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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너 이우제의 탐나는 체력]  숨만 제대로 잘 쉬어도 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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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16호]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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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이우제의 탐나는 체력]숨만 제대로 잘 쉬어도 살 빠진다

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smbahaha@naver.com

photo 조선일보 신지호
“숨만 쉬어도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 말, 퍼스널트레이너로 일하며 의외로 자주 듣는 말이다. 아침 8~9시부터 12시간 가까이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꾸준한 운동이란 도전에 가까운 일이다. 매년 낙제점에 가까운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들어도 꾸준한 운동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은 좀처럼 해내기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그러니 숨만 쉬어도 살이 알아서 빠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을만한 바램이다.
   
   살과 숨은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살을 빼려면 반드시 숨을 많이 풍부하게 쉬어야 한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는 얼마나 충분히, 그리고 풍부하게 숨을 쉬며 살고 있을까? 중·고등학교 이후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격하게 뛰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생각보다 드물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평상시에는 숨을 얼마나 깊게 쉬며 다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 숨쉬기에 대해 크게 의식도 안 하고 관심조차 없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목적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나은 신체 활동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숨쉬기, 호흡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호흡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는 건 일정한 속도로 한 시간을 걷기도 힘든 사람이 한 시간 내내 빠르게 달리며 건강관리를 하려는 것과 같다. 모든 운동은 그동안 우리가 간과하기 일쑤였던 시작점, 호흡부터 시작해야 한다.
   
   호흡은 생존의 필수 조건일 뿐만 아니라, 보다 안전하고 견고한 움직임을 위한 토대다.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호흡을 관찰해보자. 숨을 크게 들이 마신 뒤 이를 악물고 꾹 참으며 힘을 준다. 역도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생각해보면 쉽다. 숨을 들이마실 땐 몸통과 가슴을 앞-뒤, 좌-우로 부풀린다. 우리 몸을 지지하는 척추 앞 공간에 자가 호흡을 통한 에어백을 장착하는 셈이다.
   
   
▲ 내 몸에 맞는 자연스런 호흡을 하게 되면 들이마시는 호흡에 배와 허리 부분의 몸 안 쪽이 고르게 부푼다. 무거운 물체를 이용해 운동을 한다면 이때 생기는 몸통 안쪽의 압력으로 허리뼈를 지탱해야 한다. photo 이우제

   숨쉬기는 육체적 조절 뿐 아니라 감정 조절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다. 호흡은 가장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로 나아가는 열쇠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군가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면 호흡을 깊게 하라고 조언한다. 본래 호흡은 우리가 인지하지 않아도 알아서 조절되는 영역에 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호흡의 길이나 그 양상을 조절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기도 하다. 긴장상태에 있을 때 가빠지는 호흡을, 의식적으로 느리고 긴 호흡으로 바꾸면 차차 긴장이 완화된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편안한 자세로 명상을 할 때 길고 깊은 날숨을 통해 보다 이완되고 안정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유로 운동을 시작하든 우선 나의 숨쉬기를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나아가보자. 먼저 내가 ‘어떻게’ 숨을 쉬는지 관찰해보자. 호흡을 관찰하는 연습은 일상 속에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판단으로 산란해진 의식을 내 몸으로 가져오는 좋은 전환점이다. 몸에 의식을 두고 집중을 할수록 운동 수행 능력도 좋아질 수 있다. 영어 시간에는 영어에, 수학 시간에는 수학에 집중하듯 몸을 다루는 시간에는 몸에 집중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들어간 힘을 놓아주는 것부터 시작
   
▲ 누운 상태에서 편안한 호흡을 되찾고 서서히 다양한 움직임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화살표 방향으로 몸 안 공간을 확장시키며 숨을 들이마신다. Photo 이우제

   일단 바닥에 누워서 시작해보자. 골반 주변이 뻣뻣하다면 다리를 쿠션 위에 올려놓고 해도 좋다. 한 손은 배, 다른 한 손은 가슴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숨을 쉬어 보자. 마시고 내쉬는 호흡의 길이가 일정한지, 숨을 마실 때는 어디가 부풀고, 내쉴 때는 어디가 들어가는 지 느껴보자.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배 쪽으로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부족할 수 있다. 또는 어깨 주변에 힘이 좀처럼 빠지지 않아 몸통 어느 곳도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억지로 호흡을 길게 하려 하거나, 깊게 하려 애쓰지 말자. 불필요하게 힘을 조이고 있는 부분을 먼저 관찰하고 놓아주는 연습을 해보자. 익숙해지면 양 손을 옆구리 쪽에 가볍게 짚고 숨을 마실 때 몸통이 36도로 확장되고 내쉴 때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느낌을 찾아보자.
   
   
▲ 숨을 들이마실 때 횡격막 근육과 갈비뼈 사이 근육이 수축하면서 흉곽의 공간이 넓어지며 공기가 들어온다(빨간색 화살표). 이때 횡격막이 수축하며 복부 쪽으로 밀어내는 압력이 만들어져 허리 둘레가 360도로 바깥 방향으로 부풀게 된다(초록색 화살표).

   잔잔하게 숨 쉬는 연습이 익숙해지면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호흡 패턴을 연습할 차례다. 가장 자연스러운 호흡은 복식호흡 혹은 흉식호흡 같은 게 아니다. 숨을 마실 때는 횡격막이란 근육이 수축해 복부 쪽으로는 밀어내는 압력이 생긴다. 이 압력으로 인해 허리둘레가 밖으로 팽창하고, 공기가 들어와 폐가 부풀며 가슴 주변이 확장해 갈비뼈가 벌어진다. 배도 가슴도 일정 수준 이상 확장된다. 숨을 뱉으면 확장했던 근육과 뼈가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 누워서 연습해보면 마시는 숨에 좀처럼 확장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 의식을 집중하며 몸통이 고르게 부풀 수 있도록 연습해보자. 고른 호흡이 익숙해지면 복부 전체에 탄탄하게 힘이 들어가고, 쇄골 주변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누워서 하는 연습이 편해지면, 단계적으로 엎드려서, 앉아서, 서서, 그리고 걸어가면서 연습해본다. 일상적인 수준의 모든 신체활동에서 좋은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면 평소보다 덜 지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수준의 호흡 혹은 이보다 조금 더 빠른 호흡을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상태에서 하는 모든 운동이 유산소 운동이다. 산소 공급이 원활한 강도의 운동이다. 보통 다이어트를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유산소 운동은 걷거나 달리는 특정 운동 형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수준의 운동 강도를 뜻한다. 내가 숨 쉬기가 버거운 강도를 지속하는 운동은 유산소 운동의 수준에서 벗어나 점차 무산소 운동 영역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건강한 인체라면 유·무산소 에너지 대사를 모두 원활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평소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본 적이 없고 몸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면, 유산소 운동 수준에서 운동을 시작해보는 걸 권한다. 평상시 호흡 또는 좀 더 빠른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자. 걷든, 뛰든, 수영을 하든, 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호흡의 강도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직업이라면, 앉아서 하는 종류의 운동은 권하고 싶지 않다. 일단 자연스러운 호흡을 되찾은 뒤 양발을 느끼고, 두 다리에 전해지는 무게감을 견디는 시간을 운동의 첫 번째 과제로 삼도록 하자. 복잡하고, 화려하고 거창할 필요 없다. 내 몸에 맞는 운동의 첫 걸음은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것, 호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올바른 숨 쉬기가 자연스레 체중 감소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 아닌가.
   
   ※이 기사는 온라인에만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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