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ssue&Today
  2. 주간조선

[단독] 우병우 처가의 또 다른 회사 ‘도시비젼’

10년간 매출 ‘0’ 2014년 접대비만 667만원

글 | 조동진 기자

▲ ‘도시비젼’의 주소지로 돼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청원빌딩. 하지만 이 빌딩에서 도시비젼의 사무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photo by 이신영·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우병우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처가(妻家)와 게임기업 넥슨(Nexon) 간 1300억원이 넘는 부적절한 부동산 거래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병우 민정수석의 부인 이모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강’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우 수석과 가족들이 유령회사, 즉 페이퍼컴퍼니인 ㈜정강을 통해 세금과 재산 규모를 줄여 신고하거나 각종 비용을 조달하는 통로로 활용하며 재산 관리를 해온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공직자 재산변동 자료(3월 25일)를 확인한 결과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일고 있는 ㈜정강의 주주는 총 5명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지분 20%·1000주)과 부인 이모씨(지분 50%·2500주), 그리고 우 민정수석의 장남과 차녀 등 세 자녀가 각각 500주씩(총 지분 30%·총 주식 1500주)을 갖고 있다. 100% 가족회사다.

그런데 이런 ㈜정강 외에도 우 수석의 부인 이씨와 처제들이 최대주주인 또 다른 처가 회사 역시 그 실체와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바로 ‘도시비젼’ 이야기다. 1995년 5월 설립된 도시비젼은 우 수석의 부인 이씨와 이씨의 친언니, 두 친동생 등 이씨의 친자매 4명이 최대주주다. 이씨를 포함해 이씨의 친자매 4명이 각각 13.25%(5만3000주)씩 총 ‘53%’(21만2000주)의 도시비젼 지분을 갖고 있다.


주소지 빌딩 입주사 안내판에 ‘도시비젼’은 없어

그런데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도시비젼은 현재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7××-××(사평대로 ×××)의 ‘청원빌딩’에 소재한 것으로 신고돼 있다. 그렇다면 도시비젼이라는 회사가 이 빌딩에 실제로 입주해 있을까. 외형상 현재 청원빌딩에서는 도시비젼이라는 기업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청원빌딩에는 지하 3층 지상 5층까지 각 층에, 어떤 기업이 입주해 있는지 소개하는 ‘입주사 안내판’이 있다. 그런데 ‘입주사 안내판’에 도시비젼이라는 기업은 없다. 또 이 빌딩에 입주한 가게와 기업들의 이름이 나와 있는 ‘우편함’에서도 역시 ‘도시비젼’이란 기업명은 찾을 수 없다.

반포동 청원빌딩에 실제 있는 것으로 확인된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기업은, 이 빌딩 5층에 있는 ‘기흥컨트리클럽’(삼남개발주식회사)과 ‘정강건설주식회사’ 두 곳뿐이다. 유령기업 의혹이 일고 있는 ㈜정강 역시 서류상 회사 소재지가 반포동 청원빌딩이지만 현재 이 빌딩에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도시비젼 역시 ㈜정강과 같은 상황이다.

도시비젼이 감사보고서(2015년 4월 6일)를 통해 금융당국에 공개한 전화번호 역시 이상하다. 도시비젼이 밝힌 자신들의 전화번호는 ‘02-345×-25××’이다. 그런데 이 전화번호를 유심히 살펴보면 현재 우병우 민정수석 일가의 유령회사 의혹을 받고 있는 ㈜정강의 전화번호와 마지막 끝자리 숫자 하나만 다를 뿐 나머지 앞 번호 7자리가 모두 똑같다.

더 이상한 점은 이 전화번호가 실제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전화번호(결번 상태)라는 것이다.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이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전화 회사의 안내 메시지만 나온다.

도시비젼이 자신들의 ‘팩스(Fax)번호’라고 밝힌 번호 역시 특이하다. 도시비젼의 팩스번호는 유령회사 의혹이 커지고 있는 ‘㈜정강’과 ‘에스디엔제이홀딩스’의 팩스번호와 똑같다.

도시비젼의 직원 현황 역시 상식적이지 않다. 2015년 4월 6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도시비젼은 직원을 단 2명으로 명기해 보고했다. 이때만이 아니다. 2011년 3월 공개된 감사보고서부터 도시비젼은 직원을 2명으로 명기해 보고해 오고 있다. 이것대로라면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는 이정국(64)씨를 제외하면 직원이 1명뿐이라는 의미가 된다. 2012년 총 460만원의 급여 지급을 마지막으로 2013년부터 급여를 지급한 기록이 없다.


