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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17호]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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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1조 함정 KDDX 도전하는 LIG넥스원을 가다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 LIG넥스원의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 통합마스트. 5층 건물 높이 구조물에 레이더, 통신, 전자전 장비 등 각종 센서들이 함께 장착된다. photo LIG넥스원
“미국도 실패했지만 X밴드와 S밴드 레이더를 사실상 세계에서 처음으로 45도 각도로 동시 배열하는 형태로 통합마스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30일 경북 구미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임국현 LIG넥스원 해양사업부장이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의 핵심장비인 통합마스트의 특징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KDDX는 국산 첨단 전투체계, 레이더, 소나(음향탐지장비), 무장 등을 갖춘 해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함이다. 한국 해군 최초의 6000t급 본격 스텔스 전투함으로 2020년대 말부터 2030년대 중반까지 총 6척이 도입된다. 척당 1조여원으로 총사업비는 7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청해부대로 아덴만에 교대로 파견되고 있는 기존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II) 6척을 단계적으로 대체하게 된다.
   
   전투체계는 이 KDDX의 두뇌이자 중추신경이다. 함정의 첨단 레이더, 소나 등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대공·대함·대잠 미사일, 어뢰 등을 발사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개발비만 6700여억원에 달한다.
   
   
▲ 해성 대함미사일 등 LIG넥스원이 생산 중인 각종 미사일과 레이더 등 함정용 센서들. photo LIG넥스원

   미국도 실패한 X·S밴드 레이더 동시 배열 성공
   
   이 전투체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 통합마스트다. 국내 구축함 중 처음으로 장착된다. 통합마스트에는 레이더, 통신, 전자전 체계 등 각종 센서들이 함께 들어간다. 종전에는 이런 센서들이 함정 여기저기에 분산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한곳에 모아 넣어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크게 줄여 스텔스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대형 함정을 적 레이더에 어선 정도 크기로 나타나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통합마스트는 미국, 유럽 등 일부 선진국의 최신형 함정에만 도입돼 있고, 중국·일본 등 주변 강국도 개발 중인 상태다.
   
   함정에선 보통 적 미사일·항공기 등을 탐지·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해 S밴드와 X밴드, 두 가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의 레이더를 활용한다. S밴드 레이더는 보통 수백㎞ 이상 먼 거리의 항공기·미사일을 탐지한다. 이지스함의 SPY-1 레이더도 S밴드다. X밴드 레이더는 S밴드보다 파장이 짧아 비교적 근거리 표적을 정밀 추적한다.
   
   이 두 레이더를 한 군데에 고정형으로 모아놓을 경우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 게 최대 난제다. 미국도 실패해서 X밴드 레이더는 배 위쪽에 회전형으로 설치해 사용한 적도 있다.
   
   LIG넥스원 엔지니어들은 고심 끝에 ‘묘책’을 냈다. 두 레이더를 45도 각도로 서로 어긋나게 배치한 것이다. 임 사업부장은 “이 아이디어는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조선소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고 특허 출원도 돼 있다”고 전했다.
   
   통합마스트에서 X밴드 레이더는 적 대함미사일 및 잠수함 어뢰 공격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마스트 좌우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는 바다 위를 낮게 날아오는 적 대함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X밴드 레이더 하나는 배 함미를 향하도록 하고 있다. 배 뒤쪽에서 어뢰 공격을 위해 접근하는 적 잠수함의 잠망경을 탐지하기 위해서다.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통합마스트의 높이는 15m, 즉 5층 건물 높이다. 폭은 12m 정도다. 통합마스트 안에 레이더, 통신, 전자전 장비 등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장비 간의 전자파 간섭을 피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 기존 이지스함보다 많은 센서가 탑재돼 있어 통합마스트 내부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3㎿(메가와트) 정도의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그동안 레이더, 소나, 전자전, 미사일, 어뢰 등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센서, 무장의 개발 경험 및 노하우가 통합마스트의 기본 목표인 레이더 반사면적 감소도 고려하면서 전자파 간섭 회피, 생존성 향상 등 함정의 통합 성능을 높이는 최적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합마스트에서 수집된 정보들은 KDDX의 두뇌이자 심장부인 전투지휘실(CCC·Combat Command Center)로 즉각 전달된다. 전투지휘실에선 지휘관이 대공·대함·대지·대잠 작전을 지휘하게 된다. 인지된 지상·해상·공중·수중 목표물에 대해 대함·대공·대지·대잠 미사일이나 어뢰를 쏘도록 지휘·통제하는 것이다. KDDX의 전투지휘실은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이나 이지스함의 전투정보실에 비해 콘솔(Console) 숫자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각 센서, 무장별로 따로 있던 콘솔들을 전투체계 안으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승조원 숫자도 줄일 수 있게 됐다.
   
   LIG넥스원은 유도탄 정비부터 시작해 40년 넘게 센서와 무장을 개발해온 경험과 실적을 신형 전투체계 개발에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장체계를 개발하면서 사격통제 및 무장통제체계를 함께 개발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소해함, 특수전 지원함 등 수상함 전투체계 사업은 진행 중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특히 ‘장보고-Ⅰ잠수함 성능개량 통합전투체계’는 4년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력화한 것이 화제가 됐고, 현재 해군 승조원들도 매우 만족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이지스함(광개토-Ⅲ 배치-Ⅱ) 통합 대잠전체계 개발에도 LIG넥스원이 참여하고 있어 KDDX 대잠전 관련 기술도 어느 정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의 국내 최대 레이더 체계 종합시험장. photo LIG넥스원

   전투지휘실에는 360도 월스크린
   
   전투지휘실에는 ‘특별한 존재’도 있다고 한다. 내부에 360도 월스크린(Wall Screen)이 설치돼 함정 바깥 모든 방향의 상황을 지휘실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월스크린 화면에는 표적이 지정돼 추적되고 있는 상황까지 나타나 지휘관들이 신속하게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구미하우스는 LIG넥스원 6개 사업장 중 가장 규모(면적)가 큰 곳이다. 구미시 국가산업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다. LIG넥스원 전체 임직원 3200여명 중 1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구미하우스 생산현장은 작업 공정 순으로 배치되어 있고 완성된 장비들은 ‘환경 시험’ ‘전자파 시험’ 등 두 단계의 신뢰성 시험을 거치게 된다. 환경 시험은 실제 군 운용조건보다 혹독한 환경으로 운용시험을 하는 것이다. 시험 항목은 고온, 저온, 습도, 진동, 충격, 낙하, 요동, 강우, 침수 등이다.
   
   전자파 시험은 전자파 차폐 처리된 장비에 임의의 전자파를 쏘아서 차폐 여부를 시험하는 것이다. 이 시험장에선 KDDX 다기능 레이더의 빔(beam) 폭과 패턴 등 종합적인 특성을 측정할 수 있다.
   
   야외에 있는 최종 레이더 체계 종합시험장은 구미하우스의 자랑거리다. 국내 최대, 최장거리의 레이더 시험장으로 모의표적 시험, 대전자전 시험 등 레이더의 성능을 확인·검증한다. 1.5㎞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된 레이더 반사판에 전파를 쏘아 목표물을 탐지하는 시험을 수행한다. 이곳에선 KDDX 다기능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 최대 표적추적 속도 등 주요 성능을 시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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