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4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타워 전광판에 이날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영상이 등장하고 있다. / Photo 뉴시스
2021년 4월 14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타워 전광판에 이날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영상이 등장하고 있다. / Photo 뉴시스

윈터 이즈 커밍(Winter is coming)

암호화폐 시장에 겨울이 닥치고 있다는 징후는 최근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일단 국내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테라(Terra)와 암호화폐 루나(Luna)가 일으킨 대형 충격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뱅크런(대량 인출사태)이 일어났고 이런 흐름과 연동된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선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5월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하루 동안 2000억달러(약 258조원) 이상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시장환경이었는데 이런 급락에 불을 붙인 건 테라와 루나였다.

테라와 루나 외에도 겨울이 오고 있다는 유력한 신호는 또 있다. 5월 1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1%나 감소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14억8000만 달러를 크게 하회한 결과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53.2%나 급감했다. 

가장 뼈아픈 건 수익을 유지하는게 중요한 지표인 '월간 사용자'와 '거래량' 감소다. 지난해 4분기 1140만명이었던 월간 사용자는 올해 1분기 920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거래량도 함께 줄었는데 올 1분기에 기록한 3090억 달러의 거래량은 직전 분기(5470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43.5%나 감소한 액수다.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코인베이스는 거래량에서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지 않다. 거래량 기준 세계 1위 거래소는 '바이낸스'다. 하지만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의 거래소로 소위 미국의 '큰손'들과 기관투자자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다.

특히 상장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코인베이스에서 암호화폐가 거래된다는 것만으로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신뢰도가 올라간다. 성과가 검증된 것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어서다. 최대 거래소는 아니지만 최고 거래소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런 위상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코인베이스의 부진은 1분기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건 암호화폐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여기에 코인베이스 주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일시적이지 않을 거라는 게 문제다.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거래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것, 그래서 코인베이스의 수익성이 비관적이라는 지적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상징한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실적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광범위한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투기적 투자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는 것도 코인베이스 앞에 놓인 악조건이다. 코인베이스 측은 "2분기에는 이번 분기보다 더 낮은 월간 사용자와 거래량을 예상한다. 가입자와 서비스 수익도 1분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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