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자신을 위로하는 벤투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자신을 위로하는 벤투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가나전에서 격분해 심판에게 항의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자신의 조국과의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벤투 감독은 규정에 따라 관중석에서 대표팀을 지휘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가나에 2-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시간이 다 끝나갈 무렵, 권경원의 슛이 가나 선수 맞고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내자 경기장 안으로 달려가 선수들과 함께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으면 다음 경기 때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할 수 없다. 경기장에 가기 전까지는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 경기 전날 진행되는 공식 훈련과 공식 기자회견 역시 벤투 감독이 나설 예정이다. 

과거에는 퇴장당한 감독이 휴대전화로 벤치의 코치와 소통하는 예도 있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럴 수 없다. 퇴장 당한 감독은 경기 당일 선수단과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더라도 경기장에서는 동선이 분리돼야 한다. 벤치뿐만 아니라 라커룸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브이아이피(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무전기와 휴대전화 사용은 공식적으로 금지된다.

지난 2009년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챔피언 결정 1차전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경기에서 성남 신태용 감독이 전반 초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무전기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
지난 2009년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챔피언 결정 1차전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경기에서 성남 신태용 감독이 전반 초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무전기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

이에 일부 축구 팬들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무전기 매직’을 떠올렸다.

당시 신 감독은 지난 2009년 프로축구 성남 감독을 맡아 인천과의 경기 중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이에 관중석에서 구단 직원들이 사용하는 무전기로 벤치에 있는 코치에게 작전 지시를 내려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0년 5월 ‘징계를 받아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지도자는 관중석에서 무전기를 사용해 팀을 지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FIFA는 “퇴장을 당한 코칭스태프는 다른 관중의 관전이나 경기의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되고 무선 통신 시스템의 사용도 금지된다”며 “출전정지는 앞으로 치러질 경기에 참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기와 관련된 모든 행위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도 역시 무선 통신 시스템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벤투 감독 역시 포르투갈전에서 무전기,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를 이용한 소통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대회 규정에 따라 가나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기자회견에 나온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벤투 감독이 퇴장당한 상황에 대해 "전혀 공평하지 않았고 우리는 동점골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우리가 코너킥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었지만 주심이 기회를 없앴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히 정당하게 할 수 있는 항의였음에도 주심이 그렇게 반응했다"며 "부적절한 발언은 없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의 징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퇴장 조치를 당하면 추가 징계가 추후 내려질 수도 있는데, 보통 항의하다 퇴장 당한 경우 1경기 정지가 일반적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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