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photo 뉴시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역대 최저를 찍는 가운데, 국가가 공무원 시험 기준을 완화하고 시험 응시 가능 연령을 낮추기로 했다. 더 많은 지원자가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단 2025년도 5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고시)부터는 선택과목 시험이 폐지된다. 필수과목 3∼4과목으로만 2차 시험을 치른다. 

또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외무고시) 2차 시험에서는 '학제통합논술시험 Ⅰ·Ⅱ' 과목이 한 과목으로 통합된다.

5·7급 공채시험 등에서 시험과목을 대체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성적 인정 기간도 내년부터 사라진다. 기준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면 취득 시기와 상관없이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2024년부터는 전산 직렬 채용시험에서 기술사, 기사 자격증 등 필수 자격증 기준도 폐지된다.

응시 가능 연령도 낮아진다. 7급 이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연령이 오는 2024년부터 현행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다만 교정·보호 직렬은 현행대로 20세 이상으로 유지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 심의 후 이달 4일 정부로 이송됐다. 이달 중 공포되며 즉시 시행된다.

인사혁신처는 "응시 연령을 8급 이하 공무원 채용시험과 동일하게 조정해 직급별 응시연령 차이를 없애고,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파격 조치에는 청년들의 현저히 낮아진 공무원 선호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가직 공무원 9급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photo 뉴시스

인사혁신처가 6월 8일 공개한 ‘2022년도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경쟁률’을 보면, 785명을 뽑는 7급 공채 시험에 모두 3만3527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평균 42.7 대 1이었다. 이는 1979년(23.5 대 1)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7급 공채 경쟁률은 2011년에 122.7의 경쟁률을 보인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 

9급 공채 시험 경쟁률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경쟁률은 29.2 대 1로 1992년(19.3 대 1)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았다. 2016년(53.8 대 1) 이후 하향 곡선이 뚜렷하다.

5급 공채 공무원 경쟁률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1월 발표한 결과 2022년 5급 공채 공무원 경쟁률은 평균 38.4대 1이었다. 2021년의 경우 348명 선발에 1만 5066명이 지원, 4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5급 공채 후보자 경쟁률은 2017년 41.1대 1, 2018년 37.3대 1, 2019년 36.4대 1, 2020년 34.0대 1로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2021년 43.3 대 1로 경쟁률이 잠시 뛰었다가 올해 38.4대 1로 다시 하락했다.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런 낮은 선호도와 함께 최근 20~30대 공무원들의 퇴직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1년, 자발적으로 퇴직한 20~30대 규모는 2454명으로, 2017년 1559명에 비해 57%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퇴사한 40대와, 50대 이상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

공무원 직종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통계청이 매년 진행하는 조사에도 나타난다. 통계청의 사회 조사 중 ‘청년이 선호하는 직장’을 물었을 때 ‘국가기관’은 2009~2019년 줄곧 선호 직장 1위였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대기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가기관은 2위를 기록한 공기업에도 밀려 3위로 내려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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