌감치 VR과 AR을 군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미 육군은 1980년대 국방고등기술연구원(DARPA)이 ‘심넷(SIMNET·Simulator Network)’을 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교육 훈련에 VR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터를 연동한 가상공간하에서 전차와 장갑차, 공격 헬기와 공군의 항공기 등 다양한 플랫폼들을 묘사할 수 있었다. 미 육군은 오랜 연구 노력의 산물로 2012년에 전투원 가상훈련체계(DSTS·Dismounted Soldier Training System)를 전력화했다. 분대급 보병 훈련 시스템으로 도심지, 정글 등 다양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개발했지만 미 육군은 도입 4년 만인 2016년에 DSTS 사업을 중단했다.
   
   그만큼 VR기술을 적용한 훈련 체계 개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현재 S/SVT(Soldier/Squad Virtual Trainer)라고 불리는 새로운 개인 및 소부대 가상훈련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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