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JTBC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 photo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JTBC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 photo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청와대가 본격적인 퇴임 준비에 접어들었다.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문 대통령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 할 준비를 하는 한편, 지지자들은 도심에 퇴임 기념 옥외 전광판 광고도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마지막 간담회 자리에서 "5월 9일 18시, 업무를 마치는 퇴근 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며 마지막 날 일정을 공개했다. 다음 달 10일부터 청와대가 개방되는 터라 전날인 9일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만큼, 이번 퇴임은 인수인계보다는 철수에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칼퇴’를 예고하자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청와대 앞 환송 모임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저녁 6시에 퇴근하실 테니 만약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면 대통령이 거기서 감사하다는 말씀 정도는 하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퇴임 후에는 (정치권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민주당 인사들도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 퇴임과 관련한 소감을 적는 등 지난 5년을 마무리 할 준비를 하고 있다. 행사를 주도한 윤건영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년. 끝이 있음을 알았지만, 단 하루도 그 끝을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다. 한 고비를 넘고, 또 넘어서 오늘이다. 이제야 그 끝을 생각한다. 5월 9일 대통령님의 마지막 퇴근길, 그 길을 외롭지 않게 국민과 함께 보내드리고 싶다"라고 적었다. 이어 "당신의 헌신에 대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박수를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외롭지 않은 퇴근길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다음 카페 '여성시대' 회원들이 광화문 옥외전광판에 내거는 이미지 ⓒ/ photo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카페 '여성시대' 회원들이 광화문 옥외전광판에 내거는 이미지 ⓒ/ photo 온라인 커뮤니티

지지자들도 퇴임 기념 준비에 한창이다.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문 대통령 광고 관련 내용이 담긴 이미지가 공유됐다. 이 광고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다음카페 ‘여성시대’가 주도한 것으로, 이미지 속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활짝 웃는 사진 옆으로 “다섯 번의 봄, 고맙습니다”가 적혀있다. 이어 “두 분의 앞날이 봄꽃이 활짝 피는 따뜻한 봄날 같기를 소망합니다” “두 분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등의 문구도 보인다. 이 광고는 강남역 11번 출구 규정빌딩에서 4월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광화문 경복궁역 6번 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 지하철 내 광고도 의뢰했으나 아직 승인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를 진행한 ‘여성시대’ 회원은 “지하철 광고도 신청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승인이 안 떨어졌다. 단 하루를 걸더라도 의미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모금에 참여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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