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옛 바이윈공항을 전면 폐쇄하고 개발한 바이윈신도시. 사진 오른쪽 저층건물이 쇼핑몰로 바뀐 옛 바이윈공항 여객터미널이다. photo 바이두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옛 바이윈공항을 전면 폐쇄하고 개발한 바이윈신도시. 사진 오른쪽 저층건물이 쇼핑몰로 바뀐 옛 바이윈공항 여객터미널이다. photo 바이두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구을(乙)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밝힌 ‘김포공항 폐쇄 후 인천공항으로 통합 이전’과 같은 방식은 중국에서 신공항 개발 시 즐겨 쓰는 방법이다. 

광둥성 잔장(湛江)시는 지난 3월 시 외곽에 우촨(吳川)신공항을 개항한 직후, 기존 잔장공항을 폐쇄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산둥성 칭다오(靑島)시 역시 자오둥신공항 개항 후, 기존 류팅(流亭)공항을 폐쇄했다. 류팅공항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기준 김포공항(2544만명)과 거의 비슷한 2555만명의 여객을 처리한 공항이다. 칭다오 인근의 옌타이시 역시 지난 2015년 펑라이(蓬萊)신공항 개항 이후 기존에 있던 라이산공항의 민항 기능을 중단했다.

광둥성 광저우시 역시 2004년 바이윈(白雲)신공항 개항과 함께 기존 공항인 구(舊) 바이윈공항을 전면 폐쇄했다. 광저우 바이윈산 자락에 있던 바이윈공항은 1933년에 개항해 국민당 통치시절부터 줄곧 광저우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신공항 조성 직후 전면 폐쇄를 단행했고, ‘바이윈공항’이라는 기존 이름까지 신공항에 내어줬다. 편의상 ‘신(新) 바이윈’ ‘구 바이윈’으로 구분하는데, 구 바이윈공항 활주로 아래로는 지하철을 깔고, 지상은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호텔, 쇼핑몰, 공원 등이 들어선 바이윈신도시로 개발한 상태다. 중국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 본사도 이곳에 입주했다. 구 바이윈공항 여객터미널은 ‘5호 주기장’이란 이름의 쇼핑몰로 사용 중이다.

남방항공의 허브인 신 바이윈공항은 2019년 기준, 인천공항(7116만명)보다 많은 7300만명의 여객을 처리했는데, 지난 2018년 제2여객터미널을 준공한 데 이어 현재 제3여객터미널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광저우시는 과거 군공항으로 이용했던 톈허(天河)공항을 1960년대 일찌감치 전면 폐쇄한 후, 1987년 대형 스타디움으로 개발한 바 있다.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 일대로, 지금은 인구 1800만명 광저우의 중심이 됐다. 항공교통 수요나 도시 규모 등을 놓고 봤을 때, 이재명 후보가 밝힌 김포공항 폐쇄를 강행할 경우, 광저우 모델이 가장 참조할 만한 셈이다. 

홍콩 역시 1998년 첵랍콕섬 인근 해상을 매립해 첵랍콕신공항을 개항한 후, 기존 카이탁공항을 전면 폐쇄했다. 카이탁공항을 전면 폐쇄한 이유는 ‘안전문제’가 가장 컸다. 사자산(라이언락)을 북쪽에 두고, 빅토리아항으로 뻗어 있는 카이탁공항 활주로는 세계에서 이착륙이 가장 어려운 공항이란 악명이 자자했다. 현재 카이탁공항은 전면 폐쇄 후 크루즈터미널로 재개발된 상태다.

다만 중국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무조건적인 공항 폐쇄에서 변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신공항 개항 이후에도 ‘복수공항’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는 1999년 푸둥(浦東)신공항 개항 이후에도 기존 관문인 훙차오(虹橋)공항을 유지했고,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앞두고 훙차오공항을 대대적으로 확장해 지금의 동서 복수공항 체제를 만들었다. 

베이징도 2019년 시 남쪽 외곽에 다싱(大興)신공항을 개항한 이후에도, 기존의 서우두(首都)공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남북 복수공항 체제로 전환했다. 쓰촨성 청두 역시 지난해 6월 톈푸(天府)신공항 개항 후에도 기존 솽류(雙流)공항을 그대로 유지하며 복수공항을 운영 중이다.

한 중국 변호사는 “중국은 신공항을 지을 가용토지가 많고, 모든 토지 자체가 명목상 국가소유인 관계로 토지수용 자체가 쉽다”며 “권리관계가 복잡한 한국이나 서구 선진국들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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