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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8호]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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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골든글로브 무대 선 제인 폰다 “내 인생을 바꾼 영화 세 편”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제인 폰다는 83세라는 나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 보였다. 질문에 두 손 제스처와 함께 생기발랄하게 대답했는데 맹렬한 ‘운동가’답게 정치 문제와 자신이 관심을 갖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매우 진지하고 지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제인 폰다는 지난 2월 28일에 열린 2021년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생애에 걸쳐 영화계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세실 B. 드밀’상을 탔다. 제인 폰다를 시상식 전인 2월 24일 영상으로 만났다.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 헨리 폰다의 딸인 제인 폰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LA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 ‘세실 B. 드밀’ 상을 받은 소감은. “홍보담당자로부터 이 상을 타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너무나 놀라운 일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
   
   - 영광의 수상자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예술의 중요성이다. 지금처럼 혼란과 분열의 때일수록 예술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현재 북미가 당면한 문제들은 기후변화의 위기와 인종차별 그리고 코로나19 전염병 등이다. 이번에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많은 영화가 이런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영화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이해하는 일을 돕고 있다. 지금은 위기의 때이지만 아울러 희망의 시간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최초의 기후 대통령이다. 사람들이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행동으로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그에게 옳은 일을 수행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젊음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루에 9시간 자고, 운동하며, 올바른 식사 습관을 지키기 때문이다.”
   
   - 당신은 배우요, 정치운동가요, 여권운동가이자 환경보호론자인데 다음의 투쟁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세상은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 위기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기 위해선 대기를 오염시키는 화석연료의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 나는 이 밖의 다른 위기들도 서로 연결돼 있다고 믿는다. 급속도로 악화하는 기후변화가 없었더라면 코로나19 전염병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역설하고 해결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내가 유명인사여서 내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많은 사람은 나처럼 나이가 든 여성들이다. 나는 이들에게 기후변화 위기 해결 운동에 함께하도록 격려할 것이다.”
   
▲ 지난해 3월 석유 시추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함께 시위를 벌이는 제인 폰다. photo 뉴시스

   - 2~3년 전에 넙다리(대퇴부)뼈 교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현재 상태는 어떤가. “모두 세 차례 수술을 받았다. 훌륭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열심히 운동해 아무 이상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늘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 당신의 많은 영화 중에서 개인적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무엇인가. “세 영화가 있다. 첫째는 내가 첫 오스카상을 탄 ‘클루트(Klute)’로 내 연기와 생애를 한 단계 높여준 영화였다. 두 번째는 ‘커밍 홈(Coming Home)’이다. 이 영화는 내가 늘 가슴에 품고 있던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한 것으로 제작도 내가 했다. 마지막은 ‘온 골든 폰드(On Golden Pond)’이다.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함께 영화에 나오고 싶어 만든 것으로 아버지는 영화가 나온 지 4개월 후에 돌아가셨다. 매우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 요즘에는 유명인사들이 조금만 말을 잘못하거나 실수하면 거의 매장되다시피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좀 지나친 경우가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인종과 여성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야비하고 잔인하며 여성을 멸시하고 인종을 차별하는 사람들은 이제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예의 바르고 연민의 마음을 가지며 또 남을 해치는 말을 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과거 수많은 상을 받은 사람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상식은 어떤 것인가. “하도 많은 시상식에 참가해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가 영화계에서 은퇴했을 때 배우인 내 아들 트로이 가리티가 ‘솔저스 걸’로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라 시상식에 함께 참석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그런데 상은 알 파치노가 탔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이야말로 가장 재미있는 시상식이다. 참석자들은 시상식 중에도 자유롭게 마시고 대화하고 일어서기도 한다. 딱딱하지 않은 시상식이어서 TV로 보는 것만 해도 즐겁다.”
   
   -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처음 참석한 것은 언제인가. “1962년으로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여배우’로 선정되었을 때였다. 그때 난 17살이었는데 시상식에 마릴린 먼로도 동석했었다.”
   
▲ 아버지 헨리 폰다와 함께 주연한 1981년 작품 ‘온 골든 폰드(On Golden Pond)’.

   - 영화에서 공연한 남자 배우들 중에서 가장 멋진 배우를 고르라면. “네 편의 영화에서 공연한 로버트 레드포드가 먼저 떠오른다. 그에 관한 아름다운 기억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서도 즐거운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함께 공연한 배우들 중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이다. 나는 이들 중 여러 사람과 아직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클루트’에서 공연한 도널드 서덜랜드는 어떤가. “그에 대해서도 아주 즐거운 기억을 품고 있다. 그러나 한때 연인 사이였던 그와 지금은 자주 만나지 않는다. 몇 년 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그를 봤는데 내게 별로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더라. 결혼을 했기 때문이겠지.”
   
   - ‘세실 B. 드밀’상을 누구에게 바치고 싶은가. “2019년 세계에서 기후변화 위기 해결을 촉구하면서 총궐기한 수백만 명에 이르는 모든 젊은이에게 바치겠다.”
   
   - 당신의 영화들은 어떤 사명감이나 문제의식을 다룬 것이 많은데. “내가 운동가가 된 이후로 사람들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고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연민의 마음을 갖도록 도울 수 있는 영화에 나오려고 애썼다. 그저 사람들을 멸시하거나 무시하는 일을 피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가끔 문제의식이 있는 영화 외에 우스운 영화에도 나왔다. 우리가 더 많이 웃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당신과 아버지의 관계는 어땠는지. “아버지를 매일 생각하면서 그리워한다. 나는 아버지가 지금도 내 삶 속에 들어와 있다고 느낀다.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들처럼 나를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 삶의 가치에 대해 가르치진 않았지만 나는 아버지의 영화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공정과 정의와 평등 그리고 인종차별을 하지 말라는 것들이다. 아버지는 말이 적고 다소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또 다른 사람이 자기 앞에서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 미 중서부 태생 사람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 정치가로서 활동할 생각은 없는지. “내게 맞지 않는 일이다. TV로 연방의회 의원들이 인준 청문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난 도저히 그런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난 좋은 지도자가 되기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총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불을 지피는 추종자로선 충분한 능력이 있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야 한다. 총명한 사람들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의 이념을 널리 알리는 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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