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이번 설 연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베트남으로 그중에서도 해안도시 ‘다낭’(Đà Nẵng)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조사됐다.

비교적 짧은 거리의 비행시간(4시간30분)과 저렴한 물가, 입에 맞는 음식과 볼거리 등이 다양해 한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그러나 기자는 수 년 전 일가친척을 이끌고 간 다낭에서 '호텔 사기'를 당한 후, 다낭보다 더 좋은 베트남 관광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베트남 13개 도시를 다녀본 경험을 토대로 한국인이 방문하면 좋은 베트남 관광지들을 소개한다.

화려한 액티비티의 천국 '나트랑'
호핑투어 도중 한국인 두 명에게 물을 먹이며 장난을 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photo 김혜인 기자
호핑투어 도중 한국인 두 명에게 물을 먹이며 장난을 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photo 김혜인 기자
주말에 열리는 나짱 야시장의 풍경. photo 김혜인 기자
주말에 열리는 나짱 야시장의 풍경. photo 김혜인 기자

호찌민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나짱(Nha Trang). 한국인들에게는 나트랑으로 잘 알려진 해안도시다. 공항에서 40분간 달리면 나오는 번화가에는 긴 해안선을 따라 쇼핑센터와 호텔들이 늘어서 있다. 날씨 변덕이 심한 다낭보다 훨씬 기후가 온화해 해양 스포츠와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다낭이 한국인들의 관광지라면 나짱은 러시아인들의 휴가지다. 베트남의 웬만한 관광지들은 한국인들이 더 많은 편인데, 유독 나짱은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나 여행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알고 보니 러시아에서 나짱으로 오는 직항편이 많아 러시아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팬데믹 발발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러시아 전쟁까지 겹치면서 활발했던 도시는 몇 년새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베트남이 외국인에게 다시 문을 열면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화려했던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짱에서는 ‘호핑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한나절 신나게 놀고 점심까지 해결하는데 한화 2만 원이면 충분하다. 특히 외국인들과 어울리면서 호핑 투어를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나짱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에서 신청하면 다국적의 사람들과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기자는 3년 전 여동생과 함께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러시아인들 무리에서 유일한 한국인들로 호핑 투어를 즐긴 경험이 있다. 당시 원래 알던 일행인 양 친근하게 대해주고, 잘 챙겨주던 외국인들의 모습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만약 모르는 외국인이 친한 척을 하거나 엉겨붙는 게 싫다면, 여행사에서 예약할 때 한국인들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된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 '무이네'
1박에 5만원 선이면 묵을 수 있는 로투스 빌리지 리조트. photo 김혜인 기자 
1박에 5만원 선이면 묵을 수 있는 로투스 빌리지 리조트. photo 김혜인 기자 
지프투어로 방문한 요정의 샘. photo 김혜인 기자
지프투어로 방문한 요정의 샘. photo 김혜인 기자
지상낙원같은 무이네 시내 풍경. photo 김혜인 기자
지상낙원같은 무이네 시내 풍경. photo 김혜인 기자

천혜의 자연경관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베트남에서 무이네(Mũi Né) 만한 곳이 없다. 기자가 4년 넘게 베트남의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무이네를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꼽을 정도다.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호찌민에서 슬리핑 버스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무이네는 공항이 없는 게 유일한 단점이다. 호찌민 방문 일정이 있다면 2박 3일 코스로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짱은 대형 호텔들이 해변가에 자리잡고 있지만, 무이네에는 나지막한 리조트들이 프라이빗 비치를 끼고 운영되기 때문에 조용한 휴식에 최적화된 장소다. 심지어 저렴한 리조트도 많다. 바다가 코앞에 보이는 숙소에 1박 5만원 선이면 묵을 수 있다. 

무이네에 왔다면 지프 투어는 필수 코스다. 여행사나 리조트에서 4인승 지프 투어를 예약하면 붉은 사막과 요정의 샘, 수산시장 등 근처 자연 관광지들을 둘러볼 수 있다. 차의 상태나 인원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지만, 인당 $20달러, 흥정을 잘하면 차 한 대 빌리고 $60에 4명이 타는 경우도 있다. 오전과 오후 투어로 나뉘며 오전에는 일출을, 오후에는 일몰을 사막에서 맞이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해산물 거리에 내려 조개구이와 새우구이 등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남아에서 만나는 유럽 '달랏'
유럽풍의 달랏 시내.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풍의 달랏 시내.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딜가도 꽃을 찾아볼 수 있는 달랏.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딜가도 꽃을 찾아볼 수 있는 달랏.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사람들이 휴가지로 좋아하는 달랏(Đà Lạt). 꽃과 커피로 유명한 달랏은 CNN이 '아시아의 관광지'로 선정하기도 했다. 베트남 국내 관광객은 연간 80만 명 이상, 외국인 관광객은 약 8만 명 이상 찾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며 고산지대라 사계절 내내 선선한 기후를 자랑한다. 한국인들도 몇 년 전부터 자주 찾고 있는데, 직항편이 생기면서 호찌민에서 슬리핑 버스로 6시간씩 달려서 가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동남아를 상상했을 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넓게 펼쳐진 원두 농장과 사계절 내내 만발한 꽃들, 중앙에 자리를 잡은 드넓은 호수까지 흡사 유럽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앞서 말한 두 해안도시와는 다르게 차분하면서도 고요한 점이 매력이다. 프랑스풍의 건축물들도 많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총독부가 달랏에 빌라와 대로를 만들며 스위스풍 건축물들을 지었는데 그 매력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여행사에서 일일 투어도 할 수 있지만, 기자는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했을 때 택시 한 대를 빌려서 원하는 곳을 직접 가는 형태로 여행했다. 온종일 택시를 타고 돌아다녔는데도 5만 원이 넘지 않았다. 관광객들이 많은 나라인지라 웬만한 의사소통이 영어로 가능하기 때문에 자유여행도 어렵지 않다. ‘현지인들이 가는 카페’ ‘가장 유명한 원두 농장’ ‘인기 많은 관광지’ 등을 기사에게 물어서 그때그때 돌아다니며 남들이 가지 않은 곳을 방문하는 재미를 느낄 것을 추천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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