도시비젼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

도시비젼에서 발견되고 있는 비정상적 사안들은 이것만이 아니다. 현재 확인 가능한 도시비젼의 감사보고서는 2015년 4월 것까지다. 이를 토대로 확인한 도시비젼의 ‘매출 현황’ 역시 정상적인 기업의 것으로 이해하기에는 매우 특이하다. 2005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10년 동안 도시비젼의 매출액은 ‘-(원)’으로 기재돼 있다. 매출액이 0원이라는 의미다. 이 말대로라면 도시비젼은 최소 지난 10년 동안 기업으로서 영업이나 사업을 한 내역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영업과 사업 활동 내역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도시비젼은 납득하기 힘든 용도로 비용을 써온 것이 확인되고 있다. 2015년 작성된 2014년도 도시비젼의 손익계산서를 보자. 2014년 도시비젼의 매출액은 0원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영업이나 사업 활동을 한 내역이 없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접대비’로 667만원을 썼다고 처리해 놓은 것이다. 2014년 작성된 2013년 손익계산서 역시 매출액은 0원이지만, 접대비로 20만원을 썼다고 명기해 놓았다.

접대비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도시비젼의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임대료’다. 이 임대료는 ‘지급임차료’라는 명목으로 기재돼 있다. 지급임차료는 도시비젼이 소재지라며 각종 공식 서류상에 밝혀 놓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7××-××(사평대로 ×××)의 ‘청원빌딩’ 건물주에게 준 임대료를 의미한다. 도시비젼이 주소지를 서초구 반포동 청원빌딩으로 각종 서류에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6월 21일부터. 이때부터 도시비젼이 반포동 청원빌딩의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급한 임대료가 2013년 900만원이었고, 2014년에는 3600만원이었다. 그러니 1년6개월 동안 총 4500만원을 사무실 임대료 명목으로 도시비젼이 청원빌딩 건물주에게 지급한 것이다.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다. 반포동 청원빌딩의 건물주, 즉 이 ‘빌딩 소유자’가 바로 우 민정수석의 부인 이모씨와 이씨의 친언니, 두 친동생이라는 점이다. 청원빌딩은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대지면적 941.2㎡에 건물면적이 총 3975.81㎡에 이른다. 이 청원빌딩의 소유권을 우 수석의 부인 이모씨와 이씨의 친자매들이 각각 4분의 1씩 갖고 있다. 이 같은 사실관계를 고려할 때, 도시비젼이 지급임차료로 썼다고 처리한 총 4500만원은 결국, 이모씨와 이씨의 친자매들에게 지급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다. 도시비젼은 2014년 재무제표를 통해 2013년 900만원과 2014년 3600만원 등 총 4500만원의 지급임차료를 누구에게 준 것인지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도시비젼은 ‘특수관계자와의 매출·매입 등 거래 내역’을 말하며, 지급임차료를 ‘주주’에게 지급했다는 식으로 표기해 놓았다. 그런데 바로 1년 전인 2013년 재무제표에서는 지급임차료 900만원을 (특수관계자로) 주주인 ‘이○○ 외 3인’에게 지급했음을 표시한 내용이 있다. 이때 실명으로 등장한 ‘이○○’씨가 바로 우병우 민정수석의 부인인 이모씨의 친언니다. 이○○ 이외 3인은 도시비젼의 주주이면서, 서류상 이 회사 소재지인 반포동 청원빌딩의 건물주들인 우 수석의 부인 이씨와 이씨의 두 동생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서류상 직원이 단 2명이고, 영업과 사업 활동 내역이 전혀 없는 매출액 0원짜리 기업이 “접대비로 667만원을 썼다”고 처리했다. 또 각종 공식 서류에 소재지로 표시돼 있는 빌딩에선 정작 ‘도시비젼’이란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소재지로 기재된 청원빌딩의 건물주인 이씨와 그의 친자매들에게 도시비젼은 1년6개월 동안 임대료로 총 4500만원을 지출했다.

유령기업 의혹을 받고 있는 ㈜정강에서 벌어진 의문스러운 일들과 흡사한 일이 도시비젼에서도 2013년부터 벌어진 것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부인 이모씨와 이씨 친자매들 소유의 반포동 청원빌딩에 역시 이씨 자매들이 최대주주인 도시비젼의 사무실이 실제로 있는지, 의혹을 키우는 접대비 및 임대료 등에 대한 내용을 도시비젼 측으로부터 직접 듣고 싶었다. 우 수석 처가가 소유한 기업의 한 관계자와 통화가 됐다. 하지만 그는 “기자들의 연락에 응대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등록일 : 2016-08-03 15:1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

2449호

2449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신한금융그룹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조선뉴스프레스 여행 프로젝트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

한스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