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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  AI가 당신의 형량 알려드립니다! 개발자 된 변호사 안기순 ‘로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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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2호]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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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AI가 당신의 형량 알려드립니다! 개발자 된 변호사 안기순 ‘로톡’이사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로톡(LawTalk)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법률 상담 플랫폼으로 원하는 변호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변호사의 경력, 상담사례, 상담료, 의뢰인의 이용후기까지 공개하고 분야별, 지역별로 변호사를 찾을 수 있다. 수십만 건의 판결문 빅데이터를 활용한 형량 예측을 시작으로 리걸 AI 시대를 이끌고 있다.
   

   “아는 변호사 있어요?”
   
   이런 질문을 누구나 한두 번 해보거나,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법률 시장은 정보 비대칭이 심한 곳 중 하나이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변호사를 찾아가야 할지도 막막하고, 비용 걱정도 크다. 법률 상담 플랫폼 ‘로톡(LawTalk)’은 법에 IT를 결합한 리걸테크(legaltech)로 두 가지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했다. ‘로톡’은 분야별, 지역별, 연관 키워드별로 필요한 변호사를 찾을 수 있고, 변호사 정보와 상담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 실제 의뢰인의 이용 후기도 볼 수 있다. 세부 사항별로 이용자가 변호사에 대한 평점을 매기고 코멘트를 남겨 놓아 변호사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담은 ‘15분 전화상담’ ‘30분 방문상담’을 선택할 수 있고 변호사별로 상담 비용도 공개돼 있다. 사건별 수임료까지 공개해 놓은 변호사도 있다. 유료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무료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상담글쓰기’에 사례를 남기면 변호사들이 답변을 남긴다. 화상상담도 연내 서비스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로앤컴퍼니(김본환 대표)가 2014년 론칭한 로톡은 지난해부터 성장 그래프가 빨라지다 올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 10월 현재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는 3800여명, 누적 상담수는 38만7580여건에 이른다. 로톡 같은 ‘리걸테크’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영미권에서는 진즉부터 리걸테크 시장이 활성화됐다. 가장 앞선 미국의 경우 문서 자동작성, 변호사 검색 및 중개, 법률 정보 검색 등으로 세분화, 전문화되면서 리걸테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만 해도 로톡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밴고시 닷컴’은 일본 변호사의 절반 이상이 가입돼 있고 2014년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이 3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서도 리걸테크 덕분에 쉽고 싸게 변호사를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법률 서비스 시장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의 15분 전화 상담은 2만~5만원 선이다. 문제가 곪아 터지고 나서야 어렵게 변호사를 찾아 나서던 것이, 이제는 사건이 커지기 전 또는 예방 차원에서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바뀐 것은 로스쿨 도입 후 변호사 수가 늘고 무한경쟁 시대가 되면서다. 현재 우리나라 변호사 수는 3만명에 육박한다. 변호사들도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로톡’처럼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해진 것이다. 정보 비대칭을 자산으로 먹고살았던 법률 시장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 법조브로커, 전관예우 등 잘못된 관행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로톡은 김본환 대표와 정재성 부대표가 ‘다수를 위한 법’을 목표로 2012년 공동창업해 변호사를 한 명씩 찾아다니며 그야말로 ‘존버(버티고 버티기)’한 끝에 이뤄낸 것이다.
   
   
   AI가 알아서 형량 예측
   
   국내 리걸테크의 진화는 이제 시작이다. ‘로톡’에 강력한 엔진이 더해졌다. ‘로앤비’ ‘텍스트 팩토리’를 창업하고 국내 리걸테크를 이끌고 있는 안기순(51) 이사가 지난해부터 로톡에 합류했다. 안 이사의 첫 번째 작품은 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형량 예측 서비스이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사실관계를 입력하면 예상 적용 법조항과 형량이 나온다. 안 이사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의 1심 형사 판결문 중 유죄 판결 40만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국내 첫 시도이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입니다. 전체 범죄의 80%는 커버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형량 예측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누구나 로톡에 들어가면 이용할 수 있다. 형량 예측 서비스는 일반인 버전과 변호사 버전이 따로 있다. “비슷한 사건인데도 다른 형량이 나오는 경우 판결문을 통해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해야 합니다. 일반인은 판결문을 봐도 해석이 힘들기 때문에 변호사 버전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안 이사의 설명이다. 일반인의 경우 형량 예측을 통해 법률적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좋을지, 피해자에 대한 변제를 하는 것이 유리할지 등을 고민할 때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형량 예측 AI는 형사사건뿐만 아니라 민사사건도 추가할 예정이다.
   
