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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반도통일미래국회 현장] 남북 대학생 국회의원들이 토론 끝에 정한 통일 조국의 국호는?

글 | 강달해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년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하루빨리 통일이 되길 바라신다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건배사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한반도 민주당 김인영 의원(함경북도 어랑군)이 뱉은 한 마디에 즐거웠던 술자리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바로 한 시간 전에 성황리에 개최된 한반도통일미래국회의 뒤풀이 장소였다.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들은 헐값에 노동시장으로 팔려나갈 것입니다. 과연 이대로 통일이 되도 괜찮은 걸까요? 지금처럼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의 통일은 반대합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2008년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와 단둘이 탈북을 강행했다는 김인영씨. 그녀의 건배사에 사람들은 생각에 잠겼다.
다음 건배사를 맡은 조선공화당 대표 김은혜 의원(함경북도 청진)이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탈북자인 그녀는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혹여 피해가 갈까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아닙니다. 저는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될 리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통일을 염원하고 미리 준비를 해야 그날이 올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북한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미래 국회의원들의 뼈있는 한마디에 자리에 앉아있던 나머지 남북 의원들도 저마다 통일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이어나갔다.
지난 812,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제1회 한반도통일미래국회(주최 대한민국 헌정회, 한반도미래재단)(아래 미래국회)가 열렸다. ‘통일국가의 국호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미래국회에는 남북한 청년 미래국회 대표단 40명이 참가했다. 모두 통일부 산하 비영리재단인 한반도미래재단에서 실시하는 통일지도자 아카데미의 졸업생들이다. 통일지도자 아카데미는 대한민국 최초로 남북한 출신 대학생 청년들을 통일 한반도의 리더로 키우고자 2011년부터 통일부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현재 10기 아카데미가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졸업 및 재학생은 400여 명에 이른다.
개회에 앞서 정치권의 여러 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 인사를 전했다.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은 여기 계신 분들이 미래의 국회의원이 되어서 이 나라의 국회를 이끌어갈 분들이라며 여러분들에게 미리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광복 70주년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반쪽의 광복"이라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며 통일을 하면 금전적 이익이나 손해가 얼마나 될까 주산을 튕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대학에서 통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통일부 황부기 차관의 인사말과 남한 내부와 남북 사이에서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축하인사가 있었다.
미래국회는 심원준 국회의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사회자 김다애 의원은 “2015710일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전체 주민투표를 거쳐 찬성 83%로 자유민주주의를 기초로 한 평화 통일에 합의했다김은혜 의원 등 276인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합의통일로 인한 새로운 국호 제정안이 제출됐다고 보고했다.
미래국회에는 대한국민당 조선공화당 한반도민주당의 세 개의 가상 정당이 설치되어 있으며 각각 대한민국, 대한조선공화국, 한반도민주공화국을 통일 국가의 국호로서 주장했다. 먼저 대한국민당 대표 신재영 의원(서울시 용산구)은 국회의원 모두에게 “8,000만 한민족의 화합을 가장 우선에 두고 사사로운 감정 개입을 배제하여 국정을 생각해야 한다며 배려와 존중을 당부했다. 조선공화당 대표 김은혜(가명) 의원(함경북도 청진)우리 민족의 번영과 발전뿐 아니라 한반도는 태평양, 시베리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서 동북아지역에서의 평화 및 공동발전을 선도할 국가로 위상이 높아졌다며 통일 국가의 미래를 낙관했다. 한편, 한반도민주당 홍기선 대표(서울시 동대문구)는 느긋하게 발언을 시작했던 다른 대표들과는 달리 시작부터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당의 입장을 표명했다. 홍 의원은 민족상징의 부재로 민족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있다“‘한반도라는 민족상징을 통해 민족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정서적 통합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국가 국호로서 대한민국을 주장한 대한국민당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는 본래 일제 해방 후 남과 북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었다자주 독립국가로서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가면서도 한류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국호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대한조선공화국을 주장한 조선공화당은 남한을 상징하는 대한과 북한을 상징하는 조선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남북한 주민의 정서 문화적 통합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낯설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국호가 대한조선’”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민주공화국을 주장하는 한반도 민주당은 한민족의 터전인 한반도는 이미 여러 분단 이후 남북이 공동으로 화합을 시도할 때마다 등장했다한반도의 은 한민족을 뜻하는 한()과 더불어 남과 북이 하나 됨을 뜻하는 하나의 의미가 있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미래국회에 참석한 청년 의원들의 열띤 토론은 마치 실제 국회를 방불케 했다. 의원들은 모두발언을 마친 당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지지발언을 하기도 하고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례로 대한국민당의 김철(가명) 의원(함경남도 함흥)실질적으로 통일 과정에서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느냐고 따져 물으며 남측의 경제력과 국제적 신뢰가 통일된 한반도를 발전시키는 기초가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선공화당 대표 김은혜 의원이 남한에 통일부가 있었듯 북한에는 통일전선부가 있었는데 어떻게 통일노력을 남한만이 했다고 자신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통일은 남북한 국민들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하자 객석에서 환호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미래국회 본회의의 결과는 400명 중 386이 투표에 참여해 대한민국이 66, 대한조선공화국이 61, 한반도민주공화국 255표를 받으며 한반도민주공화국이 통일국가의 국호로서 선정되었다(무효표 4). 한반도미래재단 구천서 회장은 국호를 정하는 일은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호가 정해졌으니 이제 통일 국가의 다른 국정들 또한 반은 결정된 셈이라고 이번 미래국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한반도미래재단 오현금 박사는 첫 미래국회에서 국호를 정했다면 앞으로는 통일 국가의 행정구역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과 같이 보다 더 세부적인 사항들을 주제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회의 절차에 따라 수준급의 논쟁을 보여준 이번 미래국회가 무사히 막을 내리기까지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고 준비해온 남북 학생들의 노고와 구천서 회장과 한반도미래재단 직원들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다. 미래국회에서 한반도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홍기선씨는 준비 기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늘 통일이 되면 어떨까 상상만 해왔는데 상상이 현실이 되는 데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선공화당 대표를 맡았던 김은혜(가명)씨는 이런 자리에 주인공으로 참석했다는 것이 꿈만 같다이번 미래국회를 통해서 한반도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고, 통일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래국회에는 북경대에서 유학 중인 한인 학생들이 다수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서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원래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아 참관을 왔다는 북경대 김경태(25)씨는 회의 내용에 대해 다소 이견이 있긴 하지만,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박주영(21)씨는 남북 청년들이 함께 통일국가를 구상해보는 계기가 된 뜻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앞으로는 더 많은 일반인들이 참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회의가 마무리된 회의장에는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첼로의 현율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흘러나 나오자 의원석에 앉아있던 40명의 미래국회 대표단들이 손을 맞잡고 일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리허설에서는 없었던, 학생들의 진짜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코끝이 찡해진 몇몇 관객들은 이내 훌쩍대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누구보다 감명 깊게 바라본 사람은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반도미래재단의 구천서 회장일 터. 구 회장은 학생들이 단순히 모의국회가 아니라 진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준비해왔다만약 한반도민주공화국이 진짜 통일국가의 국호로 채택된다면 이는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경향이 있는데 통일에 있어서는 일관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민간차원의 실력을 갖춘 씽크탱크가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앞으로 한반도미래재단이 그런 씽크탱그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했던 뒤풀이 현장에서 구천서 회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못 이겨 심장에 남는 사람을 열창했다. 북한의 국민노래로 알려진 이 노래는 구 회장이 학생들 앞에서 종종 불렀던 노래다.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등록일 : 2015-08-13 20:18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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