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직원들이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피해 직장을 탈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10월 29일,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직원들이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피해 직장을 탈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애플 아이폰의 주력 생산공장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직원들의 대량탈주가 이어지면서 아이폰14의 생산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홍하이(鸿海)정밀 계열의 폭스콘 정저우공장은 세계 최대 아이폰 위탁생산공장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만 30만명에 달한다. 한데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전후로 정저우공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감염된 직원들이 속출하자 코로나19 감염자는 물론 밀접접촉자까지 격리하는 등의 과도한 방역조치를 강행해 직원들이 집단반발하고 나선 것.

이 과정에서 감염된 직원들이 머무는 기숙사는 물론 직원식당까지 임시폐쇄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반면, 격리된 직원들에게 도시락이 제때 제공되지 않고, 제공된 도시락의 품질에도 문제가 있어 일부 직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실시간으로 올리면서 공장상황을 전해왔다. 이 같은 상황이 누적되자 결국 일부 직원들이 공장 담벼락을 넘어 탈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는 봉쇄조치로 교통편이 차단된 정저우공장을 걸어서 탈출하는 폭스콘 직원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등짐을 짊어진 채 논밭을 걸어 고향으로 향했고, “10시간을 걸어 집에 도착했다”는 경험담까지 나왔다.   

폭스콘 측은 직원들의 대량탈주에 아이폰 생산차질이 가시화되자 일부 핵심 생산파트 직원들의 임금은 30% 이상 인상하는 등 직원 붙들기 위해 나선 상태다. 하지만 생산직원들의 대량이탈로 지난 9월 세계 첫 출시된 아이폰14의 생산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아이폰 생산량이 30% 이상 감소할 것”이란 로이터통신의 보도도 나왔다. 아이폰14는 국내에서도 지난 10월 7일 첫 출시됐다.

한편, 폭스콘 측은 정저우공장을 대신해 광둥성 선전에 있는 룽화공장의 생산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폭스콘 룽화공장은 과거에도 저임금에 과도한 작업량으로 직장 내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진 곳이다. 2010년에는 선전 룽화공장에서 10명 이상의 직원들이 줄줄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장에 귀신이 붙었다”는 흉흉한 소문도 직원들 사이에 나돌았다. 이에 홍하이정밀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중국 오대산의 덕망높은 고승들을 초빙해 죽은 직원들의 명복을 빌고 귀신을 쫓는 불공을 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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