   안 이사가 준비 중인 ‘리걸 AI’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법률 문서를 분석하고 검색하는 AI와 법률 문서 자동생성 AI도 단계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안 이사는 “리걸테크를 먼저 시작한 외국 기업과 기술격차가 크지 않다.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AI가 형량을 예측해주고, 해당 법조항을 찾아 분석하고, 소송 문서까지 자동으로 작성해주면 AI 변호사가 인간 변호사를 대체하는 것일까. 세계 법조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리걸테크와 관련한 흥미 있는 대회가 열렸다. 인간 변호사와 AI ‘알파로’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알파로의 승리였다. 2인1조로 인간 변호사팀과 AI·인간 혼합팀의 법률 계약서 검토 대결에서 AI 혼합팀이 1~3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AI와 인간 변호사의 대결에서 AI가 압승을 거뒀다. 5건의 법률 계약서를 검토하는 대결에서 AI는 5건을 단 26초에 마친 반면 변호사들은 평균 92분이 걸렸다.
   
   안 이사는 AI가 인간을 대신하긴 어렵다고 본다. “AI는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통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사건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신 단순 업무를 AI가 대신하면 변호사는 같은 시간에 여러 사건을 처리할 수 있고 서비스의 질을 더 높이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사무장 없이 1인 변호사로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로톡의 진화도 변호사의 업무를 효율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로톡의 수익모델은 변호사들로부터 받는 광고비이다. 네이버 키워드 검색 광고처럼 다양한 광고 상품을 만들어 의뢰인과의 접점을 넓혀준다. 원래 중개 플랫폼은 중개 수수료로 먹고살지만 변호사법상 수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판례 공부 대신 판례 검색 프로그램 만들어
   
   안 이사는 “국내에 리걸테크 붐이 시작됐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AI를 활용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안 이사의 경력은 특이하다. 변호사이면서 일찍부터 프로그래밍에 눈을 돌렸다. 그가 컴퓨터를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한 컴퓨터 가게에서 ‘애플2’를 처음 보고 틈만 나면 가서 구경하고 영어 서적을 번역해 기초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물건은 안 사고 죽치고 앉아 있으니 얼마 못 가 가게 주인으로부터 출입금지를 당했다. 그 일이 한으로 남았다. 이과를 가고 싶었지만 이과에 가면 의대를 가야 할 것 같아 문과를 선택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486 컴퓨터’ 한 대를 샀다. 연수원에 들어가서 남들은 판례 뒤적이며 공부할 때 그는 윈도용 판례검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였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IT 공부도 열심히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 들어갔는데 마침 법률 포털사이트 ‘로앤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연하게 ‘로앤비’ 창립 멤버로 참여해 판례검색과 법조인 내비게이션을 만들고 대표를 맡아 14년을 일했다. 로앤비가 다국적 기업인 톰슨로이터에 매각된 후 2014년 “내 사업을 해보겠다”고 나와 ‘텍스트팩토리’를 창업했다. ‘꼭 법률 관련 사업만 해야 하나’ 하는 고민 끝에 법과는 무관한 ‘문비서’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 사용자가 문자로 회식 장소 예약, 꽃배달 같은 업무를 의뢰하면 대행해주는 사업이었다. 말하자면 개인 비서 서비스였다. 정식 서비스를 하고 세 달 만에 사용자가 1만5000명을 넘었지만 사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비용 대비 고객의 기대치는 높고 일일이 사람이 대응을 해야 하니 수익 구조가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대체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한 챗봇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AI 공부를 본격적으로 했다. AI 기술로 무장하고 다시 ‘법’ 안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실 AI의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1956년 다트머스 워크숍이 열리고 컴퓨터, 인지과학 선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예측하는 워크숍을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뒤로 민스키 등 워크숍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어졌지만 번번이 학회에서 논문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논문뿐만 아니라 소스 코드까지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유 문화가 자리를 잡다 보니 새로운 연구가 나오면 순식간에 전파되고,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했어요. 덕분에 AI 관련 최첨단 연구성과들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많습니다.” 안 이사는 “AI 분야는 역동적이고 매력적이다”면서 더 많은 사람이 AI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텍스트팩토리를 인수한 로앤컴퍼니에 합류해 ‘법률인공지능연구소’를 맡아 팀을 키우고 있는데 AI 분야의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구인 조건이 ‘개발능력 있고 AI에 관심 있는 변호사’라니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그의 머릿속에는 AI를 접목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내년부터는 공격적으로 ‘리걸 AI’를 키울 생각이다. 그는 AI가 법의 안과 밖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도전이 우리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법의 문턱을 넘어 법의 대중화를 만들고 있다.
   

   다음 추천 주자는?
   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 대표
   
   
   추천 이유 가축헬스케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소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캡슐 장치를 시작으로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키며 글로벌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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