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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36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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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크리스틴 스튜어트 “내가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 스트리밍업체 훌루가 만든 로맨스드라마 ‘해피스트 시즌’에 출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photo 뉴시스
지적인 미모를 지닌 크리스틴 스튜어트(30)는 인터뷰가 다소 거북하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에 겸연쩍은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질문에는 두 손으로 활발한 제스처를 써가며 착실하게 대답했다. 언제 봐도 좀 차가운 여자라는 느낌이 든다. 스튜어트는 스트리밍업체 훌루(Hulu)가 만든 로맨스드라마 ‘해피스트 시즌’에서 동성애자 하퍼의 연인 애비로 나온다. 연례 가족 모임인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하퍼에게 구혼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하퍼가 가족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스튜어트는 ‘트와일라잇 사가’ 시리즈에서 늑대청년을 사랑하는 소녀로 나와 빅스타가 됐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함께 공연한 로버트 패틴슨과 로맨스를 즐겼으나 동성애자임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면서 많은 젊은 여성 동성애자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구도 감히 이런 내용을 상업적인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던 시대에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젊은 여성들이 나를 귀감으로 여긴다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성적 기호를 떳떳이 밝히는 그들로부터 나도 영감과 활력을 얻고 있다.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을 내 영화에 반영할 수 있어 운이 좋은 셈이다. 이런 영화에 돈을 쓰는 것은 날 위해서라기보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중히 여기는 모든 젊은 여성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 당신의 지고한 목적은 무엇인가. “난 영화를 감독하고 싶다. 실제로 영화를 만들어 봤는데 황홀한 경험이었다. 영화를 통해 얘기하는 것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 같은 경험은 자기 정화와도 같은 것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몰랐던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으나 그 일을 계속할 것이다.”
   
   - 기분이 우울할 때는 어떻게 벗어나는가. “난 킥복싱을 정말로 좋아한다. 그리고 개를 사랑한다. 아주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반이 차 있는 잔을 놓고 반이 비었구나 하는 대신 아직도 반이나 남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늘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사람들이 코로나19로 공포에 떨고 있는 올해 내 몸이 그 사태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근심 걱정을 많이 하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러나 이제는 요즘처럼 신경이 곤두서는 때에도 잠을 잘 잔다. 세상이 어떤 처지에 빠져 있는지 뚜렷이 인식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기분이 좋은 편이다.”
   
   - 어리석은 사람들을 어떻게 피하는가. “그냥 피하려고 애쓴다. 세상에는 어리석은 사람들과 어리석은 일들이 많지만 그런 것들에 신경 쓰지 않는다.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된다. 사실 난 이런 일을 매일 하고 있다.”
   
▲ ‘해피스트 시즌’의 한 장면.

   - 당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부모의 반응은 어땠는가. “사람마다 다 다른 경험을 했겠지만 내 경우는 아주 특이했다. 동성애자임을 밝히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신경을 안 썼다. 사실 난 동성애자라고 세상에 정식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저 처음으로 여자를 사랑하게 됐을 뿐이다. 그래서 부모에게도 여자 애인이 있고 그녀를 사랑하며 그것은 새로운 일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내 안에 새로운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짐을 덜어놓았다기보다는 그저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보면 된다. 난 자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동성애가 괴이하고 끔찍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처럼 동성애자인 것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미국의 절반은 동성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영화에서처럼 애인에게 구혼할 생각은 있는지. “그렇다. 난 전통을 사랑하며 화끈하게 선언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기가 최고라고 확신하는 것을 한층 더 확고히 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타인들 앞에서 의식을 치르는 것이 의식을 안 치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결혼식이란 의식에 대해선 복합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타인들 앞에서 약속을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방법으로 약속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좌우지간에 난 약속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 결혼을 한다면 아이를 가질 용의가 있는가. “4면의 벽과 튼튼한 문과 벽난로가 있는 가정을 가지고 싶듯이 가족을 이루고 싶다.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싶다.”
   
   - 이 영화에 대한 반응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가. “미국의 전 가정이 동성애를 정상적인 것이라고 간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에 대한 의견의 차이는 아직도 현격한데 이 영화는 동성애를 진정한 연민과 온기로 감싸고 또 그것에 아늑한 옷을 입힌 뒤 모든 사람을 초청해 의견의 차이를 연결해 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진짜로 나쁜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고 생각하게 하려고 만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집에 갇혀 있다시피 하면서 걱정과 두려움에 싸여 있는 요즘 극장이 아니라 집에서 볼 수 있는 스트리밍으로 이 영화가 공급된다는 사실이 기쁘다.”
   
   - 동성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자녀들에 대한 사회의 반응인데 이런 영화가 그런 사회적 반응을 어느 정도 수정할 수 있다고 보는가. “사람들을 각성시키는 데는 도움이 필요하다. 자기에 대해 확신하는 동성애자들이 말을 물가까지 인도해야 한다. 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지만 이런 인도자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동성애에 대해 사랑하고 수용하며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나는 편안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또 자기를 제대로 인식하는 영화에 나온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내 애인은 처음에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가족에게 밝히기를 주저했지만 결국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면서 자기를 확인한다. 영화 속 애비와 하퍼가 유달리 동성애 문화에 탐닉하면서 별난 사람들처럼 행동하기보다 보통 사람들처럼 보이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보통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나타내고 또 서로를 사랑하는 한 쌍을 보여주고 싶었다.”
   
▲ 영상 인터뷰 중인 크리스틴 스튜어트.

   -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힌 뒤 영화사에서 당신의 출연을 꺼린다는 것을 감지했는가.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받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그러나 별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럴 테면 그래라 하고 당당히 행동했다. 그런데 사실 나는 동성애자라는 것을 꼭꼭 숨기고 살지는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도 애인의 손을 잡고 다녔으며 부모에게도 그런 사실을 떳떳이 밝혔다. 하지만 인터뷰에서는 매우 개인적인 일들을 밝히기가 싫다. 왜냐하면 내 사적인 일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내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나의 삶은 크게 변했다. 그런 사실을 좀 더 일찍 확실히 안 밝힌 나 자신에 대해 화가 났었다. 그래서 더 애인의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그런 우리를 당신들은 매일같이 사진을 찍고 있다. 내 경우가 자신의 성적 기호를 밝히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난 분명히 동성애자인데도 그런 얘기를 세트에서 들으면 이상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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